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모르는 2차전지···LG엔솔·에코프로비엠, 1분기 영업익 144% '껑충'
2023-04-11 05:55
LG엔솔, 美 IRA 1003억 세액공제 효과
에코프로비엠 등 후방산업도 호실적 거둬
에코프로비엠 등 후방산업도 호실적 거둬
전기차 시장 성장으로 수혜를 보는 2차전지 분야가 올 1분기 역대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한국 경제를 이끄는 반도체를 비롯해 상당수 산업이 고금리·고물가 악재 속에서 적자가 예상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LG에너지솔루션 영업이익은 어닝쇼크(실적 악화)를 겪은 삼성전자를 제쳤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의 1분기 잠정 매출은 8조7471억원, 영업이익이 6332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101.4%, 144.6% 증가한 것으로 사실상 역대 최대치다.
앞서 2021년 2분기 영업이익 최대치(7243억원)를 기록한 적 있다. 하지만 SK이노베이션과 배터리 분쟁을 통해 얻은 합의금으로 영업이익이 이례적으로 높아진 측면이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덕을 톡톡히 봤다. IRA 세액공제는 올해 초부터 시행됐는데 1분기 영업이익 6332억원 중 세액공제 예상금액은 1003억원 반영됐다.
올 1분기 반도체 한파로 삼성전자는 어닝쇼크를 냈다. 영업이익 1조4974억원을 기록한 LG전자뿐만 아니라 LG에너지솔루션에도 영업이익을 역전당했다. 삼성전자는 올 1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액 63조원, 영업이익 6000억원 등을 기록했다.
올 1분기 삼성SDI는 5조3292억원, 영업이익은 3922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매출은 전년 동기 4조494억원에서 31.6% 뛴 수치다. 영업이익은 3223억원에서 21.7% 성장했다. SNE 리서치에 따르면 삼성SDI의 1~2월 전기차 배터리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57% 증가해 시장 성장률(39.0%)을 상회했다. 이는 BMW i4·iX, 아우디 E-Tron 등 주요 고객사 프리미엄 모델 판매가 호조세를 보인 덕이다.
이 같은 2차전지 분야 호황은 단연 전기차 성장률 덕분이다. 올해 1∼2월 세계 전기차 판매량은 약 151만4000대다. 지난해 같은 기간(120만5000대)과 비교해 26.0% 늘었다. 지난 2월 기준 전기차 침투율(전체 판매하는 신차 가운데 전기차 비중)은 13.0%로 전년 같은 달(10.0%) 대비 약 3%포인트 증가했다.
2차전지 후방산업도 호실적을 낼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내 양극재 기업은 국내 배터리 3사에 이어 미국 테슬라 등 글로벌 주요 기업까지 두루 공급 계약을 맺고, 올해부터는 생산능력이 두 배가량 늘어나 급격한 매출 성장세를 시현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에코프로비엠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2조9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매출 6625억원보다 3배를 훌쩍 뛰어넘은 규모다. 영업이익도 지난해 1분기 410억원에서 올해 1분기 1000억원으로 144.0% 넘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안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올해 신공장인 캠5(CAM5N)의 3만톤 물량이 (실적에) 반영되고 캠7(CAM7)도 연내 가동돼 전기차 부문만으로도 올해 58% 이상 외형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엘앤에프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1조4880억원, 영업이익은 82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전 분기 대비 매출은 21.5%, 영업이익은 53.9% 증가한 수치다. 엘앤에프는 2022년 1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5536억원, 영업이익 530억원을 거뒀다.
앞서 엘앤에프는 테슬라에 내년 1월부터 2025년 12월까지 2년간 양극재 7만톤을 공급하는 3조8000억 규모 계약을 맺었다. 김현욱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엘앤에프 대구 구지 2공장 2단계가 본격 가동됨에 따라 출하량이 기존 대비 20%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