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갈 타이밍인가…중국 리오프닝에도 시원찮은 원자재 상승률

2023-02-14 17:10
구리·철강 등 '세계의 공장' 본격 가동에 환호했지만
연초 원자재펀드 설정액 줄고 ETF 수익률도 시원찮아

중국의 한 공장단지. [사진=연합뉴스]

중국의 공장 가동률이 춘절 이후 점차적으로 올라가고는 있지만, 구리·철강 등 원자재 관련 상품들은 좀처럼 기지개를 켜지 못하고 있다. 2월 상승세는 더딜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현지 3월 구매관리자지수(PMI)까지 나와야 정확한 가치 평가가 가능하다는 것이 증권가의 분석이다. 

1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원자재 펀드는 연초 이후 1.92% 상승했고, 설정액은 367억원이 빠져나갔다. 같은 기간 IT펀드는 14.18% 상승, 설정액은 323억원이 들어왔고, 사회책임투자(SRI)펀드는 5.79% 기록, 설정액은 4908억원이 유입됐다. 원자재 펀드와 달리 테마형 펀드 대부분은 높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상장지수펀드(ETF)를 살펴보면 연초 이후 'KODEX 철강'은 6.73%, 'KODEX 구리선물(H)’은 6.11%, 'ACE 골드선물 레버리지(H)'은 3.33%, TIGER 금속선물(H)은 1.47%를 기록했다. 

지난해 11~12월 기준, 중국 리오프닝에 대한 기대감에 ‘ACE 골드선물 레버리지(H)’는 17.56%, 'KODEX 구리선물(H)’은 12.70%, 'TIGER 금속선물(H)' 은 12.47%, 'KODEX 철강’은 5.05%를 기록했다. 이와 비교하면 올해 연초 이후 관련 상품 수익률은 저조한 편이다. 

이날 런던금속거래소(LME)에 따르면 구리 가격은 이달 들어 톤(t) 당 8415 달러를 기록했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구리 가격은 t당 9000달러를 기록, 1만 달러를 넘을 것이라는 기대감까지 나왔지만 다시 주춤하고 있다. 

실제로 중국 공장들이 이른 춘절 휴가를 떠나면서, 당국의 방역 규제가 완화됐지만 원자재들은 1월 내내 낮은 실물 수요를 보였다. 빠르면 지난달 말부터 중국 다운스트림 산업이 재가동될 것이라는 기대에 상승세가 지속됐지만, 이달 들어서는 제한적인 수익률을 보여 리오프닝 효과가 끝난 것 아니냐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지난해 한 달 사이 약 11%나 상승했던 구리의 연초 이후 상승률은 반토막이 난 상황이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전기동(정제된 구리)은 코로나 봉쇄에서 벗어나면서 금속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낙관론에 7개월 최고치인 9356달러까지 도달했고, 11.3%의 상승률을 보였다. 

김광래 삼성선물 선임연구원은 “향후 중국 경제 재개가 본격화되고, 유럽과 미국 경기가 연착륙한다면 수요가 크게 증가해 구리 공급 부족이 더욱 두드러질 전망”이라며 “2월 구리 관전 요소는 중국의 강력한 수요인데 만약 중국 경제가 더디게 회복된다면 2월 상승세는 제한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중국 리오프닝 효과에 따른 수혜는 장기적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것이 증권가의 조언이다. 이유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내 공장 가동률은 춘절 이후 약 80% 이상의 가동률을 보이고 있지만 이에 따른 관련 데이터가 많이 나오지 않았다"면서 "2~3월 구매관리자지수(PMI)까지 나온다면 원자재 관련 상품에 후반영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그러면서 "중국의 공장 가동률은 계속 올라가고 있다"면서 "특히 현지 건설경기가 호전돼 이를 보면  구리·철강소재들이 많이 올라갈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