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동해에 '게임체인저' 이지스함 띄웠다…北도발 대응

2023-02-22 16:04
軍, 한미일 안보협력 강조 이틀만에 해상 연합훈련
"3국 안보협력 강화하고 대응체계 확고히 해" 평가
한미일 안보협력 주제로 서울서 8차 '세종국방포럼'

 

한·미·일은 22일 동해의 공해상에서 해상 미사일 방어훈련을 실시했다. 사진에서 왼쪽부터 일본 아타고함, 미국 배리함, 한국 세종대왕함.  [사진=합동참모본부]


한국과 미국, 일본이 22일 동해에서 해상 미사일 방어훈련을 했다. 북한이 동해로 연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을 발사하며 무력도발을 감행한 데 대응한 움직임이다. 전문가들은 한·미·일 안보협력에 일부 공감하면서도 속도를 두고는 의견이 엇갈렸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한·미·일은 이날 동해의 공해상에서 해상 미사일 방어훈련을 실시했다. 이번 훈련에는 우리 군의 이지스 구축함 세종대왕함, 미국 해군의 이지스 구축함 배리함, 일본 해상자위대의 이지스 구축함 아타고함이 참가했다.
 
이지스 구축함은 해상 전투는 물론, 핵·탄도미사일과 전투기에 대한 탐지·추적·격추, 지상 목표물 타격 등 육·해·공 전투 능력을 모두 보유했다. 현대전에서 ‘게임체인저’로서의 위상이 점점 더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훈련에서 3국 군은 탄도미사일 표적 정보를 공유하고, 탐지·추적·요격 절차를 숙달하는 데 중점을 뒀다. 합참은 “한·미·일은 이번 해상 미사일 방어훈련을 통해 안보협력을 강화하고, 대응체계를 더 확고히 했다”고 평가했다.
 
앞서 합참은 20일 북한의 SRBM 탐지 내용을 발표하며 ‘한·미·일 안보협력’을 강조했다. 합참은 “군은 북한의 추가 도발에 대비해 한·미 간 긴밀한 공조 하에 관련 동향을 추적 감시하면서 한·미·일 안보협력을 바탕으로 확고한 대응태세를 갖추고, 북한의 어떤 도발에도 압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기초로 확고한 대비태세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합참은 그동안 ‘한·미 간 긴밀한 공조’에 대해서는 자주 언급해왔다. 하지만 ‘한·미·일 안보협력’이 언급된 것은 이례적이다.
 
이에 대해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한·미동맹을 토대로 한·일 간 군사협력 필요성에 대해 그동안 말해왔고, 실시간 (북한 미사일) 경보 정보 공유에 관해 언급한 적이 있는데 그런 것들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미·일이 연합훈련에 나선 배경에는 최근 이어진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이 지목된다. 앞서 북한은 18일에는 미국을 겨냥한 ICBM ‘화성-15형’을 발사하고 이틀 만인 20일에는 대남 전술핵무기인 ‘초대형방사포’(KN-25·SRBM) 2발을 발사했다.
 
새해 첫날인 지난 1월 1일 초대형 방사포 발사 이후 50여일 가까이 잠잠하다가 올해 두 번째, 세 번째 무력도발을 짧은 시간 내에 연이어서 단행했다.
 
한·미·일 북핵수석대표들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한목소리로 규탄했다. 3국 대표들은 북한 도발에 따른 전방위적 대응을 강화하기 위한 대응을 지속해나가기로 했다.
 
◆ 한·미·일 안보협력…“즉각 활용 선택지” vs “속도 조절해야”
 
한·미·일 연합훈련이 있던 이날 3국의 안보협력을 주제로 포럼도 개최됐다. 세종연구소는 이날 서울 종로구 서머셋펠리스서울에서 제8차 세종국방포럼을 열었다.
 
국방부 기획조정실장 등을 역임한 김정섭 세종연구소 부소장이 사회를 봤고,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와 김준형 한동대 교수가 발제를 맡았다.
 

세종연구소는 22일 서울 종로구 서머셋펠리스서울에서 제8차 세종국방포럼 개최했다. 왼쪽부터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 김정섭 세종연구소 부소장, 김준형 한동대 교수. [사진=조재형 기자]


 
박 교수는 포럼에서 “한·미·일 군사협력은 통합된 확장억제를 적용해 대비태세를 강화하는 실질적이고 즉각 활용한 가능한 선택지”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은 수십척의 이지스함이 있지만 한반도 인근 상시 배치가 제한되고 유사시 투입에 시간이 걸린다”며 “일본은 최대 1000㎞ 이격된 탄도미사일을 탐지·추적할 수 있는 이지스함이 8척이 있으며 작전 범위 내 즉각 활용 가능한 전력”이라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일본이 미국 다음으로 많은 100대의 P-C 해상초계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들었다.
 
다만 박 교수는 안보협력의 성격과 활용 수준을 고려한 ‘한국형 안보협력’을 추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박 교수는 “한국이 수용 가능한 한·미·일 안보협력을 도출한 뒤 한·미동맹 차원에서 논의하고 일본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3국 안보협력에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고 봤다. 김 교수는 “한·미·일 안보협력은 분야 특정을 통해 제한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며 “협력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개진했다.
 
그는 “한·일 관계 개선은 필요하지만 수단일 뿐 목적이 될 수 없다”며 “한국이 나서서 일본의 군사대국화를 승인하고, 한반도를 군비경쟁 고조로 만들어선 안 된다”고 힘줘 말했다.
 
김 교수는 “자유주의 국제질서를 이끌어온 미국이 중국의 부상을 막기 위해 비시장적 가치 동맹을 규합해 반중 국제질서 구축을 시도하고 있다”며 “중국이 오히려 미국으로부터 압박에 대응하기 위해 자유무역과 다자주의를 추구하는 역설적인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국제정치는 좋은 나라와 나쁜 나라의 격돌로 구분할 수 없다”며 “영원히 좋거나 나쁜 나라는 없다는 점에서 한·미 역시 이익에 기초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