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건강상 이유로 사임 의사를 밝힌 한용구 현 신한은행장 뒤를 이어 정상혁 부행장(자금시장그룹장)이 차기 신한은행장으로 낙점됐다.

8일 신한금융지주는 이날 오전 서울 세종대로 본사에서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자경위)와 임시 이사회를 열고 정 부행장을 신임 행장 후보로 추천했다. 이는 앞서 지난해 12월 공식 취임한 한용구 행장이 건강상 사유로 한 달여 만에 사임 의사를 밝힌 데 따른 것이다. 신한금융 자경위는 "그룹 핵심 자회사인 은행이 국내외 금융시장과 그룹에 미치는 중요성을 고려해 은행장 경영 공백을 최소화하고자 신임 행장 후보를 추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자경위를 통해 신임 은행장 후보로 추천된 정상혁 내정자는 전통적 은행산업 특성과 최근 현안에 대한 이해가 깊으며 리테일, 기업금융 영업점장 근무 시 탁월한 영업 성과를 시현하는 등 풍부한 현장 경험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그동안 경험을 기반으로 고객과 시장 니즈를 빠르게 파악하고 변화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역량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현 은행 자금시장그룹장으로 자금 조달과 운용, 자본정책 실행 등을 총괄하면서 자본시장 현황과 ALM(자금세탁방지) 정책 및 리스크 관리 등 내부 사정에 정통해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현 금융 환경에서 위기 대응 역량을 갖춘 적임자라는 시각이다. 정 내정자는 지난 2년간 은행 경영전략과 재무계획 수립, 실행을 총괄하는 경영기획 그룹장도 역임해 '2030 은행 미래 비전' 제시와 미래 핵심 사업 추진을 위한 조직 혁신을 주도하며 탈권위적 소통과 유연한 대응으로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내는 등 변화관리 리더십 면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신임 행장 후보로 추천된 정 내정자는 은행 임추위와 주주총회를 거쳐 약 일주일 내에 신한은행장으로 최종 선임될 예정이다.

한편 정 내정자는 1964년생으로 덕원고등학교와 서울대 국제경제학과 졸업 후 1990년 신한은행에 입행했다. 이후 신한은행 고객만족센터 부장과 소비자보호센터장, 성수동기업금융센터 커뮤니티장, 신한은행 경영기획그룹 상무를 역임했다. 특히 향후 신한금융그룹을 진두지휘할 진옥동 차기 신한금융 회장 내정자가 은행장으로 재임할 당시 진 행장 비서실장으로 근무하며 호흡을 맞추기도 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갑작스러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앞서 진행된 신임 행장 후보 심의 과정을 통해 그동안 체계적으로 육성되어온 다수 후보군에 대해 이미 폭넓은 검토를 진행한 바 있어 이번 행장 후보 심의 과정은 순조롭게 진행됐다”면서 “그룹 핵심 자회사인 은행의 경영 안정을 위해 후보들을 대상으로 업무 역량과 함께 안정적으로 조직을 이끌 수 있는 리더십을 최우선으로 고려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