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지역 균형 발전을 지원하기 위해 전국에 위치한 계열사 사업장을 중심으로 향후 10년간 총 60조1000억원의 투자를 단행한다. 지역 풀뿌리 기업과 산업 생태계의 경쟁력을 높이고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 지역 균형 발전에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15일 삼성전자는 전자·디스플레이·SDI·전기 등 삼성 계열사들이 향후 10년간 충청·경상·호남 등에 위치한 주요 사업장을 중심으로 제조업 핵심 분야에 총 60.1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은 이번 계획에 같은 날 발표된 윤석열 정부의 '국가첨단산업단지 조성'에 발을 맞추는 의미도 담았다.

삼성은 반도체 패키지, 최첨단 디스플레이, 차세대 배터리, 스마트폰, 전기부품, 소재 등 지역별로 특화 사업을 지정해 투자를 집행하겠다는 방침이다. 각 지역이 해당 분야에서 글로벌 수준의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중점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투자 이외에도 지역 기업의 자금·기술·인력 등을 입체적으로 지원·육성해 회사와 지역 경제가 더불어 성장하는 '지속가능한 상생 모델'을 구현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지역별로 보자면 충청권에는 △반도체 패키지 특화단지 △첨단 디스플레이 클러스터 △차세대 배터리 마더 팩토리(Mother factory) 등을 조성하기로 했다. 경상권은 △차세대 적층 세라믹 커패시터(MLCC) 생산 거점 △글로벌 스마트폰 마더 팩토리 △고부가가치 선박 생산 거점으로 육성할 예정이다. 호남권은 스마트 가전 제품 중심으로 생산량을 확대해 삼성의 미래 가전 사업의 중추적 역할을 맡게 된다.

이 같은 자체적 투자 이외에도 삼성은 지역 기업의 자금·기술·인력 등을 입체적으로 지원·육성하겠다는 방침이다. 우선 삼성은 반도체 설비·소재 경쟁력 강화 및 국산화 확대를 위해 향후 10년 동안 5000억원을 지원해 국내 협력회사들과의 공동 연구개발을 확대한다. 중소 팹리스 기업에 대한 MPW(멀티 프로젝트 웨이퍼) 지원도 동일한 규모로 단행해 국내 반도체 생태계 활성화를 지원한다.

삼성은 향후 산업 패러다임 변화에 따라 AI·디지털 대전환·ESG까지 고려해 기존의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 사업을 고도화한다. 향후 10년 동안 5200억원을 지원해 2~3차 협력회사와 취약 산업·소멸 지역 기업을 우선적으로 스마트공장 지원을 단행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삼성은 중소기업의 온실가스 감축 및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투자를 지원하기 위해 1조원 규모의 'ESG 펀드'를 조성해 운영한다. 또 국가적인 물 부족 사태 해결을 지원하기 위해 오·폐수를 공업용수로 전환하는 '오폐수 재이용 기술'을 전국 지역 산업단지 입주 중소기업들과 공유하고 컨설팅을 실시한다.

지역 인재 양성을 위해서도 발벗고 나선다. 삼성은 주요 국내 대학들과 함께 운영 중인 반도체 계약학과를 지방 소재 대학에도 신규로 개설해 지역 반도체 인재를 육성하고 미래 지방 산업단지 조성 여건을 구축할 계획이다. 또 지방 청년층을 대상으로 삼성청년 소프트웨어 아카데미(SSAFY) 교육 기획를 확대해 성장 기회를 제공한다.

재계 관계자는 "충청과 경상과 호남 등이 첨단 산업의 글로벌 생산거점이 되어 경제적 도약을 이룬다면 대한민국의 각 지역 경제권이 일본과 대만 등 주요 국가의 핵심 산업과 경쟁을 벌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