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실 한국관광공사 사장 "전세계 소비자가 한국서, 확장된 한류의 파도 체험하게 할 것"

2023-03-24 00:00
올해를 관광시장 회복 원년으로…방한외래객 1000만명 유치 목표
중·일·동아시아 등 역내관광 활성화…4월 도쿄 등 5개 도시서 특별행사
K-컬처 함께하는 '관광매력 국가'…타산업 융합 관광콘텐츠도 발굴
스토리 연계 '한류테마 51선' 상품…전세계 15대 거점도시 관광로드쇼

서울 중구 명동 소재 한 한식당을 찾은 김장실 한국관광공사 사장. [사진=기수정 기자]

김장실 한국관광공사 사장(67)이 취임한 지도 벌써 6개월 정도 흘렀다. ​침체한 관광산업 회복이라는 막중한 책임감을 어깨에 짊어진 그는 국내외를 오가며 한국 관광의 매력을 알리는 데 여념이 없다. 관광업계 목소리를 경청하고 방한 관광객 유치를 위해 일본에서 열린 K-관광 로드쇼에 참석하는 등 현장을 누비며 침체한 관광산업 회복을 위해 힘쓰는 그를 지난 15일 한국 관광홍보관 '하이커 그라운드'에서 만났다. 

"무너진 관광산업을 회복시키려면 역내 관광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강조한 김 사장은 "전 세계적 열풍을 몰고 온 한류 콘텐츠를 관광과 접목하고, 여행지에 이야기를 입혀 전 세계 여행자가 한국 여행에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더 나아가 한국으로 여행을 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올해 방한 외래객 1000만명 유치 목표를 실현하고 2023~2024 한국 방문의 해를 성공적으로 추진하는 데 힘을 쏟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장실 한국관광공사 사장이 지난 15 서울 중구 한국관광공사 서울센터 집무실에서 본지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한국 관광 회복 첫걸음은 '역내 관광 활성화'

김장실 사장은 우리나라 관광산업이 회복하려면 인접 국가를 적극 공략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방한 상위 국가인 중국과 일본을 비롯해 동남아, 동북아 대상 여행객 유치 마케팅을 중요시하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김 사장은 "20여 년 전 스페인을 찾는 외국인 여행객이 연간 6000만명에 달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대부분 역내 관광객이라는 점이 놀라웠다"며 "한국 관광이 승부를 걸려면 중국과 일본 등 우리나라와 인접한 국가에서 우리나라를 많이 찾아줘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 사장은 "중국 정부가 방한 단체관광을 풀 때까지는 개별 여행객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다행히 중국 개별 여행객 비중은 40%에 달한다. 우리는 세대별 타깃 마케팅을 강화하고, 초대형 이벤트와 방한 캠페인 등을 추진해 '방한 제1시장 중화권 위상'을 되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항공편이 정상화하고, 단체관광이 본격화하는 시점에 중국 주요 도시에서 '중국 지역 K-관광 로드쇼'를 추진해 중국 소비자들을 집중 공략하겠다"고 말했다. 

일본 여행객 유치를 위한 방한 캠페인도 공격적으로 펼치고 있다.

지난 2월 도쿄, 오사카, 후쿠오카 등 일본 3대 거점 도시에서 84개 현지 여행사를 대상으로 로드쇼를 개최한 공사는 일본 최대 OTA(Online Travel Agency)인 라쿠텐·HIS와 연간 공동 방한 캠페인 협약을 맺었다. 당시 김 사장은 직접 일본으로 날아가 한국 관광 매력 홍보에 열을 올렸다.

그는 "올해는 한국 드라마 '겨울연가' 방영 이후 일본에서 한류바람이 분 지 20년 되는 해"라며 "다시 한번 '새로운 한류로 다시 만나는 대한민국'이라는 주제로 연중 방한 캠페인을 적극적으로 전개하겠다"고 말했다. 

오는 4월 도쿄, 오사카, 후쿠오카·히로시마, 나고야 5개 도시에서 한류 20주년 기념 특별행사도 진행할 예정이다. 

그는 "K-팝, 드라마, 음식 등 기존 인기 콘텐츠뿐 아니라 스포츠, 역사 등으로 확장한 다양한 한류 방한 상품을 일본 여행업계와 공동으로 기획 중"이라며 "오는 4월부터 상품에 대한 홍보·모객 캠페인을 펼쳐 실질적 방한 수요를 늘리겠다"고 설명했다. 

