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미끼' 장근석 "모두의 예상대로 가고 싶지 않았어요"
2023-04-17 00:00
"군 복무 후 '아, 나는 한 번도 쉬어 본 적이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동안 하고 싶었던 일들을 하나씩 하다 보니 5년이라는 시간이 흐르게 됐어요. 차기작으로 '미끼'를 고른 건 의구심이 들어서였어요. 오랜만에 복귀하는 거니까 모두가 예상했던 '가이드 라인'으로 가는 게 맞는 걸까? 새로운 길을 찾아야겠다고 생각했죠."
아역 배우로 데뷔한 장근석은 1997년 HBS 가족 시트콤 '행복도 팝니다' 이후 꾸준히 작품활동을 해왔다. '누룽지 선생님과 감자 일곱개'(1999) '요정 컴미'(2000) '여인 천하'(2001) '대망'(2002) '논스톱4'(2003) '프라하의 연인'(2005) '황진이'(2007) '미남이시네요'(2009) '매리는 외박중'(2010) '예쁜남자'(2013) '대박'(2016) '스위치'(2018). 그의 필모그래피를 다 나열하자면 두 손을 다 꼽아도 모자랄 지경이다.
'아시아 프린스'로 불리며 국내는 물론 중국·일본을 휘어잡던 그는 2018년 입대 후 긴 공백기를 가졌다. 5년 동안 충분한 휴식과 함께 재정비의 시간을 가지며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준비했다.
"'미끼'는 제게 새로운 길이었어요. 복귀작을 고를 때 가이드라인이 없는 방향으로 가자는 게 목표였는데 장르적으로나, 캐릭터적으로나 딱 맞았죠. 처음 시나리오 받고 오히려 의아해했던 건 저였어요. '이걸, 왜 내게?' 하지만 감독님은 확고하셨어요. '난 그냥 너랑 찍고 싶다'고 하시더라고요. 의심할 필요가 없었죠. 바로 승낙했어요. 운명적이라고 봐요. 이 작품에 임하면서 왜 내가 이 직업에 빠져있고 앞으로도 하고 싶은지 이유를 얻을 수 있었어요."
쿠팡플레이 오리지널 '미끼'(극본 김진욱·연출 김홍선)는 사상 최악의 사기 범죄를 저지르고 죽음 뒤로 숨어버린 '그놈'을 추적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지난 7일 공개된 파트2에서는 수면 위로 떠오른 '그놈'과 그를 쫓는 사람들, 서로 속고 속이는 이들 간 숨겨진 진실이 드러나 눈길을 끌고 있다.
장근석은 극 중 죽음 뒤로 숨어버린 지독한 사기꾼 '노상천'(허성태 분)과 그를 둘러싼 연쇄살인 사건을 쫓는 형사 '구도한' 역을 맡았다. 그동안 장근석이 연기한 캐릭터들과는 결이 다른 거칠고 메마른 성질을 가진 인물이다.
"작품에 관해 '만족'이라고 부르는 건 어울리지 않을 거 같아요. 다만 '깨부수고 싶다'라는 열망으로는 좋은 망치질이었다고 봐요. 이 작품을 통해 또 다른 저의 모습을 계속 찾아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공백기 동안 장근석은 연기 레슨을 받는 등 스스로를 정비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동안 맡아보지 않았던 새로운 역할을 연기해보고 싶다'라는 열망에만 그치는 게 아니라 제 안에 있는 낯선 모습을 꺼내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온 셈이다.
"거창한 건 아니었어요. 기본기부터 다져 넣으려고 한 거죠. 3개월 정도 연기 레슨을 받으면서 작게는 호흡법, 크게는 제 안에 숨어있는 감정을 꺼내 올리는 시도를 한 거죠. 큰 도움을 받았어요. 앞으로 시간이 된다면 계속해서 해보려고요. 고민도 많고 힘들 때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는 6개월 동안 참 행복했거든요."
'구도한'은 그동안 장근석이 연기해왔던 캐릭터들과 달랐다. 메마르다 못해 버석한 느낌이 드는 캐릭터로 그의 자유분방함을 모두 지우고 모노톤에 가까운 색으로 채워 넣어야 했다.
