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인공지능(AI) 반도체 초기 수요를 견인하기 위한 'K-클라우드 프로젝트' 사업의 막이 올랐다. 정부는 이번 사업으로 K-AI 반도체의 성능을 검증하고 민간·공공을 위한 저비용·고효율 AI 서비스를 지속해서 발굴할 방침이다. 업스테이지·시너지AI·라온로드·노타AI·슈퍼브에이아이 등 국내 주요 AI 스타트업도 사업에 참여해 자사 AI 서비스를 K-AI 반도체에 맞게 최적화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은 전날 '2023년 AI 반도체팜 구축 및 실증사업' 선정평가 결과를 참여 희망 기업에 통보했다. 사업자 선정이 아닌 우선 협상 대상이 된 것이지만 결과가 바뀔 가능성은 작다.

이번 사업은 네이버클라우드·KT클라우드·NHN클라우드 등 국내 클라우드 사업자(CSP) 3사와 사피온·퓨리오사AI·리벨리온 등 AI 반도체 3사가 하나의 컨소시엄을 꾸려 참여한 것으로 화제가 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다양한 기업에 실증 기회를 주고 특혜 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2개 이상 클라우드 기업, AI 반도체 기업, AI 서비스 기업이 컨소시엄을 꾸려 참여하도록 강제했기 때문이다.
  사업은 'AI 반도체팜 구축 및 실증(NIPA팜)'과 'AI반도체 시험검증 환경조성(AICA팜)' 등 두 가지 분야로 나눠 진행한다. 

NIPA팜은 민간 클라우드 기업의 데이터센터에 K-AI 반도체팜을 구축하고 △안전·관제 △교육·메타버스 △보건·의료 △국방 등 AI 도입 효과가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에서 AI 서비스를 실증하는 게 목표다. 

AICA(인공지능산업융합사업단)팜은 광주 AI 집적단지에 위치한 국가 AI센터에 K-AI 반도체팜을 만들고 △자율주행 △에너지 등 광주 지역 특화 산업과 디지털플랫폼정부에 활용할 수 있는 AI 서비스를 발굴할 방침이다.

NIPA팜은 네이버클라우드가 주관 사업자를 맡는다. 다만 네이버클라우드의 데이터센터에만 K-AI 반도체팜을 구축하는 게 아니라 KT클라우드와 NHN클라우드도 자사 데이터센터에 비슷한 규모의 K-AI 반도체팜을 만든다. 이번 사업이 일회성 사업이 아닌 2025년까지 3년에 걸쳐 지속해서 AI 반도체팜 규모를 확대하고, 운영되는 AI 서비스 수도 늘려나갈 계획인 것을 고려한 안배다.

CSP 3사는 업스테이지·시너지AI·라온로드·노타AI 등 컨소시엄에 함께하는 AI 스타트업과 협력해 K-AI 반도체에 최적화한 AI 서비스를 발굴한다. 예를 들어 KT클라우드는 라온로드와 협력해 리벨리온의 AI 반도체 '아톰'에 최적화한 영상분석 AI 서비스 운영에 나설 계획이다.

AICA팜 사업은 KT클라우드가 주관한다. 업스테이지와 시너지AI는 CSP 3사가 AICA팜에 구축하는 AI 반도체팜을 활용해 지역 특화 보건·의료 AI 서비스를 개발할 계획이다. 노타 AI는 지능형 교통관제 솔루션 최적화에 나선다.

AI 반도체 3사는 이번 사업에 맞춰 자사 AI 반도체 공급량을 확대할 계획이다. 컨소시엄은 이미 양산에 착수한 사피온·퓨리오사AI의 AI 반도체 위주로 AI 반도체팜을 구축하되 올 하반기부터는 리벨리온 AI 반도체의 비중도 확대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사피온·퓨리오사AI의 1세대 AI 반도체가 언어모델(NLM)보다 컴퓨터 비전(CV) 추론에 특화된 점을 고려해 AI 서비스는 당분간 영상·이미지 인식을 중심으로 상용화한다. 언어모델에 특화된 리벨리온의 AI 반도체와 사피온·퓨리오사AI의 2세대 AI 반도체가 양산되면 초거대 AI 운영에도 착수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