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 인수전' 물러난 방시혁···"시장 질서 흔들며 지속할 수 없었다"

2023-03-15 21:26
15일 관훈포럼 "승패 관점 동의 못한다···플랫폼 합의에 만족"

방시혁 하이브(HYBE) 의장이 15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관훈클럽 주최로 열린 관훈포럼에서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15일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 인수 절차를 중단한 데 대해 "시장이 과열될 정도의 치열한 인수전은 예상 밖이었다"면서 "주주 가치를 훼손하고 시장 질서를 흔들면서까지 전쟁을 지속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방 의장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포럼에서 SM 인수전과 관련한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방 의장은 먼저 인수 배경에 대해 "하이브가 SM 인수 카드를 만지작거리기 시작한 것은 2019년부터이며, 두 차례 요청했는데 거절당했다"면서 "그러던 중 이수만 SM 전 총괄 프로듀서에게 지분 인수 의향을 묻는 연락이 갑작스레 왔다. 과거 인수 반대 요인으로 생각했던 부분들이 많이 사라졌다고 판단했고, 내부 검토 후 SM 인수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SM 주가가 폭등하면서 SM의 현 경영진과 카카오 간 '쩐의 전쟁'으로 번지게 된 것은 예상 밖의 일이었다는 생각을 전했다. 하이브는 인수 경쟁이 치열해지자 경영권 인수 절차를 중단했고, 카카오·SM과 플랫폼 관련 협업을 하는 데 합의했다.

방 의장은 "어느 순간 SM의 가치를 넘어서는 순간이 있었고, 끝끝내 인수하는 게 맞는지 논의가 치열했다"면서 "시장이 이리 과열됐는데 주주 가치를 훼손하고 시장 질서를 흔들면서까지 전쟁으로 바라보고 들어갈 수는 없다고 결론 내렸다"고 인수 중단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인수 (결과)를 승패 관점으로 바라보는 것에 동의하기 어렵다"며 "일각에선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라고 할 수도 있지만, 우리 미래에 가장 중요한 축인 플랫폼에 관해 카카오와 합의를 끌어내 개인적으로는 아주 만족하고 있다"고 소회를 밝혔다.

방 의장은 이수만 SM 창업자 겸 전 총괄 프로듀서의 반응도 전했다. 방 의장은 인수 포기를 결정한 뒤 이 전 총괄에게 찾아가 포기 결정을 밝혔다. 방 의장은 당시 이 전 총괄의 반응에 대해 "있는 그대로 말하면 '이길 수 있는데 왜 그만하지"라고 하더라"면서 "실망했는지 모르겠지만 나처럼 한참 후배 앞에서 '너무 실망했다'고 말하진 못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카카오와의 협력 내용에 대해선 "아직 말씀드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말을 아꼈다. 인수한 지분과 관련해선 "고민해보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