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라왕' 우려에 하락한 빌라 전세비중 '원상회복'…"전세가 싼 데 어쩔 수 없죠"
2023-03-01 18:06
월세에 비해 전세 하락폭 커…정부 전세사기 방지 움직임에 생각 전환
'빌라왕' 우려에 크게 감소했던 서울 빌라(다세대·연립) 임대차 거래 중 전세 거래 비중이 제자리를 찾고 있다. 최근 전세가격이 크게 하락한 데다 정부에서 전세사기를 막기 위한 대책 등을 내놓으며 세입자들이 다시 전세를 찾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2월 서울 지역 빌라 임대차 거래 가운데 전세 거래 비중은 59.8%(6722건 중 4023건)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임대차 거래 중 전세 거래 비중이 각각 50.2%(8735건 중 4551건), 51.8%(7709건 중 3992건)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많게는 9%포인트 이상 늘어난 것이다.
앞서 전세 거래 비중은 지난해 전반적으로 60% 안팎을 유지하다 11월 58.4%에서 12월 50.2%로 내려앉으며 8.2%포인트 급락했다. '빌라왕 사태'와 높은 전세가율로 인한 깡통전세 사례가 본격적으로 알려지면서 빌라 전세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던 시기다.
월세 부담이 상대적으로 커진 것도 전세로 수요가 몰리는 한 원인으로 꼽힌다. 관악구에 거주하는 김모씨(33)는 “전세사기 우려 때문에 빌라 월세를 찾았는데 월세로만 100만원가량 들어가게 돼 주거비 부담이 너무 커졌다”며 “모아둔 돈과 대출 약간, 부모님께 빌린 돈까지 끌어모아 전세를 구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한국부동산원 전세가격지수 자료에 따르면 서울 빌라 전세가격은 지난 1월 0.71%, 12월 1.15%, 11월 0.66% 떨어지는 등 급락하고 있다. 반면 월세는 2020년 4월 보합 이후 지난해 11월까지 꾸준히 오르다가 지난해 12월 0.05%, 1월 0.12% 등 소폭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구로구에 거주하는 박모씨(31)는 “최근 정부 등에서 전세사기를 잡기 위해 전방위로 나서고 있어 조금 안심하고 있다”며 “언론 등을 통해 거래 시 주의해야 할 점 등을 알아보고 최근 새롭게 전세 계약을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