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K-물산업 수출 첨병' 대구 국가물산업클러스터 가보니

2023-04-16 12:00
국내 대표 물기업 108곳 입주 마쳐
삼성·롯데 손잡고 해외 시장 개척

12일 대구 달성군 국가물산업클러스터 물융합연구센터에서 연구원이 수질 분석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매출액 성장률 41.4%·수출액 성장률 16.5%

한국환경공단이 운영하는 국가물산업클러스터(물클) 입주 물기업들이 2021년 받아 든 성적표다. 전년과 비교해 매출액과 수출액 모두 두 자릿수 성장을 달성했다.

이승주 물클 물산업전략처장은 지난 12일 취재진에게 "수요 맞춤형 기업 지원 덕에 코로나19 시대 글로벌 경기 하락에도 입주 기업들이 꾸준한 성장세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맞춤형 기업 지원…'K-물산업 메카' 자리매김 

이 뿐만이 아니다. 물클 입주기업 16곳이 우수 물기업을 발굴하고 강소 물기업을 육성하는 '환경부 혁신형 물기업'으로 지정됐다. 7곳은 '환경부 그린뉴딜 유망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그린뉴딜 유망기업은 녹색산업을 선도하는 기업에 3년간 총 30억원씩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성과가 잇따르면서 국내 유망 물기업이 대구 달성군 국가산업단지에 있는 물클로 몰려들었다. 2019년 9월 문을 연 물클에는 올해 3월 기준 물기업 108곳이 둥지를 틀었다

입주율 목표를 크게 초과한 수치다. 이 처장은 "임대시설 141개실 중 현재 133개실 임대가 완료됐다"며 "애초 2025년 입주율 100%가 목표였는데 벌써 94%를 달성했다"고 말했다.
 

대구 달성군 국가물산업클러스터 내 PPI파이프 제품 홍보관 [사진=공동취재단]


국내 플라스틱파이프 대표 업체로 꼽히는 PPI파이프도 2021년 물클에 제3공장을 세웠다. PPI파이프 본사는 경기 화성시에 있다. PPI 관계자는 "물산업 관련 시설이 집약돼 있어 물클 입주를 결정했다"고 했다.

실제 물클에는 물산업 실증화시설이 대거 들어서 있다. 환경공단은 실증플랜트와 수요자설계규역, 종합관망시험시설 등을 갖추고 기술력을 갖춘 물기업에 실증 규모 테스트베드를 제공 중이다.

여기에 물클 바로 옆에 한국물기술인증원을 두고, 물클 입주기업이 개발한 기술의 인·검증을 신속히 지원하고 있다. 
 
베트남 이어 캄보디아···해외 진출 속도

최근 물클이 공을 들이는 분야는 해외 진출이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한국물산업협의회(KWCC) 등과 손을 잡고 물기업 해외 시장 개척을 돕고, 국내외 전시회·콘퍼런스 등에 공동 참가해 우리 물기업 홍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미드니·문창·신정기공·썬텍엔지니어링·일천산업 등 물클 입주기업 10여곳이 공동 제작한 '통합형 정수처리장치'는 KWCC 해외시범사업을 통해 베트남에 수출되는 성과를 올렸다. 베트남 남부 메콩강 삼각주에 위치한 빈롱성을 시작으로 벤째성, 안장성에 잇달아 설치됐다.

최근엔 캄보디아 정부와 수출을 논의 중이다. 공적개발원조(ODA)인 베트남과 달리 캄보디아 수출은 유지·보수비 등 비용을 받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12일 대구 달성군 국가물산업클러스터 내 미드니 사업장에 전시된 '통합형 정수처리장치'. 이 장치는 물클 입주기업 10여곳이 공동 제작해 해외로 수출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잇단 수출은 물클에 모인 K-물기업의 경쟁력 덕에 가능했다. 정수처리 전문기업인 미드니 관계자는 "동남아는 우기가 있어서 이에 맞게끔 탁도를 조절하는 등 맞춤형 정수시설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기업도 힘을 보태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물클 입주기업 64곳을 해외 사업 협력업체(벤더)로 등록해 판로를 지원 중이다. 물클 글로벌비즈니스센터 2층에 별도 사무실도 운영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한 유럽 시장 진출을 추진 중이다.

환경공단 관계자는 "다른 여러 대기업에서도 물클 입주기업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면서 "동반성장 확대를 위해 해당 기업들과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12일 대구 달성군 국가물산업클러스터 내부 모습 [사진=조현미 기자 hmcho@aju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