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철 LG화학 부회장, 블룸버그 인터뷰 "원자재 공급망 확보 최우선"

2023-02-13 11:29
블룸버그 인터뷰서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과 투자 의사 밝힌 상황

[사진=LG화학]

LG 화학은 앞으로 전기차 배터리 생산을 위한 원자재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광산 업체에 투자할 가능성도 시사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에 흔들리지 않는 공급망을 구축하겠다는 취지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이날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전기차 배터리에 사용되는 원자재 확보와 광산업체에 파트너십을 맺어 자급자족 가능한 글로벌 공급망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우리는 무엇보다도 자체적인 원자재 공급망 확보를 준비하고 있다"며 "이것이 가격보다 우선이다"라고 언급했다. 이어 "우리의 최우선 과제는 미래를 위한 충분한 원자재를 확보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 부회장은 광산업체에 투자할 가능성도 언급했다. 신 부회장은 LG 화학이 안정적인 원자재 공급망 확보를 위해 "많은 프로젝트"를 수행 중이라며 "LG화학이 광산업체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적절한 프로젝트가 있다면 투자할 수 있다"고 말했다. 

리튬 가격은 지난해 톤당 59만4212위안(약 1억1000만원)까지 올랐다. 올해 리튬 가격은 13%가량 하락했지만 전년에는 87%, 2021년에는 430% 폭등한 가운데 여전히 높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공급망이 충격을 받으면서 주요 금속의 가격이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신 부회장은 중국 배제 공급망 구축을 강화하는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대해서는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 신 부회장은 "다른 요소들과 성분들에 대해 명확한 설명이 필요하다"며 3월 말 나올 세부사항 조정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배터리 광물 규정 등이 3월에 확정되는 만큼 이를 지켜보겠다는 것이다.

지난해 통과된 IRA 법안은 미국에서 전기차를 구매 시 최대 7500달러(960만원)를 지원한다. 이를 위해서는 배터리 광물을 미국 또는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에서 채굴한 광물로 만들어야 한다는 조건이 있다. 리튬 등 전기차 필수 광물은 아르헨티나, 중국 등 미국과 FTA를 체결하지 않은 국가에서 생산되는 경우가 많아 전기차 업체를 중심으로 반발이 큰 상황이다. 

신 부회장은 "미국 정부조차도 공급망에 있는 모든 사람을 만족시킬 방안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확신한다"며 "어느 나라의 정책이든 바뀔 수 있고, 같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 분야에서 50년, 100년, 수백 년 더 있을 것이기에 한 국가의 정책, 말하자면 일시적인 것에 공급망 전략을 의존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LG화학은 지난해 배터리 등 신산업 성장세가 컸지만, 석유화학 부문에서 저조한 실적을 발표했다. 지난해 4분기 기준 석유화학 부문에서 영업손실 1660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신 부회장은 이와 관련해 LG화학의 전통적 사업인 석유화학 부문이 "다운(하향) 사이클의 바닥을 통과하고 있다"며 "이제 우리는 여기서 올라갈 생각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