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430만 가구 '깜깜이 관리비' 낸다... 집주인·세입자 관리비 격차 최대 10배

2023-02-06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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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국토연구원]


'깜깜이 관리비'를 내는 비아파트 부문의 주택이 전국적으로 약 430만 가구에 달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아울러 단독·다가구 주택의 집주인과 세입자가 지불하고 있는 관리비도 10배 넘게 차이 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6일 국토연구원이 발표한 '깜깜이 관리비 부과실태와 제도개선 방안'에 따르면 단독·다가구·빌라 등 비아파트 부문에서 관리비 제도 공백이 발생하는 부문의 주택이 약 439만6000가구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가구의 20.5%에 달한다.  

이들 주택은 공동주택관리법에 따라 관리비 항목이 명시되는 아파트와 달리 관리비에 대한 내역 의무가 없다. 이에 임대인 등에 의해 자의적으로 관리비가 부과되고 있다. 이에 따라 관리비가 어느 용도로 활용됐는지 알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국토연구원이 통계청 가계동향조사 자료를 바탕으로 2019년 2분기에서 지난해 2분기 사이의 임차(세입자)와 자가(집주인)의 관리비 차이를 분석했다. 그 결과 비아파트는 ㎡당 324.4원에서 533.8원으로 격차가 상당했다. 반면 아파트는 ㎡당 79.1원에서 99.9원으로 소폭 증가에 그쳤다. 

유형별로는 단독·다가구의 경우 집주인이 ㎡당 36.7원을 납부했지만, 임차인은 391.5원을 납부했다. 격차가 10.7배에 달했다. 다세대주택은 ㎡당 346.1원에서 726.9원으로 2.1배 차이 났다. 통상 관리비 내역이 공개되는 아파트(1.1배)보다 높았다. 연립주택(0.9배)과 오피스텔(1.4배)보다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윤성진 부연구위원은 "최근 임대차 법 시행 직후 전셋값이 급등하면서 계약청신청구권 무력화, 임대차 신고제 회피, 임대소득세 탈세 등의 명목으로 임대료가 관리비에 전가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윤 부연구위원은 "관리비는 실사용 금액에 근거해 예측할 수 있고 투명하게 매겨져야 하는데 임대인이 임의로 부과하는 경우 제도의 공백이 발생한다"며 "이러한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해 관리비 부과 주체에 따른 법 제도를 체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윤 부연구위원은 "장기적으로 비아파트 관리비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구축하고, 관리비 악용 사례 신고 창구를 운영해 주택임대차 분쟁조정위원회 기능을 강화하는 등의 방안이 필요하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