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우 전쟁 1년] "나홀로 역성장"…'붉은 여왕 가설'에 갇힌 韓경제
2023-02-09 01:00
IMF, 한국 성장률 3번 하향 조정…세계 전망치는 0.2%p 올려
수출 부진 영향 커…수출 산업 악화, 대중 무역 의존도 영향
수출 부진 영향 커…수출 산업 악화, 대중 무역 의존도 영향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지 1년이 지났지만 지지부진한 전황이 이어지는 중이다. 공급망 위기와 원자재 가격 폭등을 불러온 전 세계적 악재에 한국 경제도 직격탄을 맞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올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미국과 중국 등 주요국은 소폭이나마 경제 성장률이 회복될 전망이지만, 유독 한국만 역성장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한국 경제가 '붉은 여왕 가설'에 갇힌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보다시피 네가 할 수 있는 한 힘껏 달려야 겨우 이곳에 머무를 수 있어. 다른 곳으로 가고 싶다면 이보다 두 배는 빨리 달려야 하지."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 속편인 소설 '거울 나라의 엘리스'에 등장하는 붉은 여왕이 주인공에게 건넨 말이다. 붉은 여왕 가설은 아무리 노력해도 경쟁 상대 역시 끊임없이 발전하는 탓에 결국 제자리에 머물거나 오히려 도태되는 현상을 일컫는 경제·사회적 개념이다.
지난 6일 튀르키예에서 발생한 대지진으로 글로벌 경제는 더 큰 부담을 안게 됐다. 올 한 해 우리 경제 역시 힘든 시기를 지날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8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한국의 성장률을 종전 전망치보다 0.3%포인트 낮은 1.7%로 제시했다. 지난해 7월 이후 2.9%에서 1.7%까지 세 차례 연속 하향 조정 중이다.
반면 세계 경제 성장률은 기존 2.7%에서 2.9%로 0.2%포인트 올려 잡았다. 선진국 성장률도 기존 1.1%에서 1.2%로 상향해 한국과 대조를 이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아시아개발은행(ADB) 등도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0.3~0.8%포인트 낮춰 잡았다. 경제는 심리다. 한국 경제에 대한 비관론이 확산할수록 소비·투자는 더 얼어붙을 수밖에 없다.
미국(IMF 기준 1.0%→1.4%)과 중국(4.4%→5.2%) 등 주요국 경제의 점진적 회복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한국만 박한 평가를 받는 가장 큰 요인은 수출 부진이다.
소규모 개방 경제인 한국은 무역지표 관리에 심혈을 기울일 수밖에 없는데 올해는 무역적자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1월 적자 규모만 16조원을 넘어섰다. 연간 기준으로 무역수지는 물론 경상수지 적자까지 걱정해야 할 판이다.
다만 IMF는 우리와 경제 구조가 비슷한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등 아세안 5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4.3%로 높여 잡았다. 우리나라의 경우 외부 악재뿐 아니라 내부적 불안 요소까지 안고 있다고 판단했다는 얘기다.
반도체 등 주력 수출 산업의 업황 악화, 과도하게 높은 대중 무역 의존도, 고금리·고물가에 따른 내수 위축 등 한국 경제를 겹겹이 두르고 있는 현안을 해결하지 못하면 아무리 열심히 뛰어도 점점 뒷걸음질하게 될 공산이 크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국은 글로벌 경기 하락에 유독 취약하고,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높아 금리 인상에 따른 소비 제약도 크다"며 "특히 최근엔 반도체 경기까지 하강하는 등 올해 내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더 큰 문제는 올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미국과 중국 등 주요국은 소폭이나마 경제 성장률이 회복될 전망이지만, 유독 한국만 역성장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한국 경제가 '붉은 여왕 가설'에 갇힌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보다시피 네가 할 수 있는 한 힘껏 달려야 겨우 이곳에 머무를 수 있어. 다른 곳으로 가고 싶다면 이보다 두 배는 빨리 달려야 하지."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 속편인 소설 '거울 나라의 엘리스'에 등장하는 붉은 여왕이 주인공에게 건넨 말이다. 붉은 여왕 가설은 아무리 노력해도 경쟁 상대 역시 끊임없이 발전하는 탓에 결국 제자리에 머물거나 오히려 도태되는 현상을 일컫는 경제·사회적 개념이다.
지난 6일 튀르키예에서 발생한 대지진으로 글로벌 경제는 더 큰 부담을 안게 됐다. 올 한 해 우리 경제 역시 힘든 시기를 지날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8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한국의 성장률을 종전 전망치보다 0.3%포인트 낮은 1.7%로 제시했다. 지난해 7월 이후 2.9%에서 1.7%까지 세 차례 연속 하향 조정 중이다.
반면 세계 경제 성장률은 기존 2.7%에서 2.9%로 0.2%포인트 올려 잡았다. 선진국 성장률도 기존 1.1%에서 1.2%로 상향해 한국과 대조를 이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아시아개발은행(ADB) 등도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0.3~0.8%포인트 낮춰 잡았다. 경제는 심리다. 한국 경제에 대한 비관론이 확산할수록 소비·투자는 더 얼어붙을 수밖에 없다.
미국(IMF 기준 1.0%→1.4%)과 중국(4.4%→5.2%) 등 주요국 경제의 점진적 회복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한국만 박한 평가를 받는 가장 큰 요인은 수출 부진이다.
소규모 개방 경제인 한국은 무역지표 관리에 심혈을 기울일 수밖에 없는데 올해는 무역적자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1월 적자 규모만 16조원을 넘어섰다. 연간 기준으로 무역수지는 물론 경상수지 적자까지 걱정해야 할 판이다.
다만 IMF는 우리와 경제 구조가 비슷한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등 아세안 5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4.3%로 높여 잡았다. 우리나라의 경우 외부 악재뿐 아니라 내부적 불안 요소까지 안고 있다고 판단했다는 얘기다.
반도체 등 주력 수출 산업의 업황 악화, 과도하게 높은 대중 무역 의존도, 고금리·고물가에 따른 내수 위축 등 한국 경제를 겹겹이 두르고 있는 현안을 해결하지 못하면 아무리 열심히 뛰어도 점점 뒷걸음질하게 될 공산이 크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국은 글로벌 경기 하락에 유독 취약하고,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높아 금리 인상에 따른 소비 제약도 크다"며 "특히 최근엔 반도체 경기까지 하강하는 등 올해 내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