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지서 보기 두렵다"...소상공인들, 전기세·가스비 '대책 마련' 호소
2023-02-21 15:47
소상공인연합회 '난방비 대책 마련 촉구 기자회견' 개최
# 서울 동작구에서 미용실을 운영 중인 유모씨는 동네상권에서 20년간 동결해왔던 가격을 올려야 할지 고민이다. 그는 미용업종 전기요금과 가스요금이 적게는 30%에서 많게는 80% 이상 인상됐다고 말한다.
에너지비용 폭탄이 소상공인들의 연말·연초 특수를 앗아갔다. 소상공인들은 에너지 요금 급등으로 인한 경영난을 호소하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소상공인연합회(소공연)는 21일 서울 영등포구 소상공인연합회 대회의실에서 ‘소상공인 난방비 대책 마련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오세희 소공연 회장을 비롯해 음식점, 피시방, 미용실, 노래방 등 업종별 소상공인이 직접 참여해 현장 목소리를 전달했다.
오 회장은 “소비심리 위축으로 송년 특수는커녕 혹한의 12월을 보낸 소상공인에게 지난달 한파보다 무서운 난방비 폭탄이 떨어졌다”며 “난방비 상승분이 소비자가격에 반영되면 물가 상승과 소비자 부담 증가로 이어지고 가격 상승에 따른 매출 감소는 결국 경제 악순환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소공연에 따르면 올해 전기요금은 지난해 대비 30%, 도시가스 요금은 40% 가까이 상승했다. 그러나 소상공인들을 위한 에너지 지원책은 전무한 실정이다. 정부는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에너지 바우처 제공, 요금 할인 등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이 취약계층에 소상공인은 포함되지 않았다.
업계는 소상공인 에너지 지원 법제화와 △소상공인 대상 에너지 효율 개선 사업 △에너지비용 관련 소상공인 전용 보험 상품 마련 등을 정부와 국회에 요구했다.
일시적인 에너지 요금 유예가 아닌 긴급 자금 지원 등과 같은 현실적 대안이 필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오 회장은 “정부가 최근 내놓은 유예 정책은 결국 소상공인의 부채만 늘리는 미봉책”이라며 “에너지를 사용하지 않으면 경영이 어려운 소상공인 업종이 많다”며 “정부도 쉽진 않겠지만 업종과 매출로 지원 대상을 구분해 맞춤형 지원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