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안정보고서] 한은 "미 SVB 파산, 국내 금융시스템에 미칠 영향 제한적"
2023-03-23 11:00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와 크레딧스위스(CS)은행 등 미국 중소 금융기관 유동성 우려가 국내 금융시스템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다만 상황이 더 악화될 경우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고 일부 기관에 대한 신용 경계감 고조로 불안이 확대될 가능성이 여전해 주요국 등에 대한 금융안정상황을 주시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국은행은 23일 금융안정상황 보고서(2023년 3월) 상 '미 SVB 파산 사태 상황과 금융시스템에 미치는 영향' 참고자료를 통해 "국내 금융기관은 (SVB 등과) 자산·부채 구조가 상이하고 유동성 및 건전성 상황도 양호한 수준을 유지해 시스템리스크로 전이될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했다. 실제 지난 1월 중 국내은행의 외화 LCR은 규제비율(80%)을 훨씬 웃도는 132.5% 수준이다.
외화유동성을 둘러싼 우려에 대해서는 국내 금융시장이 '심각한 스트레스 상황'에서도 양호한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고 봤다. 한은이 국내 금융업권별 외화유동성 리스크와 외화유출 충격시 감내 능력을 점검한 결과 금융기관 대부분이 충분한 외화자금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기 때문이다. 한은은 "국내 금융기관은 예대업무 위주의 영업구조로 총자산중 채권 비중이 일반은행 18%대, 저축은행 4%대 등으로 SVB(56.7%)에 비해 크게 낮고 금리리스크도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이번 사태로 인해 국내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높아졌으나 미국·스위스 정책당국의 빠른 대응과 시장 기대가 미 연준 긴축기조 완화로 기울면서 글로벌 금융불안 우려가 진정되고 있고 국내 금융시장내 위험회피심리 확산도 제한된 것으로 봤다. 실제 채권금리의 경우 SVB 파산 직후인 지난 13일 미국 국채금리 급락 영향으로 하락한 것을 제외하고 현재 하락폭이 제한적이고 주식시장과 코인, 원·달러환율 역시 등락을 지속하고 있다.
한은은 이번 "미국 중소은행발 유동성 우려가 국내 시스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면서도 "사태가 악화될 경우 시장 변동성 확대와 일부 취약기관에 대한 불안이 확산될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내놨다. 특히 글로벌 금융여건 변화가 국내 금융안정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주요국에 대한 모니터링을 한층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시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