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의 시대] 이커머스 기업들도 명품 라인업 강화…백화점과 '진검승부'
2023-04-19 06:00
쇼핑 소비 양극화 현상…'승자독식' 경쟁 속 시장 재편 방향 관심
이커머스 기업들이 2조원대 명품시장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엔데믹으로 비대면 소비 특수가 사실상 소멸된 가운데 명품·뷰티 카테고리를 일제히 강화하고 있어서다.
물량 공세로 인한 ‘승자 독식 현상’이 뚜렷한 이커머스 업계에서 명품시장 재편 방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커머스 기업으로서는 ‘박리다매’인 식품류·생필품보다 명품·뷰티 카테고리는 단가가 높아 매출과 수익을 올리기 용이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에 전통적인 오프라인 유통 기업들도 자체 온라인몰을 통해 버티컬 서비스(전문관)을 강화하며 대응에 나서고 있다.
특히 명품 브랜드 샤넬이 신세계그룹 SSG닷컴에 입점한 것은 달라진 이커머스업계 위상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샤넬이 뷰티·화장품 제품을 제외하고 이커머스 플랬폼에서 하이엔드 명품 시계 라인을 판매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물품 수령은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서만 할 수 있게 했다.
◆이커머스 기업들 대대적 공세···오프라인 유통기업들도 수성 나서
18일 이커머스업계에 따르면 11번가는 최근 명품 전문 버티컬 서비스 ‘우아럭스(OOAh luxe)’를 선보였다. 우아럭스는 ‘11번가 서비스 내 별도 명품 전문관으로 럭셔리 부티크 형태로 만들었다. 하이엔드 브랜드부터 컨템포러리 브랜드까지 총 1000여 개 브랜드 상품을 판매 중이다.
티몬은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에 위치한 본사 1층 카페 ‘TWUC(툭)'에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티몬은 해외직구 전문 업체 ‘이태리온’과 협업해 구찌, 버버리, 프라이탁 등 명품 브랜드 상품 29종을 선보인다. 모든 상품은 이탈리아 정식 매장에서 직배송하는 정품이다. TWUC는 ‘TMON WITH YOU CAFE’ 약자로, 이커머스 최초의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사업장’이다.
신세계그룹 이커머스 자회사인 SSG닷컴과 G마켓을 필두로 올해 주요 청사진 중 하나를 패션·뷰티 카테고리 확장과 육성으로 잡았다. 이를 위해 최근 명품 플랫폼 캐치패션과 손잡고 공식 스토어를 개설했다. 캐치패션은 글로벌 파트너사와 정식 제휴한 플랫폼으로 글로벌 파트너사들이 제공하는 1만5000여 개 명품 브랜드 상품 약 15만종을 SSG닷컴을 통해 판매한다. 신세계인터내셔날도 자체 온라인 플랫폼 ‘에스아이빌리지’를 통해 명품 판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롯데온 역시 지난해 4월 명품 전문관 ‘온앤더럭셔리’를 론칭하며 명품 카테고리를 확장하고 있다. 실제 롯데온은 올해 1월 역대 최고 명품 매출을 기록했다.
김상현 롯데그룹 유통군HQ 총괄대표(부회장)는 지난달 29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롯데온 핵심 고객층 취향을 반영한 버티컬 커머스 전환을 추진 중”이라며 “뷰티·명품·패션 버티컬 몰에 올해는 키즈 버티컬 몰을 추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쿠팡은 반대로 ‘NC백화점 명품관 럭셔리갤러리’와 ‘청담 예물샵’ 등 오프라인 프리미엄 매장과 입점 제휴를 하고 명품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쿠팡은 각종 기획전을 통해 상품을 상시 판매함으로써 프리미엄 제품을 이용하는 고객들에게 선택 폭을 넓히고 더욱 만족도 높은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가품 논란’, 여전히 넘어야 할 산···‘200% 보상제’ 등 환불 규정 강화
온라인 명품 판매와 관련해 가장 큰 걸림돌은 이른바 ‘짝퉁(가품) 논란’이다. 명품이나 리셀을 판매하는 플랫폼들이 감정팀에서 상품을 검수하더라도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발란·머스트잇·트렌비 등 온라인 명품 플랫폼 3사가 부진했던 것도 이 때문이다.
