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국빈 방미] 넷플릭스 투자 유치에 K-콘텐츠 기업 기대감 최고조..."CJ·JTBC·KT·카카오·네이버 수혜"
2023-04-25 11:11
CJ ENM, JTBC, KT,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네이버웹툰 계열 콘텐츠 제작 확대 전망
K-콘텐츠 글로벌 유통 확대...제2의 '오징어게임' 발굴 기대감↑
K-콘텐츠 글로벌 유통 확대...제2의 '오징어게임' 발굴 기대감↑
25일 콘텐츠 업계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이번 25억 달러 투자 유치로 인해 CJ ENM, JTBC, KT,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네이버웹툰, 지상파 3사 계열 콘텐츠 제작사와 중견 콘텐츠 스튜디오들이 혜택을 볼 전망이다.
미국 연예 매체 버라이어티는 지난 13일(현지시간) "넷플릭스는 올해 K-콘텐츠에 7억5000만 달러(약 1조원)를 투자할 계획인데, 이는 지난해 한국 시장에서 벌어들인 수익(7억5000만 달러 추정)을 고스란히 재투자하는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넷플릭스가 한국을 전 세계 시장 공략을 위한 핵심 콘텐츠 공급 거점으로 보고 있다는 방증이다.
투자의 가장 큰 수혜는 현재 넷플릭스에 가장 많은 K-콘텐츠를 공급하는 CJ ENM 계열 스튜디오드래곤과 CJ ENM스튜디오스가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스튜디오드래곤은 '환혼', '슈룹' 등 자체 제작 콘텐츠를 tvN, 티빙 등 CJ 플랫폼뿐 아니라 넷플릭스에도 동시에 공급하는 전략을 취하며 K-콘텐츠를 전 세계에 알리고 있다. 이와 함께 '좋아하면 울리는', '스위트홈', '더 글로리'를 시작으로 올해 '셀러브리티', '도적: 칼의 소리' 등 넷플릭스만을 위한 독점(오리지널) 콘텐츠 공급을 예고하며 시장 기대감을 높였다.
지난해 10월 CJ 산하 8개 콘텐츠 제작사를 합병한 CJ ENM스튜디오스도 올해 '마스크걸'을 시작으로 넷플릭스 독점 콘텐츠 공급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JTBC&중앙그룹 계열 클라이맥스스튜디오와 SLL도 CJ 계열 콘텐츠 제작사 못지않은 혜택을 볼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2021년 JTBC가 완전 자회사로 편입한 클라이맥스스튜디오는 'D.P.', '지옥' 등 전 세계적으로 화제가 된 넷플릭스 콘텐츠를 만들었고 올해도 '정이'를 시작으로 'D.P. 시즌2', '발레리나' 등을 공개할 예정이다.
SLL은 2017년 국내 콘텐츠 제작사 가운데 최초로 넷플릭스와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JTBC에 제공하던 드라마·예능 등의 글로벌 유통을 시작했고, 지난해에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공동 제작한 '종이의집: 공동경제구역'을 넷플릭스에 제공하기도 했다.
KT 계열 KT스튜디오지니는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배급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로 콘텐츠 제작사로서 존재감을 확실히 알렸다. 지난해 '구필수는 없다', '사장님을 잠금해제' 등에 이어 올해는 '낮에 뜨는 달'을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공개하며 우영우의 뒤를 이을 킬러 콘텐츠 발굴에 나선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멀티 스튜디오 체제를 본격 가동하고 '사내맞선', '수리남' 등을 흥행시키며 K-콘텐츠의 글로벌 진출을 꾀하고 있다. 올해도 '경성크리처', '좀비버스' 등을 넷플릭스로 전 세계에 유통하며 글로벌 인지도 확대에 나선다.
네이버웹툰의 자회사인 스튜디오N은 웹툰 원작을 영상화해서 글로벌 시장에 유통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과거에는 국내 OTT 플랫폼으로 콘텐츠를 유통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스위트홈'의 성공 이후 '사냥개들'과 '이두나!'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하기로 했다. 현재 10개 내외의 웹툰 원작 콘텐츠를 제작 중인데, 이번 투자를 계기로 상당수가 넷플릭스에 흘러 들어갈 전망이다.
KBS, MBC, SBS 등 지상파 3사는 초기에는 넷플릭스 콘텐츠 공급에 부정적이었으나 현재는 드라마와 예능 공급을 점점 확대하고 있다. 특히 MBC의 경우 올해 초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피지컬:100'을 넷플릭스에 독점 공급하며 콘텐츠 유통 전략에 변화를 줄 것임을 시사했다.
하지만 서랜도스 CEO를 포함한 넷플릭스 중역들이 가장 기대하는 K-콘텐츠는 따로 있다. 중견 제작사 싸이런픽쳐스가 만드는 '오징어게임 시즌2'다. 내년 공개할 전망인 오징어게임 시즌2는 넷플릭스가 가입자 증가세 둔화를 뒤집을 유력한 콘텐츠로 보고 전사 차원에서 총력을 기울여 지원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아이엠티브이, 쇼박스, 팬엔터테인먼트 등도 넷플릭스 콘텐츠 공급을 확대하며 투자의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
콘텐츠 업계 관계자는 "넷플릭스 투자 확대는 글로벌 경기 침체 영향으로 침체된 국내 콘텐츠 업계 자금난을 해소할 수 있는 희망적인 소식"이라며 "글로벌 관객 타깃으로 다양한 장르와 소재 작품에 도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넷플릭스를 벤치마킹한 다른 글로벌 콘텐츠·플랫폼 기업의 투자가 잇따르면 한국이 세계 콘텐츠 시장의 허브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일각에선 이번 투자로 국내 콘텐츠 기업들의 넷플릭스 의존이 더 심화될 것이라는 문제를 제기한다. 일부 감독들은 넷플릭스를 포함한 OTT 업체들이 성공한 콘텐츠 수익을 창작자들과 공유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웨이브·티빙 등 국내 OTT 업체들이 넷플릭스에 대응하기 위해 독점 콘텐츠 확보에 더 큰 비용을 투입해야 함에 따라 수익성이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