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살까, 말까]전문가들, 하락기 노린 '타이밍 매수' 금물..."마켓 타이머 말고, 헐값 사냥꾼 돼야"

2023-04-02 18:00
"이자 상승 가능성 여전하고 역전세 우려도"
"투자시, 최대한 싼 물건 대출 적게 받아서 리스크 줄여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아파트 매수심리가 조금씩 살아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주식과 같이 타이밍을 잡아 매매하는 전략은 금물이라고 조언했다.
 
2일 한국부동산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65까지 떨어졌던 수도권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지난주(3월 27일 기준) 74까지 10%포인트 가까이 올랐고 지방권 매수심리는 80선을 회복했다. 집값이 바닥이라는 인식이 조금씩 퍼지고 금리도 비교적 안정되면서 매수에 탄력이 붙고 있지만 '너무 급하게 매수에 나설 필요는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서진형 공정거래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 교수)는 "금리 상승 가능성 등 시장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황에서 집값이 바로 반등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여전히 매수자와 매도자 간 가격에 대한 이견이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매수를 서두를 필요가 없는 시기로, 관망세를 좀 더 유지하며 분위기를 보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금리가 안정되고 있지만 미국은 2007년 이후 16년 만에 기준금리 5% 시대를 열었으며 여전히 금리가 상승할 가능성은 남아 있다. 현재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미국에 비해 1.50%포인트 낮은 상황이어서 언제든 미국 금리를 따라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아직은 거래량이 이전 대비 40%가량 떨어진 시장으로 분석되기에 누구든 적극적으로 투자시장에 뛰어드는 상황은 아니다"며 "이런 시기에 호재 등 시장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해 쫓아 들어가는 것은 리스크가 크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정부의 전방위 규제 완화 효과 등으로 2월부터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다소 회복했지만 여전히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는 "만약 투자를 해야겠다면 부채비율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며 "금리가 여전히 높은 데다 최근 역전세 등 임대시장 리스크가 있기 때문에 대출을 통해 집을 마련할 때는 보수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전문위원 또한 "제한적인 금리 변수와 역전세난이 여전히 시장에 남아 있는 상황"이라며 "지역별로 집값이 천차만별인 상황이라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우수한 입지 가운데 가격이 많이 떨어진 '급매물' 등은 투자 가치가 충분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박원갑 위원은 "'마켓 타이머'가 아니라 '헐값 사냥꾼'이 돼야 한다"라며 "개별적으로 최대한 저렴한 매물을 분석해서 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분석했다. 마켓 타이머는 주식에 쓰이는 용어로 정보 분석을 통해 등락 시기를 예측해 투자하는 사람을 뜻한다.

만약 집을 구매하게 된다면 전반적인 하락세에 기대서 매수하는 것이 아니라 개별 매물에 집중해 최대한 저렴하게 매수해야 한다는 의미다. 그는 "저렴하게 매수할수록 추후 집값이 떨어지더라도 버틸 수 있는 여력이 커진다"고 덧붙였다.
 
서진형 대표 또한 "최근 집값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고점 대비 가격이 많이 하락한 급급매는 주변 호재, 교통, 이후 공급 등 다양한 조건을 고려해 투자해볼 만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