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실적 날개 펴는 LCC···하반기 승부처 中·몽골로 비상

2023-04-10 07:25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일상 회복으로 해외여행에 대한 제한이 사라지면서 올해 상반기 양호한 성적표를 받을 전망이다. 이 기세를 몰아 LCC는 하반기 알짜 노선인 중국을 비롯해 몽골 등 노선 확대를 통해 수익성을 이어나가겠다는 계획이다.

9일 금융투자사 리서치센터 3곳 이상에서 발표한 LCC 실적 전망치를 살펴본 결과 LCC(제주항공·티웨이·진에어) 올해 1분기 영업이익 합계는 1252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716억원 손실에서 흑자 전환할 것으로 전망됐다

업체별로 살펴보면 제주항공은 지난해 1분기 78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지만 올해 1분기에는 영업이익 533억원을 거둬 흑자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티웨이항공도 지난해 1분기 39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지만 올해 1분기에는 영업이익 286억원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4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한 진에어는 올해 1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둘 것으로 추정된다. 진에어의 올 1분기 예상 영업이익은 411억원으로 전 분기(116억원)보다 4배 가까이 늘었다.

LCC의 지난 1분기 흑자는 일본과 동남아시아 등 국제선 여행객이 급격히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동남아를 중심으로 한 패키지 여행 인기와 일본 무비자 입국 허용으로 수요가 크게 증가한 영향이 컸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10월부터 자유 여행 목적의 무비자 입국을 2년 7개월 만에 허용했고, 대만도 같은 달  한국을 포함한 무비자 국가에 대해 입국을 재개했다.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월과 2월 김포공항과 인천공항을 이용한 국제선 여객은 각각 397만7806명, 388만9373명으로 집계됐다. 전년 1월(35만8862명)·2월(32만1052명)과 비교하면 10배 넘게 증가했다. 

올 하반기 전망은 더욱 밝다. 중국이 그동안 엄격하게 시행했던 '제로 코로나' 정책을 일부 완화하면서 중국행 항공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중국 당국은 지난달 26일부터 시작된 항공업계 하계 스케줄에서 국제선 정기 노선을 지난달 초 주 790편에서 주 6772편까지 8배 이상 확대한다고 밝혔다.

항공사들도 빠르게 노선을 확대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현재 주 13편이었던 중국 노선을 이달 말 84편, 5월부터는 주 99편까지 확대한다. 아시아나항공은 현재 주 10편인 중국 노선을 오는 26일부터 본격적으로 증편해 4월 주 89회까지 늘린다. LCC도 중국 노선 확대 경쟁에 뛰어들었다. 예를 들어 제주항공은 중국 노선 편수를 기존 주 5회에서 주 16회로 확대하기로 했다.

또 정부는 지난 2월 몽골과 항공회담을 열고 국내 3개 지방공항에서 공항별 주 3회(600석)씩 몽골 울란바토르 노선을 운항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기존 운항 중이던 인천~울란바토르 노선을 6~9월 성수기에는 1000석, 비성수기(10~12월)에는 850석을 추가 공급할 수 있도록 합의해 성수기에는 왕복 주 22회(4회 추가), 10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는 왕복 주 12회(3회 추가) 운항할 수 있게 됐다. 

몽골은 관광뿐만 아니라 유학생, 비즈니스, 근로자 등 수요가 꾸준했던 지역이어서 알짜 노선으로 꼽힌다. 하지만 인천국제공항과 부산공항 단 두 곳에서만 운항해왔다. 그동안 인천~몽골행 운수권을 가진 항공사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뿐이었지만 지난해부터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역시 여름 성수기에 한해 비행기를 띄울 수 있게 되면서 몽골 노선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제주항공은 오는 6월 1일부터 주 4회 일정으로 인천~몽골 울란바토르 노선을 운항한다고 9일 밝혔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지난해 제주항공의 인천~몽골 노선 취항을 통해 진정한 의미의 복수 항공사 체제가 갖춰지게 되면서 소비자들이 보다 저렴한 가격에 몽골 여행을 할 수 있게 됐다”며 “안전운항을 바탕으로 차별화된 운임과 서비스를 통해 소비자 편익 증대는 물론 몽골 여행 대중화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몽골 울란바토르 전경. [사진=제주항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