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빔면 1위' 팔도 독주 막자"...2위 쟁탈전 막 올랐다

2023-03-26 14:51

왼쪽부터 팔도비빔면 모델 배우 이준호, 배홍동비빔면 모델 유재석, 진비빔면 모델 그룹 마마무 화사. [사진=각사]


비빔면 시장 성수기인 여름을 앞두고 라면업계에서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부동의 1위'인 팔도 아성을 깨려는 후발 주자들 움직임이 빨라지면서다. 하림과 삼양식품까지 2위 쟁탈전에 가세하며 ‘2위 자리’를 놓고 업체 간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비빔면 시장은 지난해 1500억원 정도로 성장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6년 만인 2015년 757억원 대비 2배 이상 급증한 규모다. 1년 전인 2020년 1400억원과 비교하면 7.1% 성장했다. 같은 기간 라면 시장 규모가 20%가량 증가한 것에 비하면 성장 속도가 빠른 셈이다. 이는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집밥 수요 증가와 국물 없는 라면 인기 덕분이다. 

국내 비빔면 시장은 팔도가 절반 이상 점유하고 있다. 팔도는 1984년 팔도비빔면을 출시한 이후 40년 가까이 비빔면 '부동의 1위'를 고수하고 있다. 닐슨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비빔면 업체별 점유율은 팔도 53.3%, 농심 19.1%, 오뚜기 11.4% 순으로 집계됐다. 

올해는 ‘비빔면 2위 쟁탈전’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할 것으로 관측된다. 팔도 위상이 예전만 못하기 때문이다. 한때 팔도비빔면 점유율이 80%에 달했지만 지난해 50%대로 내려앉았다. 

이에 후발 주자들 움직임이 더욱 빨라지는 모습이다. 농심과 오뚜기 외에도 하림과 삼양식품까지 잇달아 신제품을 출시하거나 출시를 예고하며 현재 2위 자리 선점을 위한 경쟁에도 불이 붙었다. 

하림은 최근 더미식 브랜드를 앞세워 비빔면 시장에 출사표를 냈다. 하림은 지난 20일 전국 비빔면 맛집 레시피를 연구해 만든 ‘더미식 비빔면’을 출시했다. 당초 비빔면 출시는 2월로 예정됐으나 임직원 눈높이에 맞출 때까지 시식과 소비자 블라인드 테스트 과정을 거듭하면서 2개월가량 늦어졌다. 특히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이 직접 제품 테스트에 참여했다. 

삼양식품은 다음 달 초 비빔면 신제품 출시로 승부수를 띄운다. 1991년 출시한 ‘열무비빔면’을 앞세워 마니아층을 확보한 삼양식품은 제품 구색을 늘려 점유율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농심과 오뚜기 역시 봄부터 비빔면 마케팅에 돌입하며 절치부심하고 있다. 농심은 기존 배홍동비빔면 광고 모델인 유재석을 3년 연속 기용했으며 배홍동비빔면 후속작인 '배홍동쫄쫄면'를 선보이며 제품 구색을 강화했다. 

오뚜기는 '진비빔면' 모델을 교체했다. 그룹 마마무 멤버인 화사를 모델로 새롭게 발탁하고 새 TV광고를 방영 중이다. 각종 방송에서 '먹방'으로 주목받은 화사를 내세워 제품 맛과 차별점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겠다는 구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팔도 위상이 예전 같지 않다"면서 "후발 주자들로서는 지금이 점유율을 끌어올릴 수 있는 적기라고 보고 마케팅과 제품 경쟁력 강화로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하림, 삼양식품까지 신제품을 내놓으며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선 만큼 올해 비빔면 시장 경쟁이 더욱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