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계, 일단 한숨 돌렸지만···"7년내 11.4% 감축도 도전적"

2023-03-21 18:25
제조업 중심 산업구조·기술 수준 고려
비용 절감 위한 추가지원 등 마련해야

정부가 2030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산업 부문 목표치를 2018년 대비 14.5% 감축에서 11.4% 감축으로 하향 조정하면서 산업계는 한숨 돌리게 됐다. 하지만 "여전히 도전적인 목표"라며 추가 완화가 필요하다는 주장들이 나오고 있다.

2050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탄녹위)와 관계 부처는 21일 '제1차 국가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계획'(2023∼2042년) 정부안에서 2018년 대비 2030년 탄소 배출량을 40% 줄이겠다는 계획 중 부문별 목표치를 일부 조정해 제시했다.

산업 부문은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2억3070만t(톤)으로 2018년 대비 11.4% 줄이기로 했다. 이는 2021년 10월 문재인 정부 당시 '국가온실가스 감축 목표'(NDC)에서 제시한 14.5%보다 3.1%포인트 낮아진 수치다.

이에 대해 산업계는 정부의 산업 부문 탄소 배출량 감축 계획에 대해 환영하지만 여전히 도전적인 목표라고 입을 모았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이날 성명을 통해 "정부가 NDC를 포함한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계획을 발표한 것에 대해 경제계도 기후위기 대응에 대한 책임감을 갖고 국가 정책에 적극 동참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2030년까지 채 7년밖에 시간이 없는 상황에서 현재 온실가스 배출 수준을 40% 삭감한다는 것은 매우 도전적인 목표임에 틀림없다"며 "정부가 기술 개발과 설비 개선, 인센티브 확대 등 전폭적인 지원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도 "산업권 현실을 일부 반영해 2030 NDC 산업 부문 목표치를 기존 2018년 배출량 대비 14.5% 감축에서 11.4% 감축으로 하향 조정한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지만 산업 부문 11.4% 감축도 제조업 중심인 우리나라 산업구조를 고려했을 때 여전히 매우 도전적인 목표임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정부에 세제혜택 등 인센티브를 마련해 달라고 촉구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11.4% 감축도) 현재 우리나라 탄소중립 핵심 기술 수준과 연구개발 진척도, 상용화 정도 등에 비해서는 여전히 도전적인 목표치"라며 "정부 차원에서 연구개발 확대, 기업 지원을 위한 충분한 예산 확보 등 적극적인 지원을 바란다"고 청원했다.

철강, 석유화학, 시멘트 등 탄소 다배출 제조업이 주력인 한국 산업 구조와 현재 기업들 기술 수준, 경쟁력 등을 고려하면 11.4%라는 목표치도 높은 수준이라는 것이다. 특히 탄소 배출이 많은 시멘트 업계는 목표치를 달성하려면 제조 과정에서 액화천연가스(LNG) 대신 전기를 연료로 쓰고, 유연탄 대신 폐합성수지를 사용해 탄소 배출량을 줄여야 하는데 비용 부담이 커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국시멘트협회 관계자는 "이번 정부가 현실을 일부 반영해 목표치를 하향 조정한 것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보고 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며 "탄소중립 계획에 따라 온실가스 감축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산업계 현실을 고려해 추가적인 완화 조치가 여전히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서울 시내 한 시멘트 공장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