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中양회] "올해 성장률 '5% 안팎'"...대내외 도전 속 '안정' 강조

2023-03-05 13:20
전인대 개막식…역대 최저 성장률 목표치
美 제재, 수출 약화, 수요 부진 등 도전 직면
미·중 패권, 대만문제 갈등 속 국방비 오름세

5일 오전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 개막식에서 리커창 총리가 정부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중국이 대내외 불확실성 속에 시진핑 집권 3기 첫해인 2023년 경제성장률 목표를 역대 최저인 5% 안팎으로 제시했다. 

미약한 소비 심리, 수출 감소, 부동산 경기 하방 압력 등 국내 요인뿐만 아니라 미·중 지정학적 갈등, 대만 문제 등 대외적으로도 불확실성이 만연한 가운데서다. 

그럼에도 국방비 증가율은 전년보다 상승하는 등 미·중 패권 전쟁에서 밀리지 않고 대만 통일 대업을 완수하겠다는 의지를 확인했다. 
 
美 제재, 수출 약화, 수요 부진 등 도전 직면

중국 주요 사회 경제 목표치 [자료=중국 정부업무보고]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5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개막식에서 정부업무보고를 통해 올해 성장률을 '5% 안팎'으로 제시했다. 성장률 목표를 발표하기 시작한 1994년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난해 중국은 성장률 목표치를 5.5% 안팎으로 설정했으나 코로나19 충격 등으로 인해 경제는 실제로 3% 성장하는 데 그쳤다. 

올 초부터 중국 제조업 지표 등에서 강력한 경기 회복세가 감지되곤 있지만 소비·수출·부동산 등 부문에서 지속적으로 회복세가 이뤄질지는 아직 불확실한 상황에서 중국 지도부가 보수적으로 올해 경제 목표치를 잡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리 총리는 이날 업무보고에서 지난해 주요 경제 성과를 나열하면서 “폭풍우가 몰아친 국제 환경과 어렵고 힘든 국내 개혁 발전 안정 임무에 직면해 중국의 발전이 성과를 내기는 극도로 쉽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그는 올해도 중국이 여러 가지 도전 과제에 직면해 있다며 글로벌 인플레이션, 글로벌 경제무역 성장동력 약화, 외부 제재 확대 등 외부 환경에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강조했다. 내부적으로도 수요 부진, 민간 투자와 민영 기업 불안정, 중소 영세기업 경영난, 고용 불안정, 부동산 리스크, 과학 혁신 능력 취약 등 어려움이 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올해는 경제를 안정적으로 운영하면서 성장을 추구하는 게 필수임을 강조했다. 이날 1만8000자 넘는 업무보고에는 성장(發展)이 131차례, 안정(稳)이 90차례나 언급되면서 주요 키워드로 등장했다.

특히 리 총리는 안정적인 경제성장을 위해 내수 확대를 가장 먼저 언급했다. 소비 회복·확대를 우선순위에 놓고 도농 주민 소득을 늘리는 데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또 인프라 건설을 위한 지방정부 특수채권 발행액을 3조8000억 위안으로 전년(3조6500억 위안)보다 늘리기로 했다.

적극적 재정정책도 강조했다. 올해 중국 GDP 대비 재정적자율을 3%로 지난해 2.8%보다 다소 높게 잡은 것. 

통화정책에선 다소 신중함이 묻어났다. 리 총리는 온건한 통화정책을 견지해 형세 변화에 따라 탄력적으로 통화정책을 운용하겠다며 지급준비율, 재대출 등 정책 수단을 동원해 실물경제를 지원하고 중소기업 대출난 등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했다.

부동산 부문에서는 우량 기업에 대한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예방하고 자산부채율 개선을 지원하는 한편 무분별한 확장을 막고 부동산 부문이 안정적으로 발전하도록 촉진하겠다고 했다. 이 밖에 지방정부 부채 리스크도 해소할 것이라며 부채 상환 기한을 개선해 이자 부담을 줄이고 신규 부채를 억제하겠다고 강조했다. 
 
미·중 패권, 대만 문제 갈등 속 국방비 오름세
중국은 올해 국방비 예산은 전년보다 7.2% 증가한 1조5537억 위안으로 책정했다. 지난해 증액 폭(7.1%)보다 0.1%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중국 국방비 예산 증가율은 2019년 7.5%에서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2020년부터 2년 연속 6%대로 내려갔다가 지난해 다시 7%대를 회복했다. 

리 총리는 이날 업무보고에서 “인민해방군 건군 100주년이 되는 2027년을 목표로 투쟁해야 한다”며 실전 군사훈련과 전투태세를 강화하는 등 군사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치열한 미·중 전략적 경쟁 속에 대만을 둘러싸고 미국과 갈등이 고조되는 등 미국의 대중국 견제 행보에 대응하고 대만 통일 과업을 위해 국방 현대화를 추진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됐다. 

다만 왕차오 전인대 대변인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중국 GDP 대비 국방비 비중은 기본적으로 안정적이며, 세계 평균 수준보다 낮고 증가율도 비교적 적절하고 합리적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국방비 증액은 복잡한 안보 형세에 대응하고 대국으로서 책임을 이행하는 데 필요한 것"이라며 중국 군사 현대화는 어느 나라에도 위협이 되지 않고, 오히려 지역 안정과 세계 평화를 지키는 적극적 힘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환구시보도 이날 전문가를 인용해 올해 중국 국방비 예산은 달러로 환산하면 2248억 달러로 지난해보다 낮은 수준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쑹중핑 중국 군사전문가는 이날 홍콩 명보를 통해 "지난 1년간 우크라이나 사태, 미국 하원 의장의 대만 방문, 정찰 풍선 등 미·중 갈등, 일본의 공격적 미사일 구매 등 변화무쌍한 국제 정세 속에서 중국은 신무기 장비 구매 증가, 실전훈련 강화, 군 복지 개선 등 군비 태세를 강화하는 데 추가 예산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