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 생일' 北 경비정 NLL 침범...한반도 평화 '적신호'

2023-04-16 16:52
中 어선과 충돌해 일부 해군 부상자 발생...군 병원 후송
김일성 111회 생일 전후 ICBM 등 발사...김정은 '태양절' 불참 정황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연합뉴스]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이후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하면서 한반도 평화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 북한은 군 통신선 등 남측과의 연락채널을 단절한 뒤 김일성 주석의 111회 생일 태양절(15일)을 전후로 고강도 도발을 재개하는 모양새다.
 
16일 군에 따르면 전날 오전 북한 경비정 1척이 서북 도서 인근 NLL을 침범했다. 이 경비정은 먼저 NLL을 침범한 중국 어선의 뒤를 따라온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해군 참수리급 고속정이 접근해서 북한 경비정을 향해 경고 방송과 경고 통신을 시도했고, 북한 경비정이 반응하지 않아 기관포로 경고사격 10발을 가했다. 이에 경비정은 NLL 이북으로 돌아갔다.
 
북한 경비정은 돌아갔지만, 이 과정에서 해군 고속정이 중국 어선과 충돌하면서 우리 해군에서 타박상 등 상처를 입은 인원이 일부 발생해 군 병원으로 후송됐다.
 
이번 북한의 NLL 침범은 지난 7일부터 남북공동연락사무소와 서·동해 군 통신선을 통한 정기 통화에 응답하지 않은 지 8일 만에 발생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 13일 ICBM을 발사하며 도발 수위를 끌어올렸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지난달 27일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이후 17일 만으로, 올해 들어 9번째다.   

북한의 NLL 침범이 북한 최대 명절이자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태양절에 이뤄졌다는 점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다만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매체에 따르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이번 태양절 행사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은 자신들의 어장과 어선보호를 명분으로 NLL 무력화 재점화 가능성이 농후해 보인다"며 "과거 경험적 사례로 비춰 남북 대립 대결 상황에서 북한의 NLL 무력화와 우리 군의 강력한 맞대응이 한반도의 긴장 고조로 귀결됐다"고 설명했다.
 
양 교수는 "긴장 고조 상태에서 최일선의 남북한 군인들은 계속되는 피로누적으로 안전사고 또는 우발적 무력 충돌이 국지전으로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우발적 충돌과 확전 방지, 재발방지의 중요한 역할을 하는 남북군통신선의 조속한 정상화가 시급한 과제임을 보여준다"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