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찾은 소니 회장···한·일 반도체 동맹 급물살

2023-03-06 18:36

일본의 대표 기업으로 꼽히는 소니 수장이 한국 대표 기업 삼성전자를 방문했다. 재계에서는 삼성전자와 소니가 자율주행차에 필요한 고성능·고용량 메모리반도체와 관련한 협업을 모색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6일 재계에 따르면 요시다 겐이치로 일본 소니 회장이 이날 경기 평택의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를 방문했다. 삼성전자에서는 경계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사장이 요시다 회장을 맞이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들은 평택캠퍼스 방문 이후 나란히 삼성전자 천안과 온양캠퍼스를 찾아 반도체 첨단 패키징 시설도 살펴본 것으로 전해졌다. 요시다 회장의 삼성전자 방문은 일종의 '답방' 개념으로 해석된다. 경 사장은 지난해 11월 도쿄에 소재한 소니 본사를 찾아 요시다 회장과 면담을 나눴다.

두 회사는 이미지센서 시장에서는 경쟁사로 꼽히지만, 삼성디스플레이가 퀀텀닷유기발광다이오드(QD-OLED)를 소니에 공급하는 등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비록 2012년 결별하기는 했지만 2004년에는 삼성전자와 소니가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제조 합작법인인 'S-LCD'를 설립하는 등 대규모 협력을 진행한 사례도 있다.

재계에서는 요시다 회장의 이번 삼성전자 방문은 자율주행차량에 필요한 고성능·대용량 메모리반도체 관련 논의를 신속하게 전개하기 위해서라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경 사장이 소니 본사를 방문했을 때에도 자율주행차량용 반도체와 관련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소니는 혼다와 함께 소니혼다모빌리티(SHM)를 설립해 자율주행차량을 개발하고 있다. 올해 초 열린 미국 소비자가전전시회(CES)에서는 자율주행 전기차 프로토타입인 '아필라'를 선보이기도 했다.

재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이후 반도체 최대 수요처로 떠오르고 있는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서 소니라는 고객을 놓칠 수 없는 만큼 협력 관계를 적극적으로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소니는 지난해 도요타·키옥시아·NTT·소프트뱅크·NEC·덴소·미쓰비시UFJ은행과 함께 반도체 기업 라피더스를 설립했다.

한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이날 요시다 회장과 만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계현 삼성전자 사장 [사진=삼성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