"촬영하는 동안은 4시간 이상 자본 적이 없어요. 여러 이유가 있었는데 일단은 '구도한'이 숙면을 취해서 깨끗한 얼굴로 활보하고 다닌다는 게 이상하잖아요? 피부 표현이나 디아이(DI 색 보정)도 더 거칠게 해달라고 했죠. 오로지 사건에만 집중하는 인물이니까요. 사실 그 외에도 작품이나 캐릭터에 너무 몰두하니까 깊이 자지도 못했어요."
장근석은 드라마 '미끼'를 통해 그동안의 노력을 증명해내고 싶다고 말했다. 기존에 쌓아 올린 탑을 무너트리고 처음부터 하나씩 차근차근 다시 쌓아 올린 '노력'이었다. 노력의 결과는 눈부셨다. 대중들도 작품과 배우 장근석에게 호평을 아끼지 않았다.
"스스로를 평가한다는 건 어려운 일 같아요. 다만 스스로 씩씩하게 망치질을 잘 해냈다고 생각하는 거죠. '미끼'를 맡기 전과 후는 배우 장근석에게도 큰 차이가 있어요. (작품) 선택의 폭도 넓어졌으니까요. '아, 나의 보물이 되어주었구나' '무기가 되어주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이러한 변화를 체감하는 걸 보니 '최악은 아니었구나' 싶은 거죠. 하하하."
'미끼'는 장근석에게 새로운 영역을 열어주었다. 그는 로맨스 장르에서 걸음을 옮겨 누아르까지 접근하게 됐다. 장근석의 새 무대였다.
"꽃미남, 아시아 프린스 같은 수식어를 싫어하거나 탈피하려고 애쓰는 건 아니에요. 젊은 시절 저의 모습을 부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건 아니니까요. '미끼'로 망치질을 시도해본 시점에서는 더욱 그렇죠. 과거 모습을 버리거나 탈피하기 위해 애쓰기보다는 더욱 자유롭게 장르나 캐릭터에 구애받지 않고 시도할 수 있게 된 거예요. 서서히 저의 모습들을 바꿔나가고 싶어요."
장근석을 변화시킨 '미끼'는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그에게 차기작 역시 '미끼'를 뛰어넘는 파격적 선택인지 묻자, 그는 "급하게 선택하지 않을 것"이라며 여유로운 태도로 일관했다.
"'이건 내 것이야'라고 생각하는 작품을 하게 되어 있어요. 5년 동안 배운 게 있다면 급하게 채찍질하지 말아야 한다는 점이에요. 이 작품을 끝냈으니 이 작품과는 다른 걸 찍어야 해, 빨리 다시 도전해야 해 하는 생각을 버리기로 했어요. 일단 '미끼' 파트2를 완전하게 마무리하는 게 우선이에요. '미끼'를 떠나보내고 준비가 될 때 선택할 생각입니다."
아역 배우로 데뷔한 장근석은 1997년 HBS 가족 시트콤 '행복도 팝니다' 이후 꾸준히 작품활동을 해왔다. '누룽지 선생님과 감자 일곱개'(1999) '요정 컴미'(2000) '여인 천하'(2001) '대망'(2002) '논스톱4'(2003) '프라하의 연인'(2005) '황진이'(2007) '미남이시네요'(2009) '매리는 외박중'(2010) '예쁜남자'(2013) '대박'(2016) '스위치'(2018). 그의 필모그래피를 다 나열하자면 두 손을 다 꼽아도 모자랄 지경이다.
'아시아 프린스'로 불리며 국내는 물론 중국·일본을 휘어잡던 그는 2018년 입대 후 긴 공백기를 가졌다. 5년 동안 충분한 휴식과 함께 재정비의 시간을 가지며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준비했다.
"'미끼'는 제게 새로운 길이었어요. 복귀작을 고를 때 가이드라인이 없는 방향으로 가자는 게 목표였는데 장르적으로나, 캐릭터적으로나 딱 맞았죠. 처음 시나리오 받고 오히려 의아해했던 건 저였어요. '이걸, 왜 내게?' 하지만 감독님은 확고하셨어요. '난 그냥 너랑 찍고 싶다'고 하시더라고요. 의심할 필요가 없었죠. 바로 승낙했어요. 운명적이라고 봐요. 이 작품에 임하면서 왜 내가 이 직업에 빠져있고 앞으로도 하고 싶은지 이유를 얻을 수 있었어요."
