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국 우선' 美·EU 내달리는데…"영향 없다" 뒷짐 언제까지
2023-04-19 17:16
EU 집행위원회가 EU반도체법안을 제안한 지 1년이 지났는데도 우리 정부는 아직까지 실효성 있는 전략을 내놓지 않고 있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EU와 우리나라의 주력 생산품이 달라 큰 타격이 없을 것이라는 게 정부 입장이다.
EU 반도체 총력전에도...정부 "직접적 영향 없어"
EU도 반도체 총력전에 가세했다. 티에리 브르통 EU 내부시장 담당 집행위원은 18일(현지시간)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유럽의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조금 전 반도체법 3자 협의가 최종 타결됐다"고 전했다. 앞으로 이사회와 유럽의회 표결을 각각 거치면 반도체법은 정식 시행된다.
이번 반도체법은 2030년까지 EU의 세계 반도체 시장 점유율을 기존 9%에서 20%까지 늘리는 게 목표다. 이를 위해 430억 유로(약 62조원) 규모의 보조금과 투자를 통해 역내 반도체 산업을 육성할 방침이다.
미국에 이어 EU도 자국우선주의를 내세우면서 반도체 경쟁 총력전을 시작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국내 반도체 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며 안일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정부가 믿고 있는 건 EU와 우리나라의 강점이 다르다는 점이다. EU는 차량용 반도체 중심이지만, 우리나라는 메모리 반도체가 주력인 만큼 EU의 총력전에 큰 타격이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현재 반도체 시장을 보면 EU와 우리는 다른 측면이 있다"며 "유럽에서 (우리나라가 주력인) 메모리 반도체까지 생산기반을 갖추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심지어 정부는 EU 내 반도체 생산설비 확충이 국내 소부장 기업의 확대로 이어져 기회 요인이 병존한다고 낙관하는 태도를 보였다. 산업부 관계자는 "EU 내 최종 생산기지가 확대되면 이에 수반하는 소부장 기업들도 연계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EU가 목표로 내세운 '반도체 시장 점유율 20%'는 목표에 불과하다며 안일한 입장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단기적으로는 우리 기업들이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극히 낮다"며 "투자환경 개선 등을 통해 우리나라가 생산기지로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부가 EU 반도체법에 대응하기 위한 장기적인 대책 역시 미흡한 상황이다. 정부는 국내 기업과 산업에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른 국가와 협력한다는 원론적인 대안만 내놓은 상태다.
이번 반도체법은 2030년까지 EU의 세계 반도체 시장 점유율을 기존 9%에서 20%까지 늘리는 게 목표다. 이를 위해 430억 유로(약 62조원) 규모의 보조금과 투자를 통해 역내 반도체 산업을 육성할 방침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현재 반도체 시장을 보면 EU와 우리는 다른 측면이 있다"며 "유럽에서 (우리나라가 주력인) 메모리 반도체까지 생산기반을 갖추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심지어 정부는 EU 내 반도체 생산설비 확충이 국내 소부장 기업의 확대로 이어져 기회 요인이 병존한다고 낙관하는 태도를 보였다. 산업부 관계자는 "EU 내 최종 생산기지가 확대되면 이에 수반하는 소부장 기업들도 연계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EU 반도체법에 대응하기 위한 장기적인 대책 역시 미흡한 상황이다. 정부는 국내 기업과 산업에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른 국가와 협력한다는 원론적인 대안만 내놓은 상태다.
美 보조금, 현대차·기아 제외...日·獨도 빠져 괜찮다?
전기차에 차별적 보조금 지급 조항을 담은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부의 시도도 무위로 돌아갔다. 17일(현지시각) 미국 행정부가 발표한 전기차 보조금 지급 대상에 현대·기아자동차의 전기차 모델은 없었다.
정부는 보조금 지급 대상이 모두 미국 업체로, EU와 일본 업체도 제외됐다며 우리 기업이 현지 시장 경쟁에서 크게 불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부진에 빠진 반도체를 대신해 전기차가 주력 수출품으로 부상한 상황에서 안일한 시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높은 기술력과 상품성으로 세계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우리나라와 이제 막 전기차 모델을 내놓기 시작한 일본을 비교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미국이 IRA를 통해 전기차 생산기반을 흡수하면서 향후 북미에서 생산한 현대·기아 전기차를 역수입해 타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지난달 폭스바겐이 보조금 혜택을 위해 캐나다 배터리 공장 건설계획을 발표하면서 유럽의 주요 완성차 업체들도 유력한 투자처로 미국을 꼽고 있는 분위기다.
곽노성 동국대 교수는 "중국을 겨냥한 미국의 IRA는 출혈을 감수하더라도 생산기반을 자국에 두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기 때문에 통상외교로 힘을 쓸 수 있는 여지가 많지 않았을 것"이라며 "다만 미 반도체법 당시 중국 내 반도체 장비 반입을 1년 유예한 사례와 같이 우리 기업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외교적인 노력을 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보조금 지급 대상이 모두 미국 업체로, EU와 일본 업체도 제외됐다며 우리 기업이 현지 시장 경쟁에서 크게 불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부진에 빠진 반도체를 대신해 전기차가 주력 수출품으로 부상한 상황에서 안일한 시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높은 기술력과 상품성으로 세계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우리나라와 이제 막 전기차 모델을 내놓기 시작한 일본을 비교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미국이 IRA를 통해 전기차 생산기반을 흡수하면서 향후 북미에서 생산한 현대·기아 전기차를 역수입해 타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지난달 폭스바겐이 보조금 혜택을 위해 캐나다 배터리 공장 건설계획을 발표하면서 유럽의 주요 완성차 업체들도 유력한 투자처로 미국을 꼽고 있는 분위기다.
곽노성 동국대 교수는 "중국을 겨냥한 미국의 IRA는 출혈을 감수하더라도 생산기반을 자국에 두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기 때문에 통상외교로 힘을 쓸 수 있는 여지가 많지 않았을 것"이라며 "다만 미 반도체법 당시 중국 내 반도체 장비 반입을 1년 유예한 사례와 같이 우리 기업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외교적인 노력을 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