이들 플랫폼은 구매대행 업체들을 활용한 오픈마켓, 병행수입, 직매입 등 방식을 활용한다. 문제는 명품 브랜드에서 다른 중개인을 거치는 과정이 늘어날수록 가품이 섞일 확률이 높아진다.
각사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발란과 머스트잇은 지난해 광고비로 각각 191억원, 134억원을 지출했다. 트머스트잇은 2020년 14억원 흑자에서 지난해 1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발란은 같은 기간 64억원에서 186억원으로 영업손실이 늘어났다.
트렌비 정도만 흑자 전환에 성공한 상태다. 트렌비가 2019년 이후 흑자 경영으로 돌아선 것은 3년 만이다.
온라인 명품 플랫폼 3사가 부진한 가운데 이커머스 기업들이 빠르게 잠식하고 있는 모양새다. 종합몰로서 상품 신뢰성을 바탕으로 명품 시장까지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계획이다.
11번가는 구매한 상품이 가품이면 100% 환불에 100% 포인트 지급까지 ‘200% 보상제’를 내세웠다. 11번가는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할 신규 명품 버티컬 서비스를 통해 성장을 위한 발판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명품 특성상 결제 후 재고 문제로 인해 일방적으로 결제가 취소되는 비율이 높다는 점도 과제로 꼽힌다. 이에 롯데온은 명품 해외직구 결품률을 낮추기 위해 IT 기반 해외 구매 대행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스타트업 ‘구하다’와 협업하는 것으로 해답을 찾았다.
구하다는 유럽 현지 명품 편집숍 재고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어 주문 후 결품 발생 가능성이 낮다. 이와 함께 중간 유통 과정 없이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을 직접 구매하기 때문에 비용 측면에서도 이점을 갖고 있다는 게 롯데온 측 설명이다.
이커머스업계 관계자는 “이커머스 기업들이 버티컬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는 것은 수익성 개선과 무관하지 않다”면서 “거래액과 매출 증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가품 등 품질 관리가 어렵다는 단점을 극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물량 공세로 인한 ‘승자 독식 현상’이 뚜렷한 이커머스 업계에서 명품시장 재편 방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커머스 기업으로서는 ‘박리다매’인 식품류·생필품보다 명품·뷰티 카테고리는 단가가 높아 매출과 수익을 올리기 용이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에 전통적인 오프라인 유통 기업들도 자체 온라인몰을 통해 버티컬 서비스(전문관)을 강화하며 대응에 나서고 있다.
특히 명품 브랜드 샤넬이 신세계그룹 SSG닷컴에 입점한 것은 달라진 이커머스업계 위상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샤넬이 뷰티·화장품 제품을 제외하고 이커머스 플랬폼에서 하이엔드 명품 시계 라인을 판매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물품 수령은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서만 할 수 있게 했다.
◆이커머스 기업들 대대적 공세···오프라인 유통기업들도 수성 나서
18일 이커머스업계에 따르면 11번가는 최근 명품 전문 버티컬 서비스 ‘우아럭스(OOAh luxe)’를 선보였다. 우아럭스는 ‘11번가 서비스 내 별도 명품 전문관으로 럭셔리 부티크 형태로 만들었다. 하이엔드 브랜드부터 컨템포러리 브랜드까지 총 1000여 개 브랜드 상품을 판매 중이다.
티몬은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에 위치한 본사 1층 카페 ‘TWUC(툭)'에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티몬은 해외직구 전문 업체 ‘이태리온’과 협업해 구찌, 버버리, 프라이탁 등 명품 브랜드 상품 29종을 선보인다. 모든 상품은 이탈리아 정식 매장에서 직배송하는 정품이다. TWUC는 ‘TMON WITH YOU CAFE’ 약자로, 이커머스 최초의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사업장’이다.