"일본 정부는 5월 8일부터 코로나19 감염병 등급을 하향한다고 합니다. 5월부터 일본인의 해외여행이 본격적으로 재개될 것을 의미하는 만큼 프로모션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일본인의 해외여행 수요를 효과적으로 선점할 계획입니다."

이 밖에 1인당 소비액이 높은 싱가포르, 태국, 아랍에미리트 등 아시아·중동 지역 중상위 계층을 공략하기 위해 '의료관광' '웰니스' 등 고부가가치 관광을 적극 홍보한다는 구상이다. 

'하이커 그라운드'에 조성된 '2023~2024 한국 방문의 해' 로고 조형물 앞에 선 김장실 한국관광공사 사장은 "인접 국가를 중심으로 많은 여행객이 우리나라를 찾아 다양한 여행 매력을 만끽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3C·4E 전략 수립 통해 외래 관광객 1000만명 유치 목표 실현

김 사장은 한국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한 방안으로 관광과 타 산업 간 '융·복합'을 강조했다. 공사는 이를 위해 이른바 '3C' 전략과 '4E 전략'을 각각 수립한 바 있다. 

먼저 'K-컬처와 함께하는 관광 매력 국가'라는 비전 아래 '3C 전략'을 세웠다. 

△한국 문화와 관광 매력 융합(Convergence) △스토리가 있는 매력적인 볼거리 제공(Charming Attractions) △누구나 편리하고 안전하게 한국 여행을 즐길 수 있도록 노력(Convenience)하겠다는 공사의 의지가 담겼다. 

관광의 확장과 확대, 확산, 강화 등을 골자로 한 '4E 전략'도 마련했다. 

"결국 '융·복합'이 답입니다. 산업 전반에 걸친 글로벌 K-콘텐츠 확산에 따라 이종산업과 융합 가능한 K-관광콘텐츠를 발굴해 산업 간 경제적 동반 상승효과를 내야 합니다. 관광과 타 산업 간 융·복합 확대를 통해 K-관광 수출 효과를 강화할 필요가 있어요. 그러기 위해 공사가 세운 전략이 바로 '4E(△K-관광시장 확장(Expansion) △K-관광 산업 영역 확대(Extension) △K-관광 동반 상승효과 확산(Effect) △K-관광 기반 강화(Enhancement))' 전략입니다."

김 사장은 "K-관광 주력 시장 대상 코로나19 조기 회복 마케팅, K-관광 잠재·성장 시장의 전략적 확장, 한류 콘텐츠와 함께 의료웰니스, MICE, e스포츠 등 융·복합 콘텐츠로 확장, 관광 생태계 확장, 민관 협업 제휴마케팅, K-관광 스마트 혁신 선도 등을 고루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하늘길이 열리고 본격적인 방한 관광시장이 회복세로 돌아선 지금 더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는 그는 "다시금 북적이는 여행객들을 보면 더 욕심이 생긴다"며 "올해를 방한 관광시장이 완전히 회복하고 새로운 도약을 위한 초석을 다지는 원년으로 삼아 올해 외래 관광객 1000만명 유치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하이커' 홍보물을 들고 포즈를 취한 김장실 한국관광공사 사장.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K-컬처·관광 융합' 2023~2024 한국 방문의 해 캠페인에 집중

정부는 국제관광 재개에 발맞춰 전개하는 '2023~2024 한국 방문의 해'에서도 '융·복합'을 강조했다. 김 사장은 'K-컬처와 관광산업의 융합'을 통해 전 세계 한류팬 발걸음을 우리나라로 향하게 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다. 

"과거에는 한류라고 해도 지금처럼 전 세계적 인기를 끈 것은 아니었어요. 그때는 '한국으로 오세요'라고 했지만 흡인력이 강하지는 않았죠. 그런데 지금은 어떻습니까. 한류 흡인력이 실로 어마어마합니다. 인기 드라마나 K-팝 가수를 넘어 각 분야 K-콘텐츠에 대한 관심과 애호로 확장됐어요. 여기에 코로나19 장기화로 잠재된 여행 수요가 폭발하는 지경에 이르렀죠."

