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근 "美 도청, 양국 신뢰 깨는 주권 침해이자 외교 반칙"

2023-04-10 10:52
"국회 운영위·외통위·정보위·국방위 즉각 소집...美에도 사과 요구해야"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0일 미국 정부가 우리나라 국가안보실장 주재 회의를 도청했다는 외신 보도에 대해 "사실이라면 양국의 신뢰를 깨트리는 주권 침해이자 외교 반칙"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미국이 한국의 외교·안보 컨트롤타워와 대통령실을 일일이 감시하며 기밀을 파악했다는 점에서 매우 심각한 문제"라며 "70년 동맹국 사이에서 결코 용납할 수 없는 문제"라며 이같이 비판했다.

박 원내대표는 윤석열 정부를 겨냥해선 "단호한 대응은커녕 '한·미 신뢰는 굳건하다'는 말만 반복해 외친다"며 "미국과 협의하고 타국 사례를 검토해 대응하겠다는 한가한 소리만 한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국가 안보와 위신, 국민의 자존심이 걸린 중차대한 사안"이라며 "윤 대통령과 정부는 미국에 의혹의 진위와 기밀 문건에 대한 명확한 정보를 요구 및 파악해 우리 국민께 한 점 숨김 없이 명명백백히 밝히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어 "용산과 워싱턴 간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건가"라며 "최근 대통령실 외교·안보 라인의 납득하기 힘든 줄사퇴 역시 미국의 도청과 관련 있는지, 도청 정황을 보도가 나오기 전까지 전혀 파악하지 못했는지도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원내대표는 여당에도 책임을 물었다. 그는 "국민의힘은 이런 심각한 상황 속에서도 대통령실의 심기 경호만 할 것인가"라며 "국회 △운영위원회 △외교통일위원회 △정보위원회 △국방위원회를 즉각 소집할 것을 요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미국 정부를 향해서도 "혈맹국으로서 도리를 지켜 보도가 사실이면 우리 국민과 정부에 정중한 사과를 해야 한다"며 "재발 방지 역시 확실히 약속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