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진화·가뭄 해소 '단비' 온다…4일 오후부터 전국에 많은 비

2023-04-03 13:11
6일까지 전남·제주에 120㎜ 이상 쏟아져
식목일 집중호우…7일 비 그치며 기온 뚝

지난달 24일 경남 창원시 진해구 여좌천 일대에서 상춘객이 활짝 핀 벚꽃을 보며 추억을 만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4일 오후부터 사흘간 전국에 많은 비가 내려 산불 진화와 가뭄 해소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3일 기상청에 따르면 서해상에서 접근하는 저기압 영향으로 4일 오후 3시부터 전국 대부분 지역에 봄비가 온다.

이번 비는 6일까지 이어진다. 특히 식목일이자 절기상 청명(淸明) 5일에 많은 비가 내린다.

제주와 남해안, 지리산 일대에는 천둥·번개를 동반한 비가 시간당 20~30㎜ 쏟아진다. 여기에 수증기를 수송하고 지형효과를 유도하는 '하층제트'가 강해지면 강수량이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6일까지 예상 강수량은 제주 산지는 200㎜ 이상, 전남 동부 남해안·경남 남해안·지리산 부근·제주 남부는 120㎜ 이상이다. 전남권과 북부 해안을 제외한 제주, 서해5도, 경남권 남해안, 경남 남서 내륙은 30~80㎜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과 강원 내륙·산지, 충남권, 전북, 경북 북부 내륙, 남해안·남서 내륙을 제외한 경남권은 20~60㎜로 예상된다. 강원 동해안과 충북, 제주 북부 해안, 북부 내륙을 제외한 경북권, 울릉도·독도에는 10~40㎜가 내린다.

기상청은 많은 비가 내리는 만큼 하수도·맨홀·배수로 등 시설물 관리와 축대·옹벽 붕괴, 토사 유출, 낙석 등에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특히 산불 지역에선 산사태에 신경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안가 지역에는 강풍이 함께 찾아오는 만큼 안전사고와 해상·항공 교통에도 유의해야 한다.
 

2일 오후 산불이 발생한 서울 종로구 인왕산에서 소방헬기가 진화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전국적으로 많은 비가 쏟아지면서 지난 주말에 잇달았던 화재 진화와 잔불 정리에 도움을 줄 전망이다. 박정민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이번 비는 봄비치고 적은 양이 아니다"며 "비가 시작되면 전국 대부분에 내려졌던 건조특보가 해제되고, 아직 남아 있는 산불도 모두 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남부 지방 가뭄도 다소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박 예보분석관은 "완전 해갈까지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금요일인 7일엔 비가 대부분 그치면서 기온이 내려간다. 찬 대륙고기압 영향으로 평년보다 기온이 낮고, 일부 중부 내륙은 영하권으로 떨어진다. 여기에 강한 바람이 더해져 체감온도는 더 낮아진다.

기상청은 개인 건강 관리와 산행 때 보온 유지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고 당부했다. 내륙을 중심으로 서리가 내리거나 얼음이 얼어 개화기 과수를 비롯한 농작물 냉해도 주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