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은 IPO시장...이커머스 상장 '꿈' 이뤄질까
2023-02-19 15:35
오아시스ㆍ11번가 등 국내 증시 상장 가시밭길
이커머스 업계에서 기업공개(IPO)를 준비했던 기업들이 줄줄이 상장 계획을 미루고 있다. 이커머스 업황 부진과 투자심리 위축 등으로 기업 가치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상황이 되자 무리한 상장 추진 대신 발을 빼는 것으로 분석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이커머스 상장 1호' 기업을 꿈꾸던 새벽 배송업체 오아시스가 지난 13일 상장을 철회했다. 오아시스가 원했던 기업가치와 시장에서 평가한 가치가 2배 이상 차이가 났기 때문이다.
오아시스는 앞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공모가희망밴드(3만500원~3만9500원)를 크게 밑도는 2만원 안팎의 가격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오아시스가 목표로 했던 기업가치는 1조원 수준이었으나, 6000억원 수준에 그친 것이다.
업계에서는 오아시스의 상장 철회가 시장 상황 악화는 물론 이커머스 업계의 성장성 둔화가 요인이라는 해석이다.
2021년 쿠팡이 뉴욕 증시에 상장하면서 국내 이커머스 업계에서는 상장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 컬리, 오아시스, SSG닷컴, 11번가 등은 IPO 준비에 돌입하며 상장 주관사를 선정하기도 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에 따르면 온라인 매출 증감률은 2020년 18.4%, 2021년 15.7%, 2022년 9.5%로 매년 줄고 있다.
IPO 시장에도 한파가 이어지면서 상장 건수도 줄고 있다. 올해 1~2월 상장 기업은 1월 7개, 2월 5개로 12개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1월 6개, 2월 13개로 총 19개였고, 2021년에는 1월 7개, 2월 13개로 총 20개였다.
당분간 이커머스 기업의 IPO는 난항이 예상된다. 2018년 50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하면서 5년 내 상장을 약속한 11번가는 시한에 따라 연내 상장을 해야 하는 입장이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쿠팡의 뉴욕 증시 상장으로 이커머스 업계에서 적자 기업도 상장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아졌으나, 마케팅 비용에 많은 투자금을 쏟아부어 덩치를 키우는 캐시버닝 전략은 더 이상 먹히지 않는다"면서 "당분간 이런 기조가 이어질 전망이라 빠른시일 내 상장을 해야하는 이커머스 기업 입장에선 부담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