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연장 근로하더라도 60시간 이상은 무리"…69시간 근무제 보완 지시
2023-03-16 19:40
부정 여론에 가이드라인 제시
장시간 근로 권장이 아닌 자율화 취지
노사합의 통해 단위기간 선택 입법예고
장시간 근로 권장이 아닌 자율화 취지
노사합의 통해 단위기간 선택 입법예고
윤석열 대통령이 고용노동부가 입법예고한 '주 최대 69시간' 근로시간 개편안에 대해 '60시간 이내'로 사실상의 가이드 라인을 16일 제시했다. 최근 주 69시간 근로시간 개편안을 둘러싸고 국민 여론이 급격히 부정적으로 전환되면서 개편안 개선을 지시하고 나선 것이다.
안상훈 대통령실 사회수석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은 연장근로를 하더라도 주 60시간 이상은 무리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며 "입법예고된 정부안에서 (근로시간에) 적절한 상한 캡을 씌우지 않은 것에 대해 유감으로 여기고 보완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안 수석은 이번 근로시간 개편 배경에 대해 "그간 우리 노동시장에서는 주 52시간제의 경직성에 대해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오랫동안 제기돼 왔다"고 설명했다.
안 수석은 "정부는 추후 MZ 근로자, 노조 미가입 근로자, 중소기업 근로자 등 현장의 다양한 의견에 대해 보다 세심하게 귀 기울이면서 보완 방안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고용부는 지난 6일 연장근로 관리 단위를 '주' 외에 '월·분기·반기·연'으로 확대해 '일이 많을 때는 일주일 최대 69시간까지 몰아서 일하고 적을 때는 푹 쉬자'는 내용의 근로시간 개편안을 발표한 바 있다. 현행 근로시간제는 주 40시간에서 주 최대 12시간 연장 근로를 허용하는 주 52시간제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원안 수정' 시점에 대해 "시간을 못 박고 언제까지 만들겠다는 것은 현장 이야기를 듣고 법안을 보완하라는 (윤 대통령 지시) 취지에 맞지 않는다"며 "급하게 하기보다는 보다 제대로 만드는 데 방점이 찍혀 있다"고 설명했다.
노조는 주69시간 근로제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여당 간사인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이 같은 날 주최한 '근로시간 제도 개편 방향'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이른바 MZ세대 노조라고 불리는 '새로고침 노동자협의회' 유준환 의장(LG전자 사람중심노조 위원장)은 "정부의 발표 취지가 진정 노동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그 취지가 개편안에 반영해 충족됐는지 의문"이라며"근로 시간을 유연하게 선택하고 쓴다는 취지에는 많은 노동자가 공감하겠지만 유연의 기준을 주 40시간 기준으로 떠올리지, 연장근로를 유연하게 쓰는 것으로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반면 임 의원은 모두발언에서 "최장 69시간 장시간 근로를 시켜서 노동자 다 죽이는 거냐는 가짜 뉴스가 나오는데, 너무 왜곡된 부분이 있다"며 "모든 노동자에게 69시간을 하라는 취지는 절대 아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장에서 잘 정착된 52시간은 그대로 쭉 가면 되고, 새로운 분야, 우리가 가보지 못한 분야에서 (근로 시간을) 선택할 수 있도록 유연의 폭을 넓혀 놓은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