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교그룹, 3년 연속 적자인데 배당잔치…오너일가 배불리기?

2023-03-16 13:00

 

최근 국세청으로부터 특별세무조사를 받고 있는 대교그룹이 3년 연속 순손실을 기록하고 있는데도 오너일가에 대한 현금 배당을 이어가고 있다. 대교가 경영실적 악화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오너일가 배불리기에 치중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16일 아주경제 취재에 따르면 대교그룹 지주사인 대교홀딩스는 이달 말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지난해 실적에 대한 기말 현금 배당을 의결할 예정이다. 

앞서 대교홀딩스는 적자에도 불구, 2020년과 2021년에 각각 69억2800만원의 현금 배당을 실시한 바 있다. 

대교홀딩스의 현금 배당 규모는 정해지지 않았다. 다만 경영악화로 배당 규모는 전년보다 축소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교그룹 관계자는 “오는 30일 열릴 대교홀딩스 주주총회에서 배당안이 상정된다”며 “배당액 규모를 포함한 배당 정책은 정해진바 없으며, 주주총회를 통해 결정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대교홀딩스는 강영중 회장과 특수관계자가 98.2% 지분을 가지고 있는 만큼 배당액 대부분은 강 회장과 그 일가에 지급된다.

핵심 계열사인 대교 역시 2020년과 2021년 중간과 기말배당을 합쳐 각각 84억8400만원, 67억9900만원의 현금 배당을 실시했다. 적자가 3년째 이어진 지난해 7월에도 24억9000만원의 중간배당을 실시했다.

다만 이달 말 주주총회에서 의결될 예정인 지난해 기말 배당의 경우 경영상태를 고려, 정관에 명시된 일부 우선주에 한해 최소한으로 실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대교그룹이 코로나19 이후 3년 연속 적자 수렁에 빠져있다는 점이다.

대교홀딩스 연결기준 손익계산서에 따르면 대교그룹은 2020년과 2021년 각각 212억원, 33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대교그룹은 이달 중 공시 예정인 지난해 실적도 역대 최대 적자가 유력한 상황이다. 최근 잠정 공시된 핵심 계열사 대교의 작년 당기순손실이 전년 424억원 대비 3배 넘게 폭증한 1361억원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대교그룹이 적자경영에도 배당을 지속하는 이유로 대교홀딩스가 지난 2001년 설립 후 20년 넘게 오너 일가의 자금줄 역할을 담당해왔다는 점을 거론한다. 실제 본지가 대교홀딩스 감사보고서를 검토한 결과 대교홀딩스가 2012년부터 2021년까지 주주에게 지급한 배당금은 708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너와 특수관계자의 지분을 감안하면 거의 전액 강 회장 일가에 흘러간 셈이다.

대교홀딩스는 대교, 대교디앤에스 등 계열사에서 받은 배당수익을 다시 강 회장과 일가에 배당했다. 대교홀딩스는 2021년 대교 36억9370만원, 대교디앤에스 37억1831만원, 대교씨엔에스 5억828만원 등 계열사로부터 총 80억9253만원의 배당수익을 올렸다. 대교홀딩스는 같은 해 강 회장을 비롯한 주주들에게 69억2800만원을 배당했다. 

일각에서는 대교홀딩스와 대교가 경영악화에 불구 현금 배당을 강행하는 것은 강영중 회장 두 아들의 승계 재원 마련을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도 제기된다. 강 회장은 2021년 3월 장남인 강호준씨를 대교 대표로, 지난해 3월에는 차남 강호철씨를 대교홀딩스 대표로 임명해 두 아들을 대교그룹의 전면에 세웠다. 

강호준·호철 형제의 대교그룹 계열사에 대한 절대적 지분은 아직 많지 않다. 하지만 보통주 대비 배당을 더 받는 우선주를 중심으로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두 형제는 대교홀딩스의 우선주 지분 2.5%와 보통주 0.1%를 소유하고 있다. 또한 대교 보통주 0.03%를 가지고 있고 우선주는 강호준 대표 0.03%, 강호철 대표가 0.30%를 보유하고 있다.

형제는 현재 크리스탈원 지분도 각각 49.02%씩 소유하고 있다. 크리스탈원은 한때 강 회장 두 아들의 승계 활용으로 주목받다 현재 사업을 중단한 회사다. 하지만 사업 중단 후에도 대교그룹의 핵심 계열사에 대한 지분을 가지고 있어, 승계 자금 마련을 위한 배당 창구로 여전히 이용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크리스탈원은 대교와 대교홀딩스 우선주를 각각 9.8%, 1.8%씩 보유하고 있고 소량의 보통주도 가지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을 종합할 때 두 형제가 매년 대교·대교홀딩스로부터 받는 배당액은 수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이에 대해 대교그룹 관계자는 “현재 승계와 관련된 내용은 정해진 바 없고 회사의 배당정책과 전혀 관련이 없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