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시 복합문화융합단지 사업은 민간 특혜(?)…사업자와 주주를 둘러싼 의구심

2023-02-07 07:02

의정부시 복합문화융합단지 조감도. [사진=의정부시]

올해 말 준공을 앞둔 의정부시 복합문화융합단지 시행사인 의정부리듬시티가 민간 주주에게서 200억원을 차입하면서 높은 이자율을 책정해 부당행위 계산 의혹이 일고 있는 가운데 해당 사업 시행 초기부터 민간 특혜 의혹이 꾸준히 제기된 것으로 나타나 주목된다.

의정부리듬시티는 의정부시가 34%, 민간기업이 66%를 출자해 의정부시 산곡동 일대 그린벨트 약 55만㎡를 포함한 사유지 약 65만㎡를 수용해 K-팝 클러스터, 대규모 상업시설, 아파트 등 문화·관광·쇼핑·주거 등 복합형 관광레저 복합단지를 개발하는 사업이다.

그린벨트가 해제된 토지를 의정부시 핵심 상권으로 탈바꿈하는 사업으로 상당한 개발이익을 창출할 것으로 예상돼 사업 초기부터 민간기업의 관심을 끌었다.

실제 의정부리듬시티는 민간 지분 66%를 20여개에 달하는 기업들이 나눠 갖고 있다. 최대주주는 의정부리듬시티 대표 사업자인 유디자형으로 지분 20%를 보유하고 있다. 이어 케이프투자증권이 15.0%, 포스코건설이 5.0%, 아시아신탁이 5.0%, 엠비앤홀딩스가 4.5%, YG와 네이버 합작사인 와이엔컬쳐앤스페이스가 3.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논란도 끊이지 않았다. 논란의 핵심은 민간 주도 사업자와 민간 주주 출자 과정이 석연치 않을 뿐 아니라 의정부시가 자기 토지 한 평도 없는 민간 사업자에게 사유지 수용권을 부여하고 민간에 개발제한구역 해제 등 특혜를 부여했다는 것이다.

특히 안병용 전 의정부시장 재임 시절 민간 주도 사업자 주장을 받아들여 단지 내에 조성할 예정이었던 뽀로로파크 사업이 중단되고 스마트팜이 들어설 예정이었던 고산동 부지를 물류센터 조성으로 계획을 변경하며 주민들에게 강한 반발을 샀다. 주민들은 지난해 고산동 물류센터 조성 계획 철회를 주장하며 집회에 나서기도 했다. 

당시 주민들은 여론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사업자 이익에 근거해 기존 사업 성격을 변경한 경위에 강한 의문을 품었다. 

◇의정부리듬시티 민간 최대주주 유디자형을 둘러싼 의구심···자형매니지먼트 42%·일본계 SBI벤처스2 40%·YG엔터 18% 보유

본지 취재를 종합해보면 이 논란의 핵심에는 의정부리듬시티의 민간 최대 출자자인 유디자형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 의정부시 임호석 전 시의원 역시 지난해 3월 시정질의에서 “리듬시티 사업을 처음 제안하고 시작한 유디자형이라는 회사와 의정부시는 어떤 관계가 있기에 유디자형 편에서 유디자형이 수익을 취할 수 있도록 개발계획을 변경했느냐”며 따져 묻기도 했다.

2015년 8월 부동산 개발을 목적으로 설립된 유디자형은 사실상 리듬시티 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사업자다. 골프용품 도소매업체로 알려진 자형매니지먼트가 지분 42%를 갖고 있는 회사다. 

자형매니지먼트 최대주주는 지분 36.2%를 가지고 있는 ㅎ씨로 그는 자형매니지먼트와 의정부리듬시티·유디자형 대표를 함께 맡고 있다. 의정부리듬시티 사업을 주도하는 실사업자가 자형매니지먼트와 ㅎ씨라는 얘기다.

유디자형 2대주주는 일본계 회사인 SBI벤처스2로 지분 40%를 갖고 있으며, YG엔터테인먼트가 18%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의아한 점은 자형매니지먼트 회사 규모다. 이 회사는 2019년 말 기준 자산 86억원, 부채 160억원으로 자산보다 부채가 많은 자본잠식 상태로 회사 매출액 역시 2012년 336억원을 기록한 후 계속 감소해 재무제표를 마지막으로 공시한 2019년에는 9억6768만원에 불과한 영세 회사다.

이 때문에 의정부시민과 시의회 일각에선 의정부시가 연 매출 수십억~수백억 원에 불과한 골프용품업체를 총 사업비만 수천억 원에 달하는 공공개발사업의 민간 주도 사업자로 선정한 배경과 영세 회사에 일본계 자본과 YG엔터테인먼트가 합작한 배경을 두고 의구심을 품고 있다. 

이에 대해 의정부시 관계자는 “지금은 사업자 선정 시 재정 관련 규정이 개정됐지만 당시에는 이 같은 규정이 없었다”며 “사업자 선정 과정에 대해 감사를 받기도 했지만 처분 결과가 내려온 사항이 없었을 뿐 아니라 현재는 (주 사업자가) 사업비를 확보해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자금 조달에 대한 우려는 충분히 해소한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최근 대장동 등 사회적 이슈가 발생했기 때문에 해당 사업에 대해 일각에서 의구심은 가질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이 사업으로 얻는 개발이익은 일각에서 제기하는 것만큼 크지 않다. 대장동과 비교하면 도시개발사업에서 가장 크게 수익을 낼 수 있는 것은 아파트지만 해당 사업은 아파트 비율 자체가 낮다”고 말했다.