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브랜드버거, 올해만 5개 폐점...대도시 출점전략 바꾼다
2023-02-20 16:19
신세계그룹이 야심차게 선보인 노브랜드버거 매장 2곳이 이달 영업을 종료한다. 이미 지난달 3개 매장이 폐점하면서 올 들어서만 5개 점포가 문을 닫는다.
이번에 폐점하는 매장들은 브랜드 론칭 이후 안테나숍(브랜드를 알리기 위한 전략 점포) 역할을 해왔다. 폐점 이유에 업계의 이목이 쏠리는 이유다.
업계에서는 신세계푸드가 노브랜드버거의 출점 전략을 중심상권에서 지역 상권으로 재편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 중랑역점과 경기 고양신원점, 대구월성점 3개점은 이미 지난달 문을 닫았고 서울 종로구청점과 신금호역점 2곳은 이달 영업을 종료할 예정이다.
신세계푸드 측은 해당 매장 폐점 이유로 '점포 효율화'를 꼽았다. 노브랜드버거는 정 부회장이 지난 2019년 초 "하이엔드(최고급)가 아니면 초저가 상품만 살아남는다"고 강조한 뒤 가성비 전략에 초점을 맞춰 선보인 햄버거 프랜차이즈다.
신세계푸드는 그동안 매장 출점에 고삐를 죄며 빠른 속도로 덩치를 키워왔다. 서울 홍대에 1호점을 낸 이후 업계 최단 기간인 1년 8개월 만에 100호점을 돌파한 데 이어 올해 1월엔 200개점을 넘어섰다. 국내에 선보인 지 3년 4개월 만이다.
이러한 눈부신 성과는 가성비를 앞세운 것도 있지만, 버거 주고객층인 10~30대 고객 유입을 위해 핵심 상권과 대형 점포 중심으로 출점 전략을 짠 것도 브랜드 인지도 상승 요인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이러한 매장 출점 전략에 제동을 건 것은 비싼 임대료다. 그동안은 브랜드를 널리 알리기 위한 목적으로 임대료 부담을 견뎌왔지만 더 이상은 역부족이란 것이 사측 설명이다. 실제 지난해 신세계푸드의 영업이익은 205억원으로 전년 대비 29.8% 감소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손실은 53억원으로 흑자 전환한 지 1년 만에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론칭 4년차인 작년까지는 신생 버거 프랜차이즈 브랜드로서 인지도 확대와 젊은 층 관심을 끌기 위해 수도권 주요 핵심 상권, 대형 매장 중심으로 직영점을 오픈하며 투자해왔다"면서 "하지만 브랜드 인지도가 충분히 쌓인 만큼 운영 효율에 초점을 맞춰 수익성 개선에 나설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경쟁사에 비해 20% 저렴한 '가성비' 메뉴가 강점인 만큼 출점 전략 수정을 예고된 수순으로 보는 시각도 많다. 높은 임대료가 수익성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에 신세계푸드는 상대적으로 임대료가 저렴한 아파트 밀집 지역이나 학원가, 대학가 중심으로 빠르게 매장을 확대하고 있다.
호남 진출도 이런 전략의 일환으로 기획됐다. 신세계푸드는 이번 주 내 호남 지역에 처음으로 매장을 선보인다. 현재 노브랜드버거 매장의 60%가량이 서울·수도권에 분포해 있고 영남·충청권역엔 40%가 존재한다. 신세계푸드는 연내 50여 개점을 오픈해 중소도시 매장 비중을 더 늘리며 연말까지 총 250개점 출점을 목표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