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세무조사에 구조조정까지"...연초부터 뒤숭숭한 스타트업들

2023-03-01 12:21
투자난항에 비상경영 돌입...대규모 인력 감축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스타트업계가 안팎으로 뒤숭숭한 연초를 보내고 있다. 경기 침체로 인한 투자 난항으로 대규모 구조조정에 돌입하는 데다 각종 횡령·배임 관련 소식이 나돌며 몸살을 앓고 있어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국세청이 배달대행 플랫폼 ‘만나플러스’ 운영사 만나플래닛을 대상으로 고강도 세무조사에 들어갔다.

회사 측은 특별 세무조사는 아니라는 입장이지만 이번 세무조사가 정기 세무조사가 아닌 비정기 세무조사로 특별 세무조사에 힘이 실리고 있다. 국세청은 적립금 유용 문제에 대해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만나코퍼레이션은 작년 말 라이더와 가맹점의 돈을 당사자 동의 없이 라이더 확보 마케팅 비용인 총판대여금에 투입해왔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만나플래닛은 만나플러스 서비스를 운영하는 만나코퍼레이션의 자회사지만, 플랫폼 운영에 필요한 배송·배차 관리 시스템 운영은 물론 주문관리와 정산까지 모두 담당하고 있다.

만나플래닛은 코로나 시기 배달대행 시장에 후발주자로 등장했지만, 매년 두 자릿수 이상의 실적 성장을 견인하며 업계는 물론 투자 시장의 뜨거운 관심을 받은 기업이다.

하지만 지난해 말 현대차와의 대규모 투자유치 무산을 시작으로 각종 횡령·배임 의혹에 시달리며 경영상태가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 결국 만나코퍼레이션은 지난달 긴축 경영 와중에 인력 구조조정을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온라인 법률서비스 플랫폼 ‘로톡’ 운영사인 로앤컴퍼니도 최근 경영악화로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로앤컴퍼니는 현재 직원 50% 감원을 목표로 희망퇴직 접수를 진행하고 있다. 직원들의 연봉은 동결됐으며, 경영진 임금은 삭감됐다. 지난해 6월 입주한 신사옥도 다시 내놨다.

로앤컴퍼니의 경영악화는 대한변호사협회(변협)와의 갈등 장기전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예비유니콘으로 주목받던 데이터 기반 농식품 스타트업 ‘그린랩스’ 역시 투자 유치 난항으로 휘청이고 있다. 그린랩스는 지난해 1월 1700억원 규모의 시리즈C 투자를 유치하며 기업가치 8000억원을 인정받은 기업이다. 

그린랩스는 농민과 농산물을 납품받는 업체의 중간에 들어가는 구조로 유통사업을 전개했다. 주로 농민에게 농산물을 구입한 뒤 업체에 넘기는 방식이다. 그린랩스는 농민과 업체에 대금 지급을 일찍 해주고, 수령에 관해서는 늦게 받는 방식으로 사업을 확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경기 침체로 이 과정에서 미수 채권을 채우는 금융사 대출이 어려워지면서 시작됐다. 그린랩스는 결국 자금난을 이기지 못하고 사업 규모를 줄이기 위한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구조조정 규모에 대해선 알려진 바 없지만, 전체 임직원의 90%에 달할 것이란 의견까지 나오고 있다. 현재 그린랩스 임직원은 500여 명이다. 

이외에도 공유오피스 업체 ‘패스트파이브’, 수산물 배송 플랫폼 업체 ‘오늘식탁’, 배달대행 플랫폼 ‘이어드림’ 등이 경영상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스타트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위기 속 급속도로 성장한 스타트업들이 유동성 위기에 빠지며 생존을 위해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다”며 “올해도 경기침체 등으로 투자 유치 난항이 예상되는 만큼, 시장에서 수익성을 내지 못하는 스타트업은 구조조정 칼바람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