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베트남에서 세계 자동차 판매 1위인 토요타에 이어 업계 2위를 기록했다. 계열사인 기아자동차의 승용차 판매가 3위로 올라선 점에 비춰보면 통합 판매량이 13만대에 근접해 사실상 토요타를 앞서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5일 현지매체 VN익스프레스는 베트남자동차공업협회(VAMA) 등 자료를 인용해 지난해 베트남의 전체 차량 판매량이 전년 대비 33% 이상 증가한 40만4635대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차종별 판매로 보면 승용차가 31만6941대로 48% 증가했다. 반면 상용차부문은 8만2714대로 1.5% 감소했고, 특수차량도 4980대로 14% 줄었다. 업계 관계자들은 지난해 코로나19 이후 대폭적인 경기 회복 기조와 맞물려 베트남 중산층의 승용차 구매가 급증했다고 분석했다.

현대자동차의 베트남 합작업체인 현대탄콩(TC MOTOR)은 지난해 승용차 부문 전체 판매량에서 6만9850대를 팔아 전체 판매량 기준 2위, 약 17%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1위는 토요타로 9만1080대를 판매해 점유율 22%를 나타냈다. 3위는 기아자동차로 총 6만730대 판매를 기록했고, 4위는 미쓰비시(3만9860대), 5위는 마쓰다(3만650대)가 차지했다. 베트남 토종 완성차 제조업체인 빈패스트는 지난해 발표한 전기차종을 포함, 총 2만2924대를 판매해 업계 8위권으로 나타났다. 

당초 현대자동차는 작년 연말 급격한 판매 증가에 힘입어 1위를 기록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우세했다. 실제 지난해 11~12월의 현대의 주력차종인 엑센트의 판매량은 5026대를 기록하며 토요타 비오스의 판매량(4749대)을 앞지르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 지난해 초부터 벌어진 토요타와의 판매 차이를 끝내 극복하지는 못한 가운데 전체 차량 판매 1위를 차지하는 데는 실패했다.
 

최근 베트남 시장은 베트남 중산층의 증가와 맞물려 이른바 ‘B세그먼트’로 불리는 소형승용차 시장의 성장이 가파르다. 그도 그럴 것이 현대차의 베트남 1위를 달성시켰던 i10, 빈패스트 초기모델인 파딜 등이 시장에 대거 공급되면서 택시 위주로 이용되는 경차가 판매가 한계에 이르렀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단일 차종으로만 보면 베트남에서 대표적인 B세그먼트인 토요타 비오스는 2만3529대가 팔려 전체 1위를 나타냈고 현대 엑센트는 2만2645대를 팔아 2위를 나타냈다. 혼다의 시티는 1만4696대가 판매돼 전년대비 30% 이상 증가하며 B세그먼트 부문 깜짝 3위를 기록했다.  

또한 스포츠유틸리티(SUV) 시장도 급성장하고 있다. SUV 판매부문에서 미쓰비시의 엑스팬더와 토요타 코롤라 크로스는 각각 2만1983대, 2만1473대가 팔려 전체 단일차종 판매 3위와 4위를 기록했다. 또 기아의 셀토스는 지난해 1만2398대가 팔리면서 베트남 내 기아차의 전체 판매 3위를 견인했다.

관련 전문가들은 향후 베트남 자동차 시장이 B세그먼트, SUV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베트남의 지속적인 중산층 증가와 맞물려 과거와 달리 가정용 SUV 차량, 출퇴근용 소형세단이 인기를 누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현지 자동차업계의 한 관계자는 “올해도 지난해처럼 토요타, 현대, 기아차의 치열한 3파전이 예상된다”면서 “베트남은 아직까지 전기차 충전소 인프라가 크게 미비하다. 이에 따라 각 사가 보유한 소형 세단, 중형SUV 하이브리드 모델의 역량이 앞으로의 판매량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