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기회의 땅' 인도·아세안 신흥시장 공략

2023-04-04 05:50

현대자동차·기아가 성장 잠재력이 높은 인도와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등 신흥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최대 자동차 시장으로 꼽히는 미국과 중국 시장에서 부진한 성적을 올리면서 새로운 대안을 찾는 모습이다. 이에 현지 공장을 인수하는 등 생산능력 확충으로 신흥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하는 데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판매량이 소폭 감소했다. 현대차는 전년보다 2%포인트 감소한 72만4265대를 팔았다. 기아도 같은 기간 69만3549대를 판매한 것으로 집계됐다. 2021년과 비교해 1.1%포인트 줄었다.

중국에서도 판매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보복이 본격화한 2017년부터 실적이 악화되면서 지난해에는 코로나19 봉쇄령으로 연간 생산능력 30만대 규모인 충칭 공장 가동을 중단했고 점유율은 1.3%로 추락했다. 한때 연간 180만대 판매를 기록했던 현대차·기아 중국 법인은 지난해 연간 40만대 판매로 절반 이상 줄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신차 위주로 판매 전략을 수립해 반전을 노린다는 계획이지만 BYD(비야디) 등 현지 업체들 선전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다.

반면 인도와 인도네시아 등 신흥 시장에서는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인도에서는 지난해 425만대를 팔며 일본을 제치고 세계 3위 자동차 시장으로 올라섰다. 작년 인도 판매량이 2년 전보다 40% 이상 급증하면서 현대차그룹 글로벌 3위 생산 달성에 발판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인도는 세계 최대 자동차시장인 중국을 뛰어넘은 14억 인구를 보유하고 있는 데다 자동차 보급률 역시 1000명 당 32대에 불과해 성장 잠재력이 큰 시장으로 평가된다. 특히 중국을 대신할 대안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현대차도 이 같은 높은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며 인도에 대해 공을 들이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13일 GM 인도 공장을 인수할 계획이라고 밝혔고 2021년에는 5억 달러(약 6540억원)를 투자해 2028년까지 인도에서 전기차 6종을 출시할 계획을 내놓기도 했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아시아 대권역 출범을 계기로 기존 완성차사업 확대와 더불어 전동화 선도 등을 통해 아세안 지역을 현대차 미래 핵심 시장으로 육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 인도네시아 공장 전경 [사진=현대자동차그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