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으로 다시 뛰는 K-유통] 식품업계, 중국 매출 성장세...공격적 영업 전략으로 전환

2023-03-23 19:00
시진핑3기, 정치 안정·경기 회복세 뚜렷
CJ 등 8개사 앞장...중국 내 수익 개선
공장 증설·법인설립, 공격적 영업 전환

중국 소매 판매 지수와 식품업계 중국 매출 추이 [그래픽=김효곤 기자]

올해도 글로벌 시장에 불확실성이 계속되는 가운데 유통기업들이 중국 시장에 재도전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과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지난해 큰 어려움을 겪었지만 올해 다시 한번 반등을 노리고 있는 것이다.
 
특히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최근 폐막한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3연임’을 공식 확정하면서 정치적인 안정감을 찾게 된 것도 호재로 꼽힌다.
 
유통업계에서 업종별 편차가 있는 상황에서도 해볼 만하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다만 수익성 개선 등 변수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중국 시장은 우리 기업들에 대한 문제라기보다는 중국 측 눈높이가 달라진 것”이라며 “중국 현지에 있는 온라인 유통 채널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중국 시장 공략에는 식품업계가 선두에 서 있다. 지난해 국내 식품업계에서 매출 3조원 이상을 올린 이른바 ‘3조 클럽’ 기업이 기존 △CJ제일제당 △동원F&B △대상 △현대그린푸드 등 4곳에서 8곳으로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롯데제과와 SPC삼립, 오뚜기, 농심이 추가됐다.
 
중국 봉쇄 조치로 직격탄을 맞은 뷰티업계의 빈자리는 패션기업들이 채울 전망이다. 그동안 패션하면 ‘국내용’이라는 인식이 많았으나, 최근 들어 실적 개선이 이뤄지는 등 ‘K-패션’을 선도하고 있다.
 
이에 본지는 유통업계 실적 분석과 함께 업종별 올해 성장 가능성 및 과제를 짚어본다.
 <편집자주>

 

[오리온 중국 상해 공장 전경 [사진=오리온] ]



국내 식품기업들이 대(對) 중국 사업에 활발하게 나서고 있다.
 
몇 년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논란'이나 코로나19로 인한 '봉쇄 조치' 등으로 부침을 겪었지만 정상화 궤도에 오르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정치적 문제가 여전히 리스크로 남아 있지만 올해 하반기부터 영업 상황이 더 좋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23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국 내 한국 식품기업 사업 활동이 회복세에 들어섰다. 오리온은 중국 법인 매출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고 있고 CJ제일제당은 '비비고' 브랜드 인지도 상승 효과를 보고 있다. 풀무원도 지난해 두부 공장 증설과 파스타 공장 증설 등으로 각각 매출이 늘어났다. 대상도 중국 공장에서 김치와 간편식 생산을 확대하고 있다.
 
중국 내 사업을 진행하던 국내 기업들은 여러 부침을 겪었다. 사드 배치로 인한 반한(反韓) 감정에다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인한 봉쇄 조치로 공장 가동을 멈추기도 했다. 실제 중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지난해 12월 47.0으로 역대 둘째로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통상 구매관리자지수가 낮으면 경제 활성이 더딘 것으로 본다.
 
하지만 올해부터 코로나19 상황이 좋아졌다. 기업들도 공격적으로 영업 활동을 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중국 시장 공략 거점을 옮기고 본격적인 전략 재정비에 들어간다. 회사 측은 지난 1월 낙천칠성(상하이)음료유한공사를 설립하고 본격적인 운영을 준비 중이다.

CJ제일제당이 중국 주요 도시에서 비비고 광고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사진=CJ제일제당]

롯데칠성 음료 부문이 중국 법인에서 직접 영업을 시작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금까지 롯데칠성 음료 부문은 현지 식자재 유통업체와 협업한 입점 등 간접적으로만 중국 시장에서 영업을 진행해왔지만 전략을 바꾼 것이다.
 
오리온은 이미 중국에서 매출 1조원을 넘기며 브랜드 파워를 입증했다. 작년 매출도 1조2749억원으로 전년 대비 15% 성장하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올 2월 매출도 750억원으로 전년보다 약 20% 신장했다. 오리온은 올해 효율성 높은 간접 영업 체계를 확립하며 매출 확대를 노리고 있다.
 
오리온 관계자는 "올해는 현지에서 일고 있는 건강 트렌드 등을 반영한 차별화된 신제품을 공격적으로 출시하고, 스낵, 젤리 카테고리와 '춘제(春節·설)' 선물세트를 전략적으로 선보이며 매출 성장세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CJ제일제당도 중국 시장 내에서 판매처를 늘려가고 있다. 중국 내 주력 제품은 만두, 치킨, '소스류' 등이다. CJ제일제당 중국 매출은 2020년 3284억원을 기록한 이후 2021년 3716억원, 2022년 4574억원 등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온라인 채널 성장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팬데믹 이후 중국에서도 품질과 신뢰도가 중요한 식품 소비 기준으로 부상하고 있어 '비비고' 브랜드에 대한 '프리미엄' 이미지를 공고히 한다는 방침이다.
 
대상그룹은 롄윈강(連雲港)과 톈진(天津) 생산기지에서 생산된 제품을 판매 네트워크를 통해 판매하고 있다. 지난해 대상그룹의 중국 사업 매출액은 전년 대비 약 15%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상그룹은 올해 중국에서 김치, 떡 등 간편식 판매율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풀무원은 지난해 중국 시장 진출 10년 만에 최첨단 두부 생산 설비를 갖춘 베이징(北京) 2공장을 준공했다. 풀무원은 베이징 2공장 준공을 계기로 중국 전역으로 사업 확대를 가속한다는 방침이다.
 
이처럼 일부 정치적 리스크에도 식품기업들이 중국 시장을 놓지 못하는 건 시장 성장성 때문이다. 중국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식품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6.4% 증가한 약 1556조원 규모에 이른다.
 
전문가들은 여러 리스크에도 국내 시장 여건상 수출에서 답을 찾을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한국은 이미 초고령화 등으로 인해 인구 감소국으로 바뀐 상황이다. 국내 시장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보다 큰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건 당연하다"며 "중국 상황이 녹록지 않지만 세계 최대 시장이기 때문에 이미 중국 내에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한 기업들은 회복기를 맞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규로 중국 시장에 접근하려는 기업은 단계적으로 전략을 달리하며 점진적 접근을 노려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부 교수는 "중국에 신규 진출하려는 기업은 한·중 관계가 변수로 작용하기 때문에 아직 쉽지 않은 상황인 것은 맞다"며 "일본과 한국이 화해 무드에 접으들며 다시 중국과 관계가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이런 이유로 한번에 중국에 모든 돈을 투자하며 승부를 결정짓는 것이 아니라 점진적인 접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