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문은행이 은행 간 경쟁을 촉진하는 '메기효과'를 불러일으켰다는 평가가 나왔다. 금융당국이 최근 은행산업의 경쟁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는 시점에 나온 분석이다. 그러나, 직접적으로 소비자 효용을 끌어내지 못했다는 점과 혁신이 부족했다는 점, 은행 건전성이 악화된 점은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로 꼽혔다.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5주년을 맞아 인터넷전문은행의 그동안의 성과를 돌아보는 토론회가 지난달 27일 국회에서 열렸다. 이날 토론회는 국민의힘 정책위원회와 윤창현 의원실, 인터넷전문은행 3사(케이뱅크·카카오뱅크·토스뱅크)가 공동으로 주관했다. 

토론회 참가자들은 인터넷은행의 도입 성과에 대해 '유의미한 성과가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여은정 중앙대 교수는 "(인터넷전문은행 3사는) 다른 비즈니스 모델을 추구하면서도 흑자 전환과 수천만명의 고객을 확보하는 등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업무를 비대면 모바일 방식으로 제공해 '인증 편의성 혁신'을 확산했고, 가계 신용대출시장의 경쟁도 유의미하게 개선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병윤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기존 은행들이 위기감을 느끼면서 디지털금융을 활성화하고, 은행 애플리케이션을 개선하게 만드는 등 은행산업의 경쟁도를 강화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뱅 설립 당시 금융위원회가 제시한 관점에서 평가해볼 때, 편의성 제고와 은행산업 경쟁을 유발한 효과가 있었다. 기존 '레거시'를 깨고 한 단계 발전하며 경쟁력을 갖추는 데 인뱅이 역할을 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인터넷전문은행이 직접적으로 금융소비자의 효용성을 높이는 혁신에선 부족함이 있었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조연행 금융소비자연맹 회장은 "시중은행을 뛰어넘는 생산성과 고용증대에 이바지했다는 점은 높이 사지만, 아직 소비자가 기대하는 충분한 메기 역할은 미흡한 점이 많다"고 했다. 그는 "애플리케이션, 모바일뱅킹 원스톱 플랫폼의 차별성이 없고, 금융약자에 대한 신용관리도 미흡했다. 개인신용등급 판정에 대한 내역도 확인할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여 교수도 "인터넷전문은행들은 그간 대출이 어려웠던 중신용자 중 상환여력이 있는 대출자를 추가로 선별해 대출을 제공했다"면서도, "이는 인터넷은행의 새로운 신용평가 모형이 유효하다는 증거일 뿐, 금리상승기에 발생할 수 있는 연체리스크를 반영한 안정성까지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민세진 동국대 교수는 "실리콘밸리은행(SVB)은 은행산업 내 경쟁이 치열할 때 중소형 은행이 '뱅크런'의 위협에서 비대칭적으로 노출돼 있다는 것을 극명하게 보여준다"면서 "인터넷뱅크의 '모바일런' 사태를 예방하기 위해 예금보험 상한 상향 조정과 중저신용자대출 비중 목표를 유연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