김 사장은 "이런 상황에서는 기회를 누가 선점하느냐가 굉장히 중요하다"며 "우리가 전 세계 15대 거점 도시를 대상으로 관광 로드쇼를 개최하고, B2B 트래블마트, 한국 관광 100선 개발 등 다양한 노력을 통해 한국 관광 매력 전파에 열을 올리는 이유"라고 짚었다. 

공사는 외국인 여행객이 365일 즐길 수 있는 한국 콘텐츠를 소개하기 위해 'K-컬처 관광 이벤트 100선'도 엄선해 방한 상품 개발을 진행 중이다. 

김 사장은 "2023~2024 한국 방문의 해 캠페인 슬로건인 'Ride the Korean Wave'처럼 전 세계 소비자가 진짜 한국에서 확장된 한류의 파도를 체험하고 즐길 수 있도록 전방위적으로 홍보하겠다"고 약속했다. 

김장실 한국관광공사 사장이 지난 15일 서울 중구 한국관광공사 서울센터 집무실에서 본지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지역만의 특색 담은 스토리텔링으로 한국 관광 매력 알릴 것 

김 사장은 '스토리텔링'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끊임없이 강조했다. 우리나라 지역 곳곳의 관광 자원들을 그 지역만의 특색을 담은 스토리텔링으로 풀어낼 때 국내외 관광객들은 한국 관광 매력에 더욱 매료될 것이라고 김 사장은 말했다. 

"아무리 수려한 자연이 있어도 아무런 이야기가 없으면 관광에 대한 매력이 반감되잖아요. 음식에도, 자연 경관에도 스토리를 입히는 것이 중요한 이유예요. 한류는 물론 우리나라 역사와 문화 등 지역 곳곳에 산재한 이야기들을 발굴해 이를 인문학적으로 풀어줄 필요가 있습니다."

그는 "세계적으로 흥행한 영화·드라마 촬영지와 스토리를 연계해 한류테마 51선을 발굴했다"며 "해외 지사와 글로벌 온라인 여행사(OTA) 등과 연계해 상품화·모객 지원을 확대하고 대규모 K-팝 콘서트 등을 연계한 글로벌 스타 팬덤 대상 특화 여행코스를 개발할 계획이다. 이 밖에 게임, 웹툰 등 신규 K-콘텐츠도 적극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최근 젊은 여행자들은 진정한 '로컬'을 체험하고 자신만의 경험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 워케이션, 야간관광, 살아보기형 관광 등 체류형 관광모델 개발도 결국 지역 내 독창적 매력이 있는 관광 콘텐츠가 바탕에 깔릴 때 가능한 일"이라며 "고부가가치 관광이 활성화하고, 스토리텔링이 잘된 관광 콘텐츠가 바탕에 깔리면 5년 내에 외래 관광객 3000만명, 관광수입 300억 달러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관광은 '효자 산업'입니다. 지역 인구 소멸 위기 문제 등 우리나라 곳곳에 산적한 문제들을 해결할 키는 '관광'이 쥐고 있습니다. 고부가가치 관광의 초석을 김장실이 깔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어요. 그러기 위해선 지금보다 곱절은 더 노력해야겠지요. 그저 부단히 뛰겠습니다, 한국 관광 활성화를 위해 정말 바쁘게 뛰어다니고 있습니다."

*김장실 한국관광공사 사장은 

김장실 한국관광공사 사장은 1956년 경남 남해 작은 마을에서 4남 1녀 중 막내로 태어났다. 끼니를 걱정해야 할 정도로 가난한 집안에서 자랐지만 학업에 대한 열망은 포기하지 않았다. 힘든 여건 속에서도 중학교에 입학했고, 경남공고 입학시험 합격장을 손에 들었으며, 영남대 법대에 입학했다. 서울대 행정대학원 행정학 석사, 하와이대 대학원 정치학 박사 학위도 받았다. 
'주경야독'을 한 끝에 1979년 행정고시(23회)에 합격했다. 
문화관광부와 청와대를 거쳐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예술의전당 사장을 지낸 그는 19대 국회의원에 당선돼 '금배지'도 달았다. 눈물겨운 노력으로 인생역전을 이룬 김장실 사장. 그는 오늘도 분주히 현장을 누빈다. "위기의 한국 관광산업을 일으킨 주역이 바로 김장실"이라는 이야기를 듣는 꿈을 꾸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