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發 검색 엔진 전쟁…구글 '바드'-MS '챗GPT' 맞붙나
2023-02-07 15:22
챗GPT 발(發) 검색 엔진 전쟁의 막이 올랐다. 전쟁은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MS) 간 양자 대결이 될 전망이다. 구글과 MS 두 기업이 인공지능(AI)과 검색 엔진의 융합을 통한 ‘새 하이브리드’를 예고하는 등 검색 시장이 지각 변동을 앞두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AI 혁신으로 인터넷 검색 전쟁에 불이 붙었다고 6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구글이 MS의 검색 엔진인 '빙'의 도전을 물리친지 약 10년 만에 두 기업이 검색 엔진을 두고 다시 맞붙는 것이다.
작년 11월 세상에 공개된 챗GPT는 기존 검색 엔진 형태에 의문을 던졌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챗GPT는 매우 간결하고 정확하게, 마치 지식을 통달한 사람처럼 질문에 완벽한 대답을 내놓았다. 문제는 챗GPT 자체가 검색 엔진을 대신할 수 없다는 것이다. 챗GPT의 정보는 2021년에 머물러 있다. 사용자가 얻을 수 있는 정보가 제한된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경쟁이 구글의 기존 검색 형태에서 탈피해 새롭고 독특한 검색 서비스가 출현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봤다. 그렉 스털링 애널리스트는 챗봇이 촉발한 검색 엔진 경쟁이 이미 일어났어야 할 일이라고 FT에 말했다. 그는 “사람들은 더 단순하고 더 신뢰할 수 있으며, 수많은 광고로 뒤덮이지 않은 새로운 것을 원한다”고 말했다.
구글은 자사가 개발한 챗봇을 검색 엔진과 융합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구글 모기업 알파벳의 순다르 피차이 최고경영자(CEO)는 지난주 실적을 보고하면서 “검색 등에서 공개하게 될 AI 기반 도약에 흥분된다”고 말한 바 있다.
구글의 대규모 언어 모델인 람다(LaMDA)로 구동되는 바드는 어렵고 복잡한 주제를 간결하게 설명할 수 있다. 구글은 9세 어린이도 바드를 통해 나사의 제임스웹 우주 망원경의 발견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2021년까지의 정보로만 한정된 챗GPT와 달리 바드는 정보를 인터넷에서 얻는다. 최신 정보까지 제공하는 셈이다. 다만, 구글이 바드를 챗GPT와 어떻게 차별화할 것인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앞서 CNBC는 구글 사내에서 테스트 중인 ‘어프렌티스 바드’를 소개한 바 있다. 대화 상자에 질문을 입력하면 AI가 사람이 말하듯 자연스러운 문장으로 답한다. 질문과 관련한 후속 질문도 제안하며, 이와 관련한 링크 등 검색 결과도 제공한다. 바드가 결합된 검색은 이와 같은 형태가 될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MS는 구글에 질세라 바드가 공개된 지 단 몇 분 만에 오는 7일 이벤트를 열 것이라고 알렸다. MS의 홍보 책임자는 트위터를 통해 이벤트 소식을 알리면서도, 해당 이벤트가 어떤 내용이 될 것인지는 따로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해당 소식이 공개된 뒤 샘 알트먼 오픈AI CEO는 MS 본사가 있는 워싱턴주 레드먼드에 있다면서 “내일 행사에 흥분된다”는 트윗을 올렸다. 사티아 나델라 MS CEO와 찍은 사진도 게시했다. MS는 지난달 챗GPT를 개발한 오픈AI에 100억 달러(12조원)를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파트너십을 통해 AI 혁신을 가속화하고, 두 회사가 향후 첨단기술을 상용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온라인상에는 MS의 빙과 챗GPT가 통합돼 사용자가 챗 인터페이스와 기존 검색 결과 페이지 사이를 오갈 수 있는 모습이 담긴 화면 갈무리가 돌아다닌다. 이런 점에 비춰 MS 역시 챗GPT와 검색 엔진을 결합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스타트업들도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니바(Neeva)는 검색 결과 페이지에 AI가 작성한 짧은 텍스트 답변을 삽입하기 시작했다. 텍스트 답변에는 출처 등도 함께 제시한다.
그러나 구글의 지배력을 깨뜨릴만한 독특한 모델이 나오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스털링은 “빙이 구글과 유사한 방식으로 AI를 검색에 통합한다면 우리는 어떤 변화도 보지 못할 것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