[尹 국빈방미 결산] 김건희 여사, 美순방서 단독 일정 소화 '퍼스트 레이디' 외교 두각
2023-04-30 20:03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미국 국빈 방문 일정을 소화한 김건희 여사는 퍼스트레이디 외교에 힘을 실었다.
김 여사는 5박7일간 워싱턴과 보스턴에 머무는 동안 10개 이상의 개인 일정을 소화했다. 일정 중에는 이번 순방 핵심 의제인 북한 인권, 투자 유치 등이 포함됐다.
또 김 여사가 미국 순방에 들고 간 핸드백이 하루 만에 품절되면서 김 여사 패션에도 이목이 집중됐다.
김 여사는 방미 첫날인 지난 24일 벨라 바자리아 넷플릭스 최고콘텐츠책임자(CCO)를 접견해 한국 콘텐츠 제작 및 한국 문화의 해외 홍보 활성화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서랜도스 넷플릭스 대표는 이날 윤 대통령과 만나 앞으로 4년간 한국 콘텐츠에 25억달러(약 3조3000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김 여사는 바자리아 CCO에게 넷플릭스의 K-콘텐츠 투자 발표를 환영한다면서 “넷플릭스 투자를 통해 잠재력이 큰 한국의 신인 배우와 신인 감독, 신인 작가가 더욱 많이 발굴될 수 있도록 계속 관심을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바자리아 CCO는 “한국적인 색채가 강한 콘텐츠일수록 더욱 큰 사랑을 받는다”면서 “예능 프로그램과 드라마를 통해 한국의 전통과 문화, 음식 등이 잘 전달되도록 하겠다”고 화답했다.
이날 대통령실 관계자는 현지 브리핑에서 넷플릭스의 한국 투자 계획을 설명하던 중 김 여사에게도 “진행 상황을 보고드렸다”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민주당에서는 김 여사의 역할론을 제기하며 비판하고 나섰다.
김민석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지난 27일 국회에서 열린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대통령 배우자의 적절한 활동이 어느 선인가에 대해 국민 공론에 부쳐 국민적 합의를 만들어가겠다”며 대통령배우자법을 발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이날 밤 KBS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 출연해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국정에 폭넓게 자주 관여하고 있다"며 이는 "법위반 소지가 있어 보인다"고 역설했다.
김 여사는 지난 25일 보훈요양원을 방문해 한국전쟁 참전용사를 만나고, 국립 어린이병원에서 개최된 후원행사에 참석했다. 이날 김 여사는 참전용사들에게 한국 정부가 정전 70주년을 맞아 특별 제작한 제복을 전달하기도 했다.
방미 사흘째인 지난 26일에는 주미 대한제국 공사관에서 열린 북한 인권 간담회에 참석했다. 김 여사는 이곳에서 2019년 북한에 17개월 억류 후 사망한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 어머니도 만났다. 김 여사는 “아드님의 소식은 저 뿐만 아니라 우리 국민 모두에게 큰 충격”이었다며 위로를 전했고, 웜비어 어머니는 “오늘 영부인님 말씀에 진정성이 느껴져 감동했으며 눈물이 났다”고 말했다.
김 여사는 이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배우자 질 바이든 여사와 국립미술관을 방문해 마크 로스코(Mark Rothko)의 작품을 함께 관람했다. 질 바이든 여사는 과거 마크 코스코 전시를 기획했던 김 여사를 배려해 이 같은 자리를 마련했다고 한다. 이날 전시 관람에서는 마크 로스코의 아들 크리스토퍼 로스코도 동행했다.
김 여사는 이날 저녁 바이든 대통령 부부가 주최한 국빈 만찬에 참석해 옆자리에 앉은 할리우드 배우 앤젤리나 졸리와 인권, 아동 입양, 동물권, 환경 보호, 한국과의 인연 등 다양한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미국 국빈 방문 나흘째인 지난 27일 오전에는 카말라 해리스 부통령의 배우자 더글러스 엠호프 부군과 환담을 나눴다. 김 여사는 “해리스 부통령은 모든 여성의 선망의 대상일 정도로 대단하신 분”이라고 말했다. 이에 엠호프 부군은 김 여사에게 “여성으로서 중요한 사회적 직책을 맡고 있는 것 자체가 많은 여성들에게 영감과 용기를 준다”고 화답했다.
이번 미국 순방에서 김 여사 패션이 다시 이슈가 되기도 했다. 김 여사가 순방길에 들고 간 국내 한 브랜드 핸드백이 하루 만에 품절됐고, 출국길에 입은 옷과 장신구 등도 모두 보도됐다.
이번에 품절된 핸드백은 출고가 37만 원 짜리 국내 패션 브랜드 ‘마르헨제이’의 헤이즐백이다. ‘마르헨제이’ 홈페이지에는 지난 26일 ‘헤이즐백’이 주문 폭주로 인해 품절됐다고 밝혔다.
앞서 김 여사는 지난달 일본을 방문했을 때도 이틀 내내 이 가방을 착용했는데, 방미길에 오르면서도 같은 가방을 든 모습이 포착됐다. 이에 이 가방에는 ‘김건희 순방백’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김 여사는 해외 순방 때마다 국내 브랜드 가방을 들었다. 지난해 6월 스페인을 방문할 때에는 아모레퍼시픽 미술관에서 판매한 에코백 ‘아카이브 와펜 에코백 세트’를, 올해 1월 아랍에미리트(UAE) 국빈 방문 때는 국내 업사이클 패션 브랜드 ‘할리케이’의 ‘비니 미니 토트백’을 들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