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캘리스코 '타코벨' '사보텐', 최고 10% 가격 인상…실적 개선 '시동(?)'

2023-04-24 11:13

아워홈 관계사 캘리스코 실적 추이 [그래픽=김효곤 기자]

아워홈 관계사 캘리스코가 실적 개선을 위해 칼을 뽑았다. 타코벨, 사보텐 등 외식 브랜드 제품 가격을 일제히 인상한 것. 

캘리스코는 구지은 아워홈 부회장이 대표를 지낸 외식사업 법인이다. 당시 구 부회장은 고 구자학 아워홈 회장의 장자 승계원칙에 따라 외식사업에 집중해왔다. 보유 브랜드는 일식 ‘사보텐’과 ‘히바린’, 멕시칸 푸드 브랜드 ‘타코벨’, 카페 브랜드 ‘리퍼크’ 등이다.
 
24일 아주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캘리스코가 운영하는 타코벨은 지난 6일 주요 메뉴 가격을 약 7~10%까지 인상했다. 매장에서 주문할 때보다 배달 주문 가격이 더 비싸 배달 가격 부담이 상대적으로 더 늘어난 상황이다.
 
대표 메뉴인 수프림 타코(비프) 제품은 기존 3900원에서 4300원으로 약 10% 가격이 올랐다. 그릴 브리또(비프)는 6400원에서 6800원으로 6% 인상했다. 
 
타코벨의 경우 배달 시 메뉴 가격이 달라진다. 수프림 타코(비프)의 배달 가격은 5100원이며 그릴 브리또(비프)의 배달 가격은 7600원이다. 매장에서 제품을 사는 것보다 배달 가격이 약 12% 비싸다. 맥도날드는 비슷한 사안으로 논란이 된 후 별도 배달비 청구로 정책을 변경한 바 있다.
 
캘리스코 관계자는 "가격이 최근 인상된 것이 맞다"며 "배달 메뉴 가격이 더 비싼 이유에 대해서는 상세하게 설명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타코벨 가격인상 안내문이 붙은 모습 [사진=김승권 기자]

캘리스코의 다른 브랜드 사보텐도 지난해 하반기 슬쩍 가격을 올렸다. 주요 메뉴 가격이 5~10% 오른 것으로 파악됐다. 대표 메뉴 카츠 중에서는 카사네, 사보텐, 더블업, 오리지널로스, 나베 등이 각각 1000원씩 올랐고 모리소바와 키즈카츠는 900원씩 가격이 상승했다.
 
이처럼 캘리스코가 외식 브랜드 제품 가격을 연이어 올린 건 실적 개선이 절실해서다. 캘리스코는 2020년부터 적자로 전환했다. 2020년엔 106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고 2021년엔 50억원의 순손실이 발생했다. 지난해에는 흑자 전환했지만 영업이익이 8억원에 그쳤다.
 

타코벨 인천공항점 전경 [사진=타코벨 SNS 갈무리]

캘리스코는 작년 사모펀드의 투자를 받아 위기를 넘겼다. 캘리스코는 지난해 상반기 200만주의 신주를 주당 5000원에 발행해 외부투자금을 조달했다. 이로써 린드먼혁신성장사모투자합자회사(린드먼아시아)가 지분 50%를 보유한 최대 주주가 됐다. 구지은 부회장은 23%, 고 구자학 아워홈 회장의 차녀 구명진씨가 17.75%를 보유하고 있다.
 
회사 측은 매장 수를 늘리고 제품 가격을 인상하는 등 영업 정상화 방안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일부 브랜드의 딜리버리 매장 확대 계획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관계사 아워홈과의 식자재 공급 사업 확대 가능성도 제기된다. 캘리스코는 2019년 아워홈과 식자재 공급 갈등을 빚으며 사업에 타격을 입었다.
 
캘리스코 관계자는 "가격 인상에 대해선 유관 부서에 요청해서 확인 중"이라며 "배달 시 가격이 상이한 부분은 직영점 운영 정책이기 때문에 답변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