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 시장 잡아라"..대체유 시장 선점 나선 식품업계

2023-02-27 15:43

매일유업 어메이징 오트 3종. [사진=매일유업]

식품업계에 대체육에 이어 대체유(乳) 열풍이 불고 있다. 

현재 대체유 시장은 유업계가 선도하고 있지만 신세계푸드, CJ제일제당 등 종합 식품 기업도 속속 진출하며 시장 선점을 향한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27일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작년 국내 식물성 대체유 시장 규모는 646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4년 전인 2019년 5425억원과 비교해 19%가량 성장한 수준이다. 

두유를 제외한 식물성 대체유 시장 성장세는 더욱 가파르다. 관련 시장 규모는 2019년 376억원에서 지난해 848억원으로 3년 만에 126% 확대됐다. 2026년에는 1092억원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대체유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높아지자 식품업체들은 앞다퉈 대체유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그동안에는 콩을 주원료로 한 제품이 다수를 차지했지만, 최근엔 아몬드, 귀리 등 다양한 곡물을 활용하는 상황이다. 
 

신세계푸드가 특허청에 상표권 출원한 '제로 밀크'. [사진=특허청]

신세계푸드는 최근 특허청에 대체유 브랜드 상표권 '제로밀크(Zero Milk)'를 출원하고 비건 시장에 출사표를 냈다. 출시 예정인 품목은 귀리를 원료로 한 대체유와 식물성 치즈 등이다. 귀리 우유 시제품은 개발을 마쳤다. 다만 상용화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란 관측이다.

그간 신세계푸드는 대체육 브랜드 '베러미트' 육성에 주력해왔다. 올해는 대체유를 포함한 식물성 식품사업을 한층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CJ제일제당 역시 지난해 대체유 전문 브랜드 '얼티브'를 선보였다. 2021년 10월 사내 독립조직으로 출범한 사내벤처 '플랜트베이스드데어리'가 론칭한 제품이다. 현미와 완두콩 단백질만을 사용한 100% 식물성으로 만든 것이 특징이다. 

현재 식물성 대체유 시장을 선도하는 것은 유업계다. 매일유업은 가장 먼저 시장 선점에 나선 선두업체로 꼽힌다. 2015년부터 독점 생산·공급하는 '아몬드브리즈'에 이어 자체 개발한 '어메이징 오트'를 선보이며 제품 구색을 늘렸다. 현재 매일유업의 식물성 음료 제품 수는 총 15종(두유 제품 포함)이다. 작년 전체 식물성음료의 판매량은 전년 대비 30%가량 증가했다. 올해는 커피전문점 등 B2B(기업과 기업 간 거래)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남양유업은 지난해 대체유 시장에 3년 만에 다시 뛰어들었다. 남양유업이 2019년 출시한 식물성 원료 브랜드 '자연이 답'은 시장에서 소리 없이 단종됐다. 남양유업은 작년 자체 개발한 '아몬드데이'를 출시하며 다시 시장 공략을 꾀하고 있다. 

동원F&B는 올해 상반기 내 대체유 신제품 출시를 준비 중이다. 앞서 2021년 12월 '그린 덴마크' 귀리·아몬드 2종을 출시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유당불내증 등으로 동물성 우유 섭취가 불가능한 소비자와 동물 복지 등을 중시하는 MZ세대를 중심으로 대체유 구매가 늘어나는 추세다. 올해 대체유 시장 성장세는 작년과 같은 흐름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업체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