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증시] '중국 주식회사' 쓸어담는 中공모펀드
2023-04-27 15:05
'중국특색 가치체계' 강조에 '국유기업' 강세
시누크·차이나텔레콤 등 국유기업株 매집
시누크·차이나텔레콤 등 국유기업株 매집
올 들어 중국 본토 주식시장에서 중국 국유기업, 이른바 '중국 주식회사'가 인공지능(AI), 디지털경제와 함께 증시를 견인하는 주축으로 떠오른 모습이다.
지난해 11월, 이후이만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 주석이 '중국특색 가치체계' 언급하면서 국유기업이 내공을 키우고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말한 것이 발단이 됐다. 시장은 이를 중국 정부가 국유기업 체질을 한층 더 강화함으로써 장기적으로 자본시장에서 저평가된 국유기업의 평가가치를 끌어올리는 데 주력할 것이란 신호로 받아들였다.
실제로 중국 시장조사업체 윈드사에 따르면 4월 25일 기준 '중국 중앙국유기업 지수'는 올 들어서만 15.04% 상승했다. 중국특색 가치체계, 이른바 '중터구(中特估)' 테마주 지수도 올 들어서 27.76% 올랐다. 같은 기간 2%대 상승폭에 머물고 있는 중국증시 벤치마크 지수 CSI300(상하이·선전300지수)와 비교된다.
'중터구' 테마주도 마찬가지다. 중국 본토 주식형 액티브 펀드의 중터구 테마주 비중은 지난해말 1.18%에서 1분기말 4.19%까지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공모펀드가 가장 많이 매집한 국유기업 주식은 중국 3대 석유메이저 회사인 중국해양석유(시누크)다. 1분기에만 공모펀드들은 시누크 주식을 2억9700만주 추가 매집했다. 1분기말 기준, 공모펀드가 보유한 시누크 주식은 모두 14억8100만주로, 시장가치로 따지면 151억1700만 위안(약 3조원)어치에 달한다.
사실 그동안 상장 국유기업은 거대한 시가총액에 비해 정작 시장에서 저평가됐다. 중국 거시경제가 둔화하고, 국유기업의 시장화 수준이 낮은 데다가, 구경제와 신경제의 세대 교체가 이뤄지는 과정에서 대부분 전통산업에 속한 국유기업이 저평가된 것이다.
하지만 최근 미·중 디커플링(탈동조화) 위기, 우크라이나 사태, 코로나 등 중국 국내외 안팎에 불확실성이 가중된 가운데, 중국 공산당 지도부는 경제 사회 전반에 대한 통제를 더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국가 안전, 식량·에너지 안보, 사회 안정, 핵심기술 자립 등을 위해 국유기업의 역할을 한층 더 강화할 필요가 있는 만큼, 자본시장에서 국유기업 몸값은 오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