신세계그룹 이커머스 자회사인 SSG닷컴과 G마켓을 필두로 올해 주요 청사진 중 하나를 패션·뷰티 카테고리 확장과 육성으로 잡았다. 이를 위해 최근 명품 플랫폼 캐치패션과 손잡고 공식 스토어를 개설했다. 캐치패션은 글로벌 파트너사와 정식 제휴한 플랫폼으로 글로벌 파트너사들이 제공하는 1만5000여 개 명품 브랜드 상품 약 15만종을 SSG닷컴을 통해 판매한다. 신세계인터내셔날도 자체 온라인 플랫폼 ‘에스아이빌리지’를 통해 명품 판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롯데온 역시 지난해 4월 명품 전문관 ‘온앤더럭셔리’를 론칭하며 명품 카테고리를 확장하고 있다. 실제 롯데온은 올해 1월 역대 최고 명품 매출을 기록했다.
김상현 롯데그룹 유통군HQ 총괄대표(부회장)는 지난달 29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롯데온 핵심 고객층 취향을 반영한 버티컬 커머스 전환을 추진 중”이라며 “뷰티·명품·패션 버티컬 몰에 올해는 키즈 버티컬 몰을 추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쿠팡은 반대로 ‘NC백화점 명품관 럭셔리갤러리’와 ‘청담 예물샵’ 등 오프라인 프리미엄 매장과 입점 제휴를 하고 명품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쿠팡은 각종 기획전을 통해 상품을 상시 판매함으로써 프리미엄 제품을 이용하는 고객들에게 선택 폭을 넓히고 더욱 만족도 높은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가품 논란’, 여전히 넘어야 할 산···‘200% 보상제’ 등 환불 규정 강화
온라인 명품 판매와 관련해 가장 큰 걸림돌은 이른바 ‘짝퉁(가품) 논란’이다. 명품이나 리셀을 판매하는 플랫폼들이 감정팀에서 상품을 검수하더라도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발란·머스트잇·트렌비 등 온라인 명품 플랫폼 3사가 부진했던 것도 이 때문이다.
이들 플랫폼은 구매대행 업체들을 활용한 오픈마켓, 병행수입, 직매입 등 방식을 활용한다. 문제는 명품 브랜드에서 다른 중개인을 거치는 과정이 늘어날수록 가품이 섞일 확률이 높아진다.
각사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발란과 머스트잇은 지난해 광고비로 각각 191억원, 134억원을 지출했다. 트머스트잇은 2020년 14억원 흑자에서 지난해 1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발란은 같은 기간 64억원에서 186억원으로 영업손실이 늘어났다.
트렌비 정도만 흑자 전환에 성공한 상태다. 트렌비가 2019년 이후 흑자 경영으로 돌아선 것은 3년 만이다.
온라인 명품 플랫폼 3사가 부진한 가운데 이커머스 기업들이 빠르게 잠식하고 있는 모양새다. 종합몰로서 상품 신뢰성을 바탕으로 명품 시장까지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계획이다.
11번가는 구매한 상품이 가품이면 100% 환불에 100% 포인트 지급까지 ‘200% 보상제’를 내세웠다. 11번가는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할 신규 명품 버티컬 서비스를 통해 성장을 위한 발판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명품 특성상 결제 후 재고 문제로 인해 일방적으로 결제가 취소되는 비율이 높다는 점도 과제로 꼽힌다. 이에 롯데온은 명품 해외직구 결품률을 낮추기 위해 IT 기반 해외 구매 대행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스타트업 ‘구하다’와 협업하는 것으로 해답을 찾았다.
구하다는 유럽 현지 명품 편집숍 재고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어 주문 후 결품 발생 가능성이 낮다. 이와 함께 중간 유통 과정 없이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을 직접 구매하기 때문에 비용 측면에서도 이점을 갖고 있다는 게 롯데온 측 설명이다.
이커머스업계 관계자는 “이커머스 기업들이 버티컬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는 것은 수익성 개선과 무관하지 않다”면서 “거래액과 매출 증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가품 등 품질 관리가 어렵다는 단점을 극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