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VB 파산으로 난리인데 개미들은 은행주 담았다

2023-03-15 16:35

[자료=한국거래소]

 
미국의 실리콘벨리은행(SVB) 파산으로 글로벌 증시가 휘청인 가운데 이달 들어 개인 투자자들은 국내 은행주들을 순매수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은행주의 경우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적고, 높은 건전성과 안정적인 실적 등으로 안전하다는 인식이 커 투자자들이 매수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금융업 지수는 지난 2월 28일 366.43에서 15일 348.89로 4.78%(-17.54포인트) 하락했다. 같은기간 코스피 지수 하락률인 1.37%(-33.13포인트)를 크게 웃돈다. 정부가 금융회사에 대한 공공성 강화 및 규제 리스크에 대한 우려로 투자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SVB 파산에 따른 우려심리가 더해지며 약세를 보였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은행업 주가 하락에 대해 “시장금리는 반등했으나 물가상승률의 둔화로 추가 긴축 강도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추가 긴축이 이뤄져도 은행업의 펀더멘털 개선 폭이 크기는 어렵다는 점 대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부동산 연착륙을 위한 금융 지원으로 취약차주 부실 위험이 확대되고 있다”면서 “연초 주가 상승을 주도했던 주주환원 이벤트가 종료된 점도 이유”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개인 투자자들은 이달 들어 신한지주를 737억3100만원어치를 순매수 했고, 우리금융지주(521억4200만원), 카카오뱅크(411억1700만원), 하나금융지주(392억2400만원), 기업은행(263억3800만원), KB금융(199억9900만원) 순으로 사들였다.
 
개인 투자자들의 대형 은행주 순매수에 대해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개인 투자자들이 미국발 금융리스크를 국내 금융주와 달리 보고 있는 것”이라며 “예전보다 한층 더 똑똑해진 투자를 진행중인 것으로 보면 된다”고 분석했다.
 
다른 관계자는 “은행주의 경우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적고, 이미 주가는 크게 낮은 상태에 있다”면서 “금융주의 드라마틱한 반등을 기대하긴 어렵지만 안정적인 실적과 주주환원 등은 현재의 복잡한 장세에서 안정적인 투자처로 인식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의 주가 하락은 정부 규제가 큰 이유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주가가 하락할 경우 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단기적으로 모멘텀을 기대할 수 있는 실적 시즌까지는 다소 시간이 남아있는 만큼 투자심리의 가시적 회복까지는 다소 시간 소요 예상된다”며 “하지만 현재의 은행주 주가는 이미 과도한 저평가 구간에 놓인 가운데, 안정적 실적 및 이에 기반한 주주환원 기대는 여전히 유효한 만큼 과도한 조정은 매수 기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