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의 野] '전대 돈봉투' 의혹에 촉각...'조사단' 꾸려 진상규명
2023-04-16 16:44
與 '이정근 게이트' 공세에 여론 불리하다 판단한 듯
'이재명-송영길' 관계에...비명계 "공공연한 사실"
'이재명-송영길' 관계에...비명계 "공공연한 사실"
더불어민주당이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새롭게 등장한 의혹을 향한 검찰발 사법리스크가 당 전반으로 확산하면서 내년 총선을 앞두고 '대형 악재'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도부는 이번주 내 조사단을 꾸려 자체 진상규명에 나설 방침이다.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해당 의혹이 처음 불거졌을 때만 해도 민주당은 검찰 수사가 "여권의 국면 전환용 성격이 짙다"며 목소리를 높였지만 최근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강선우 민주당 대변인은 전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내부 논의를 마친 뒤 다음주쯤 당내 기구를 통해 '돈봉투' 의혹에 대한 진상 규명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 관계자도 이날 아주경제와의 통화에서 "중대 사안인 만큼 내부적으로 진실을 밝히자는 것이 지도부 생각일 것"이라며 "정확히는 내일 오후 지도부가 논의하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검찰의 수사가 '야당 탄압'이라는 대여(對與) 비판은 이어가되, 자체 조사를 통해 '부패 정당'으로 낙인찍으려는 여권발 프레임 공세를 최대한 차단하려는 포석으로 읽힌다.
계파색이 옅은 재선 의원은 "수사 상황을 봐야겠지만 지금까지 정황을 보면 도덕적으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어 보인다"며 "지도부가 선제적으로 빠르게 자체조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의혹으로 내부 계파 갈등이 재점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당시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로 선출된 송영길 전 대표는 줄곧 당내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밀월 관계'가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온 바 있다.
전국 대의원 및 권리당원 투표, 일반국민과 일반당원 여론조사 등으로 진행된 당시 전당대회에서 송 후보는 합계 결과 35.6%로 승리했다. 뒤를 이어 홍 후보 35.01%, 우 후보 29.38%를 기록했다. 당시 전당대회가 계파 간 대립 속에 치열하게 흘렀음을 알 수 있다.
'송영길 체제'에서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가 대통령 후보로 선출됐다. 대선 패배 이후 송 전 대표가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했고, 송 전 대표가 5선에 성공했던 '인천 계양을'은 이 대표의 지역구가 됐다. 비명(비이재명)계를 중심으로 지난 대선 경선 때 송 전 대표가 사실상 이 대표를 지원한다며 '이심송심'(李心宋心) 논란이 제기된 이유기도 하다.
한 비명계 중진 의원은 "송 전 대표가 친명(친이재명)계의 도움을 받은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라며 "송 전 대표 본인이 먼저 수사받겠다고 하는 그림이 좋다. 소극적이고 방어적으로 이 상황을 바라보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현재 송 전 대표는 연구 등을 목적으로 프랑스에 체류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