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CEO 라운지] '취임 1년'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아시아 넘버원' 향한 이유 있는 자신감

2023-03-04 06:10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 [사진=하나금융그룹]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취임 1주년을 맞았다. 금융그룹 사령탑에 오른 지 첫 해 만에 역대 최대 실적과 은행권 깜짝 '리딩뱅크' 등극으로 합격점을 받은 함 회장은 적극적인 주주환원정책과 취약차주 고통분담을 위한 금융지원 등을 통해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신기술의 대향연인 CES 행사와 실리콘밸리 등을 직접 방문하는 등 적극적인 현장 행보로 '디지털 혁신'에도 힘을 실으면서 취임 초부터 목표로 한 '아시아 최고 금융그룹'에 한 발짝 가까이 다가서고 있다.  

◇'연간 순익 3.6조' 첫 해 실적 합격점···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는 과제 

3일 하나금융그룹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2022년 연간 당기순이익 3조625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2.8% 늘어난 수치다. 하나금융은 시장금리 상승 속에서도 기업 대출을 중심으로 대출자산이 늘면서 수익 증가를 이끌었다. 실제 지난해 대기업대출은 전년 대비 37% 이상 증가했고 중소기업대출 역시 9.8% 확대됐다. 그룹의 이자이익과 수수료이익을 합한 '핵심이익'은 14.7% 증가한 10조6642억원을 나타냈다. 


특히 최근 실적 발표에서 금융권 안팎의 이목을 집중시킨 부분은 그룹사 맏형인 하나은행이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 양강구도를 제치고 시중은행 순익 깜짝 1위를 달성했다는 점이다. 하나은행은 작년 말 기준 3조1692억원 상당의 순익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23% 이상 개선된 것으로 파악됐다. 은행 핵심이익은 전년 대비 22.0% 증가한 8조3799억원이다.

다만 비은행 강화는 여전히 함 회장이 풀어야 할 과제로 꼽힌다. 비은행 자회사 중에서는 하나캐피탈이 유일하게 전년 대비 9.7% 성장한 298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반면 하나증권은 주식시장 부진과 금리 상승 여파로 수수료 수익에 직격탄을 입는 등 비은행 계열사들이 고전을 면치 못했다. 그룹 순익에서 비은행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2019년 24%, 2020년 34.3%, 2021년 35.7% 등으로 꾸준히 상승하다 지난해에는 19.9%로 하락했다. 

함 회장 역시 신년사 등을 통해 인수합병 등 과감한 시도를 통한 '비금융 강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함 회장은 "보험, 카드, 자산운용 등 비은행 부문의 M&A를 포함한 모빌리티, 헬스케어, 가상자산 등 비금융 부문에 대한 적극적인 제휴와 투자를 통해 새로운 영역으로 업의 범위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 "답은 현장에 있다" CES·실리콘밸리 방문 '광폭행보'···적극적인 주주가치 제고도

함 회장은 또한 올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한 ‘CES(국제전자제품박람회) 2023’ 행사를 직접 참관한 데 이어 구글(Google) 베이뷰 캠퍼스와 엔비디아(NVIDIA) 본사를 직접 방문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통해 하나금융의 '디지털 혁신'과 '아시아 최고 금융그룹 도약'에 힘을 싣고 있다. 

함 회장은 올해 초 샌프란시스코 구글 베이뷰 캠퍼스에 방문해 ‘전 세계의 정보를 체계화해 모두가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는 구글의 목표와 ‘하나로 연결된 모두의 금융’이라는 하나금융 비전이 일맥상통하다고 강조했다. 함 회장은 이 자리에서 구글 기업문화에 대해 소통하고 금융 관련 서비스와 기술 아이디어를 교환하기도 했다. 함 회장은 또한 엔비디아 본사도 방문해 세계 1위의 GPU(Graphic Processing Unit)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데이터베이스(DB) 관리 기술과 4D 모델링 등 디지털 혁신 기술을 체험하기도 했다.

한편 함 회장이 이끄는 하나금융은 배당성향을 27%로 결정하며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에 나서고 있다. 하나금융은 중장기적으로 총주주환원율 목표를 50%로 설정하고 그룹 보통주 자본비율 13~13.5% 구간에서는 전년도보다 증가한 보통주자본비율의 50%에 해당하는 자본을 주주에게 돌려준다는 방침이다. 13.5%를 초과할 경우 '초과 자본을 주주에게 환원한다'는 구체적인 원칙도 밝혔다.

함 회장은 이 같은 적극적인 경영전략을 기반으로 올해 △글로벌 위상 강화 △디지털 금융 혁신 △업의 경쟁력 강화를 구체화하겠다는 구상이다. 함 회장은 "2023년 다가올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찾자”며 “그룹 모두가 하나가 돼 그룹의 지향점인 '아시아 최고 금융그룹'을 향해 나아가자"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