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세월호 유가족 9년째 같은 외침 반복... 부끄럽고 미안하다

2023-04-17 05:00
4·16생명안전공원, 하루빨리 착공되도록 노력할 것
세월호 참사 9주기 추도사... 304명의 희생자 영원히 기억하겠습니다

김동연 지사가 워싱턴에서 도쿄로 가는 비행기 타기 전 공항에서 세월호 참사 9주기를 맞아 침통한 표정으로 노란 리본을 달고 있다. [사진=김동연 지사 트윗 캡처]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해외 출장 중 세월호 참사 9주기를 맞아 '4·16 생명안전공원’이 하루빨리 착공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지난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과 생존희생자, 그리고 상흔을 안고 살아가는 모든 국민께 마음 깊이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출국 전날 ‘세월호 기억교실’을 다녀왔다고 하고, 기댈 곳 없다는 유가족의 말씀에 마음이 아팠습니다. 목숨처럼 아끼는 이를 잃은 단장(斷腸)의 고통이 얼마나 아픈지 감히 상상이나 되겠습니까"라고 안타까워했다.

이어 "사회적 비극을 대하는 태도에서 그 사회의 품격이 드러납니다. 경기도는 304명의 희생을, 그리고 생존자들의 아픔을 기억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안전과 인권을 우선하는 지방정부가 되겠다"며 "친구들을 가슴에 묻고 청년이 된 어느 생존 학생의 다짐을 기억하며 '우리 함께 앞으로 나아가자'는 마음을 전해본다"고 전했다.
 

세월호 생존학생 유가영 씨가 쓴 '바람이 되어 살아낼게'란 책 표지 모습 [사진=김동연 지사 페북 캡처]

김 지사는 "존경하는 안산시민 여러분, 경기도민 여러분, 그리고 국민 여러분! 참사를 대하는 태도에서 그 사회의 품격이 드러난다"며 "정권이 바뀌어도 ‘안전’과 ‘인권’의 가치가 달라질 순 없습니다. 경기도는 유가족과 생존희생자, 그리고 세월호를 기억하는 수많은 시민과 뜻을 같이하겠습니다. ‘4·16 생명안전공원’이 차질 없이 준공될 수 있도록, 道가 할 수 있는 모든 방안을 찾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미국 뉴욕의 ‘9.11 메모리얼 파크’처럼, 인간애를 간직한 사람이면 누구나 찾아와, 애도와 위로를 표하고 공감과 연대의 정신을 나누도록 하겠다"며 "존경하는 유가족과 생존희생자 여러분! 정확한 진상규명과 책임소재 가리기야말로 참사의 상흔으로 아파하는 모든 이를 치유하는 첫걸음"이라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거기서 첫발을 떼야 대한민국이 참사의 트라우마에서 건강하게 벗어나, ‘안전 사회’로 거듭날 수 있다고 믿는다"며 "여러분 앞에 또 한 번 약속드립니다. 경기도는 ‘안전’과 ‘인권’에 누구보다 민감한 정부가 될 것입니다. 우리 아이들이 환하게 웃는 얼굴로 안식을 찾을 수 있게 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지사는 끝으로 "안산시와 긴밀히 협조하며, 참사 관련 모든 추모사업이 약속대로 이행될 수 있도록 꼼꼼히 챙기겠다"며 "경기도는 그날의 참사와 아픔을 잊지 않을 것입니다. 304명의 희생자를 영원히 기억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희생자분들의 명복을 빈다"고 애도를 표했다.
 

김동연 지사가 미국으로 출발하기 전날 ‘세월호 기억교실’에서 기댈 곳 없다는 유가족의 말에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김동연 지사 트윗 캡처]

◆ 김동연 지사, 세월호 참사 9주기 추도사 전문
오늘은 세월호 참사 이후 아홉 번째 맞는 4·16, ‘그날’입니다.

공직자의 한 사람으로서 희생자분들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과 생존희생자, 그리고 상흔을 안고 살아가는 모든 국민께
마음 깊이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4·16 참사 이후, 대한민국 국민은 누구 하나
세월호의 상흔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습니다.

그 참사를 기억하는 우리의 감정을 단 하나 꼽자면,
그것은 단연코 ‘부끄러움’일 것입니다.

304명의 무고한 희생을 막지 못해 부끄럽고,
유가족들께서 9년째 같은 외침을 반복하게 만드는 현실도 부끄럽습니다.

얼마 전 ‘세월호 기억교실’을 다녀왔습니다.
“기댈 곳 없다”는 유가족의 말씀에 마음이 많이 아팠습니다.
목숨처럼 아끼는 이를 잃은 단장(斷腸)의 고통이 어떤 건지,
겪어보지 않으면 모릅니다.

존경하는 안산시민 여러분, 경기도민 여러분, 그리고 국민여러분!

참사를 대하는 태도에서 그 사회의 품격이 드러납니다.
정권이 바뀌어도 ‘안전’과 ‘인권’의 가치가 달라질 순 없습니다.

경기도는 유가족과 생존희생자,
그리고 세월호를 기억하는 수많은 시민과 뜻을 같이하겠습니다.
‘4·16생명안전공원’이 차질 없이 준공될 수 있도록,
道가 할 수 있는 모든 방안을 찾겠습니다.

미국 뉴욕의 ‘9.11 메모리얼 파크’처럼,
인간애를 간직한 사람이면 누구나 찾아와,
애도와 위로를 표하고 공감과 연대의 정신을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존경하는 유가족과 생존희생자 여러분!

정확한 진상규명과 책임소재 가리기야말로
참사의 상흔으로 아파하는 모든 이를 치유하는 첫걸음입니다.

거기서 첫발을 떼야 대한민국이 참사의 트라우마에서 건강하게 벗어나,
‘안전 사회’로 거듭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여러분 앞에 또 한 번 약속드립니다.
경기도는 ‘안전’과 ‘인권’에 누구보다 민감한 정부가 될 것입니다.
우리 아이들이 환하게 웃는 얼굴로 안식을 찾을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안산시와 긴밀히 협조하며,
참사 관련 모든 추모사업이
약속대로 이행될 수 있도록 꼼꼼히 챙기겠습니다.

경기도는 그날의 참사와 아픔을 잊지 않을 것입니다.
304명의 희생자를 영원히 기억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희생자분들의 명복을 빕니다.
 
2023년 4월 16일
 
경기도지사 김 동 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