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이 3개월 만에 1조8000억원 늘었다. 부동산 PF대출 잔액은 130조원에 육박했고, 연체율은 꾸준히 오름세를 보였다. 가파른 금리인상기 속 부동산 시장의 불황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부동산 PF대출을 계속해서 예의주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은 현재의 PF대출 연체율이 과거와 비교해 매우 낮은 수준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7일 금융감독원이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금융권 부동산 PF대출 잔액은 129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9월 말 128조1000억원에서 3개월 만에 1조8000억원이 증가한 것이다. 아울러 연체율도 같은 기간 0.86%에서 1.19%로 0.33%포인트 증가했다.

부동산 PF대출 잔액을 업권별로 나눠보면 은행권에서 2조1000억원, 보험은 2000억원이 늘었다. 반대로 저축은행과 여신전문금융사는 같은 기간 각각 2000억원과 3000억원이 줄었다. 연체율로 보면 은행과 저축은행에서 같은 기간 각각 0.02%포인트, 0.33%포인트 내려 0.01%, 2.05%를 기록했다. 하지만 여신전문금융사와 보험사는 각각 1.13%, 0.2%포인트 증가했다.

특히 증권사 PF대출 연체율은 같은 기간 2.22% 급등해 10.38%를 기록했다. 윤창현 의원은 "수수료 수입에만 몰두한 일부 증권회사의 무리한 부동산 PF대출이 금융투자업계 전반의 리스크로 확산하는 모양새"라며 "부동산PF가 문제 없다는 대형 증권사를 제외하면 일부 중소형 증권사 연체율은 20%대에 육박할 수 있다는 의미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문제는 최근 금리 급등기를 거치면서 '위험의 공유화'가 가시화되기 시작했다는 것"이라면서 "금융당국은 부실 우려가 현실화하지 않도록 안정화 조치를 재점검하는 한편, 문제 증권사에 대한 모럴해저드 대책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금융감독원은 과거 시기와 비교해 현재 PF대출 연체율이 매우 낮은 수준이라면서 건전성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해명했다.

금감원은 "모든 금융권 PF대출 연체율이 상승하고 있지만, 과거 PF대출 연체율과 비교해 매우 낮다"라며 "증권사 PF대출 연체율은 상승하고 있지만, 대출 규모가 5000억원에 불과하고, 이는 증권사 자기자본 74조원 대비 0.7%에 해당하는 낮은 수준이다. 또한 과거 위기 시 도입된 부동산 PF대출 규제 등으로 연체가 특정 증권사에 집중돼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PF 익스포져가 큰 금융회사에 대해 개별적으로 건전성·유동성 상황을 밀착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금융회사가 충분한 대손충당금 적립 등 손실흡수능력을 제고하도록 지도‧점검하는 한편, 기획재정부·국토부·금융위원회 등 관계 기관 간 긴밀한 공조를 통해 필요한 대응을 적시에 해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