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카드, 올 상반기 '내실' 다지고 하반기 '영업 확장' 나선다

2023-03-13 14:57

 

신한카드가 올 상반기에는 성장보단 내실 다지기에 집중하기로 사업 방향을 잡았다. 작년 하반기 발생했던 자금조달 경색 문제는 일단락됐지만, 이후 연체율이 본격적으로 고개를 들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결과다. 이에 작년 4분기에 대손충당금을 선제적으로 늘렸고, 동시에 배당성향은 40%까지 낮췄다. 이를 통해 비축된 체력을 바탕으로, 올 하반기 시장 상황에 맞춰 본격적인 영업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13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최근 내부 회의를 열고 올해의 사업 전략을 이같이 확정했다.
 
이 과정에서 최우선으로 고려한 요인은 ‘연체율 관리’다. 카드사들의 연체율은 작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상승세로 돌아선 상황이다. 올 1분기에도 이러한 기조는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급격한 금리상승으로 원리금 상환이 어려운 가계가 급증한 게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카드사 입장에선 연체율이 어디까지 치솟을지 정확히 가늠하기 힘든 상태다.
 
건전성 관리를 위해 가장 먼저 취한 조치는 대손충당금 확대다. 신한카드의 작년 4분기 당기순이익(537억원)이 전년 동기(1363억원)보다 61%나 줄어든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이 회사의 작년 4분기 대손충당금은 1918억원으로 재작년(1048억원)보다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이는 실적 감소분인 826억원을 상회한다. 즉 대손충당금을 제외하면 소폭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는 뜻이다. 위험성 관리를 위해 실적 악화도 감내한 셈이다.
 
배당 규모도 낮췄다. 올해 배당금 규모를 2566억원으로 작년(3376%)보다 24% 줄였다. 이에 따라 배당성향 역시 40%까지 떨어졌다. 카드사 중 배당 규모를 축소한 건 신한카드가 유일하다. 이는 향후 자체 체력을 높일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여기엔 문동권 신한카드 대표의 의사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그는 앞서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지낼 당시에도 건전성 관리를 줄곧 최우선 과제로 강조해왔다. 작년 4분기의 대규모 대손충당금 확대 역시 그가 CFO일 때 확정했던 사안이다. 올 상반기에는 전반적인 금리와 연체율 상황을 지켜보며, 일단 위험성 관리에 집중하자는 방향성을 임원들에게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금융당국으로부터 뭇매를 맞았던 대출금리 역시 적정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1월 말 기준 신한카드의 카드론(장기카드대출) 평균금리는 14.67%로 전업 카드사 중 가장 낮았다. 가장 높은 곳은 롯데카드로 15.90%를 기록했다. 금리인하요구권 수용 수준도 양호했다. 작년 하반기 가계대출 금리 인하 수용률은 67.78%로 업계 평균(57.27%)보다 10% 포인트 이상 높았다. 총 이자감면액도 3억7577만원으로 카드사 중 3번째로 높았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지난달 16일 카드사 전략 임원들을 불러 모아, 높은 대출금리에 대해 크게 지적할 당시에도 신한카드는 별다른 화두로 거론되지 않았다”며 “업계 1위 업체임에도 큰 지적을 받지 않은 건 리스크 관리를 적정수준에서 유지해온 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