장근석은 극 중 죽음 뒤로 숨어버린 지독한 사기꾼 '노상천'(허성태 분)과 그를 둘러싼 연쇄살인 사건을 쫓는 형사 '구도한' 역을 맡았다. 그동안 장근석이 연기한 캐릭터들과는 결이 다른 거칠고 메마른 성질을 가진 인물이다.
"작품에 관해 '만족'이라고 부르는 건 어울리지 않을 거 같아요. 다만 '깨부수고 싶다'라는 열망으로는 좋은 망치질이었다고 봐요. 이 작품을 통해 또 다른 저의 모습을 계속 찾아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공백기 동안 장근석은 연기 레슨을 받는 등 스스로를 정비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동안 맡아보지 않았던 새로운 역할을 연기해보고 싶다'라는 열망에만 그치는 게 아니라 제 안에 있는 낯선 모습을 꺼내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온 셈이다.
"거창한 건 아니었어요. 기본기부터 다져 넣으려고 한 거죠. 3개월 정도 연기 레슨을 받으면서 작게는 호흡법, 크게는 제 안에 숨어있는 감정을 꺼내 올리는 시도를 한 거죠. 큰 도움을 받았어요. 앞으로 시간이 된다면 계속해서 해보려고요. 고민도 많고 힘들 때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는 6개월 동안 참 행복했거든요."
"촬영하는 동안은 4시간 이상 자본 적이 없어요. 여러 이유가 있었는데 일단은 '구도한'이 숙면을 취해서 깨끗한 얼굴로 활보하고 다닌다는 게 이상하잖아요? 피부 표현이나 디아이(DI 색 보정)도 더 거칠게 해달라고 했죠. 오로지 사건에만 집중하는 인물이니까요. 사실 그 외에도 작품이나 캐릭터에 너무 몰두하니까 깊이 자지도 못했어요."
장근석은 드라마 '미끼'를 통해 그동안의 노력을 증명해내고 싶다고 말했다. 기존에 쌓아 올린 탑을 무너트리고 처음부터 하나씩 차근차근 다시 쌓아 올린 '노력'이었다. 노력의 결과는 눈부셨다. 대중들도 작품과 배우 장근석에게 호평을 아끼지 않았다.
"스스로를 평가한다는 건 어려운 일 같아요. 다만 스스로 씩씩하게 망치질을 잘 해냈다고 생각하는 거죠. '미끼'를 맡기 전과 후는 배우 장근석에게도 큰 차이가 있어요. (작품) 선택의 폭도 넓어졌으니까요. '아, 나의 보물이 되어주었구나' '무기가 되어주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이러한 변화를 체감하는 걸 보니 '최악은 아니었구나' 싶은 거죠. 하하하."
'미끼'는 장근석에게 새로운 영역을 열어주었다. 그는 로맨스 장르에서 걸음을 옮겨 누아르까지 접근하게 됐다. 장근석의 새 무대였다.
"꽃미남, 아시아 프린스 같은 수식어를 싫어하거나 탈피하려고 애쓰는 건 아니에요. 젊은 시절 저의 모습을 부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건 아니니까요. '미끼'로 망치질을 시도해본 시점에서는 더욱 그렇죠. 과거 모습을 버리거나 탈피하기 위해 애쓰기보다는 더욱 자유롭게 장르나 캐릭터에 구애받지 않고 시도할 수 있게 된 거예요. 서서히 저의 모습들을 바꿔나가고 싶어요."
"'이건 내 것이야'라고 생각하는 작품을 하게 되어 있어요. 5년 동안 배운 게 있다면 급하게 채찍질하지 말아야 한다는 점이에요. 이 작품을 끝냈으니 이 작품과는 다른 걸 찍어야 해, 빨리 다시 도전해야 해 하는 생각을 버리기로 했어요. 일단 '미끼' 파트2를 완전하게 마무리하는 게 우선이에요. '미끼'를 떠나보내고 준비가 될 때 선택할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