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7월 정상회의에 젤렌스키 초청…핀란드 이어 스웨덴까지 편입하나

2023-04-05 17:06
반러시아 연대 강화 움직임
핀란드 가입으로 러시아, 나토와 마주하는 국경 2배 증가


 

핀란드가 4일(현지시간) 나토의 31번째 회원국으로 정식 가입했다. [사진=연합뉴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반러시아' 연대가 더욱 강해지고 있다. 중립국을 고수하던 핀란드까지 나토에 합류한 가운데 7월 정상회의에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까지 참석할 가능성이 나온다. 러시아의 반발이 거세지는 상황에서 스웨덴까지 나토에 편입될지 주목된다. 

4일 AFP 통신에 따르면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나토 외교장관회의를 마치고 "강하고 독립적인 우크라이나는 유럽-대서양 지역 안정화에 필수적"이라며 "젤렌스키 대통령을 7월 빌뉴스(리투아니아 수도) 정상회담에서 보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중립국 핀란드가 나토에 가입한 상황에서 나토 정상회의에서 우크라이나를 초대해 연대를 공고히 하겠다는 취지다. 

앞서 나토는 이날 핀란드의 정식 가입을 발표했다. 핀란드는 1948년 소련과 우호조약 체결 후 중립국을 유지해왔다. 하지만 핀란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계속되는 안보 변화에 지난해 나토 가입을 신청했다. 페카 하비스토 핀란드 외무장관은 이날 나토 설립조약에 동의한다는 공식 가입문서를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에 전달했다. 이는 나토 가입 규정의 마지막 절차다. 

핀란드의 나토 합류에 러시아는 즉각 반발했다. 세르게이 라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은 "그들(서방)은 크게 착각하고 있다. 이에 대한 대가가 따를 것"이라며 "때가 되면 침착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핀란드의 나토 가입은 러시아 안보와 국익에 대한 공격"이라며 "러시아는 안보 보장을 위해 전략·전술적 대응책을 취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날 러시아는 나토의 확장에 대응하여 서부 및 북서부 지역의 군사력을 강화한 바 있다. 

핀란드의 나토 가입으로 러시아는 나토와 직접 마주하는 국경이 늘었다. 사실상 군사 대치 관계인 나토와 마주하는 것은 러시아의 부담 요소다. 나토는 회원국에 대한 공격은 집단에 대한 공격으로 인식하는 이른바 집단 방위 체제를 형성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면에는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시도가 있다는 분석도 있을 정도다. 미국 매체들도 이 부분에 주목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핀란드가 푸틴의 급소를 제대로 때렸다"고 전했고, NPR은 "러시아는 나토와 마주하는 국경이 두배 이상 늘었다. 국경 보안도 두 배 이상 늘려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제 시선은 스웨덴의 나토 가입 승인 여부로 향한다. 지난해 핀란드와 스웨덴은 동시에 나토 가입 신청서를 냈다. 나토의 가입을 위해서는 모든 회원국의 동의가 필요하다. 하지만 쿠르드족 분리주의자에 관대하다는 이유로 튀르키예는 스웨덴의 나토 가입 인준을 보류하고 있다. 여기에 올해 초 스톡홀름 시위에서 쿠란 불태우기와 에르도안 조각상이 등장한 점이 여론을 악화시켰다. 핀란드와 달리 스웨덴의 나토 가입 여부는 불투명하다. 알자지라는 "튀르키예와 스웨덴의 대화는 진전이 없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미국은 핀란드의 나토 가입을 환영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핀란드가 나토의 31번째 회원국이 된 것을 자랑스럽게 축하한다"며 "핀란드의 나토 가입으로 자유와 평화를 향한 세계인의 열망은 한층 강해졌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스웨덴의 나토 가입도 되도록 빨리 축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터키와 헝가리가 지체없이 비준 절차를 진행하기를 권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